허성욱 NIPA 원장 "디지털경제 패권국가 실현에 앞장설 것"

지능정보산업협회 주최·지디넷코리아 후원 'AIIA 6월 조찬 포럼'서 강연

디지털경제입력 :2022/06/14 15:55    수정: 2022/06/22 23:20

"AI반도체, 디지털 헬스, AI기반 메타버스 등 9대 분야를 집중 지원해 정부가 추진하는 디지털경제 패권국가 실현에 앞장서겠습니다."

허성욱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원장은 14일 지능정보산업협회(회장 장홍성)와 지능정보기술포럼이 공동 주최하고 지디넷코리아가 후원한 'AIIA(AI Is Anywhere) 6월 조찬포럼'에서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이날 '디지털 대전환을 위한 인공지능 산업 육성 방안'을 주제로 기조 강연을 했다. 허 원장 외에 배경훈 LG AI연구원장과 김보형 씨앤에이아이(CNAI) 최고기술임원(CTO)이 발표했다.

허 원장은 가트너가 전망한 12대 유망 기술과 딜로이트 7대 기술, 포브스 5대 전망을 소개하며 "아직도 핵심 키워드는 AI"라고 강조했다. 실제 이들 3대 기관이 전망한 유망 기술 중 약 50%가 AI다. 가트너는 제너레이티브 AI, 자율시스템, AI공학, 초자동화, 데이터패브릭 등을 2022년 유망 12대 기술로 전망한 바 있다. 또 딜로이트는 대규모 자동화, 쉬워진 데이터 공유 등을 2022년 7대 기술로 소개했고, 포브스는 AI에브리웨어(AI everywhere)를 강조하며 올해 7대 인공지능 트렌드로 자율주행과 로코드 및 노코드 등을 꼽았다.

국내 AI산업 환경을 설명한 허 원장은 SW정책연구소(SPRi, 소장 박현제) 자료를 인용해 AI업계가 안고 있는 애로 사항도 소개했다. AI산업실태조사라는 이름으로 SW정책연구소가 2020년 수행한 이 자료에 따르면 AI업체들이 겪는 가장 큰 애로는 인력부족으로 나타났다. 이어 국내 시장 협소, 기술교류 및 협업 어려움, 데이터 확보 및 품질 문제, 과도한 규제, AI인프라(컴퓨팅) 부족 순으로 조사됐다.

허성욱 NIPA 원장이 발표를 하고 있다.
지능정보산업협회가 주최하고 지디넷코리아가 후원한 'AIIA(AI Is Anywhere) 6월 조찬포럼'이 14일 서울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렸다.

디지털경제 패권 국가 실현을 슬로건으로 내세운 윤석열 정부는 110대 국정과제 중 국정과제 11(인공지능 데이터 기반으로 일잘하는 정부 구현)과 국정과제 77(초일류 인공지능 국가)에 AI를 포함했다. 이러한 정부 정책에 발맞춰 NIPA는 인공지능 융합, 디지털 헬스, 메타버스, 클라우드, AI반도체, 인재양성, 지역진흥, AI신뢰성, 글로벌 등 9개 키워드를 선정, 이들 분야를 집중 지원할 방침이다. 특히 NIPA는 AI반도체 분야에 집중하기 위해 이달 1일자로 단행한 인사에서 AI반도체팀을 새로 신설했다.

NIPA는 공공과 민간에 걸쳐 AI융합 확산에 나서고 있다. 민간은 호응이 높은 AI바우처 사업이 대표적이다. 이 사업은 중소 및 중견기업이 안고 있는 문제(수요기업 문제)를 AI 솔루션을 보유한 AI기업(공급기업)이 해결해 주는 것으로, NIPA는 올해 980억원을 투입해 350개 수요기업을 돕는다. 내년에는 예산이 더 늘어 1260억원을 투입해 450개 수요 기업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 사업은 기술력 있는 AI기업을 육성하는데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AI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다고 NIPA에 등록한 AI기업이 현재 1553곳에 달한다.

NIPA는 공공분야 AI 융합도 확산한다. 올해 672억원을 투입해 산업적 파급효과가 큰 부처를 중심으로 8개 분야에서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허 원장은 "앞으로 전 부처를 대상으로 사업을 늘려가겠다"고 밝혔다.

'닥터앤서 2.0' 사업을 주관하는 NIPA는 디지털 의료 전환도 선도하고 있다. '닥터앤서 2.0'은 12개 질환 진단을 보조하는 24개 AI의료소프트웨어를 개발, 임상을 검증하는 사업이다. 진단 정확도 개선과 진단 시간 단축, 의료비 절감 등이 기대된다. 허 원장은 "작년부터 사우디와 수출을 논의하고 있고 병원들이 호평하고 있다"면서 "디지털 치료제 등 전문기업 육성을 새로 하고 싶다"고 밝혔다.

AI기반 메타버스 활용 및 확산에도 나선다. 허 원장은 "메타버스와 블록체인이 비슷한 면이 있고, 사업화가 고민이 되는 부분이 있는데 지원 예산이 한정돼 있으니 경제생활, 교육 훈련, 여가 활용 등 세 분야에 지원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메타버스와 관련해 NIPA는 판교에 '메타버스 허브'라 불리는 콘텐츠 교육장을, 또 상암동에 360도 돌아가는 카메라 등을 구비한 실감스튜디오(KoVAC)를 운영하고 있다. 허 원장은 "이 정도 스튜디오를 갖춘 곳은 국내에 SK텔레콤과 NIPA 밖에 없으며 우리가 더 저렴하게 대여해 준다"고 설명했다.

AI핵심 인프라인 클라우드 전환 촉진도 NIPA가 공을 들이는 사업이다. 클라우드 바우처와 플래그십 프로젝트, 글로벌 SaaS 육성 프로젝트를 시행하고 있다. 클라우드 바우처는 클라우드가 필요한 수요기업과 공급기업을 연계하는 것으로, 제조와 도소매업, 정보통신업, 서비스업 등의 1005개사 수요기업이 있다. 솔루션을 보유한 클라우드 공급기업은 230개사에 달한다. 또 AWS, 구글, IBM,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등 글로벌 IT기업과 국내 중소 ICT 기업을 연계, 국내 SW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는 글로벌 SaaS 육성 사업도 시행하고 있다. 허 원장은 최근 NIPA의 싱가포르 센터를 다녀왔다면서 "텐센트 등 중국기업들이 동남아 시장에서 열심히 하고 있더라. 국내 기업은 국내에만 머물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아쉬워했다.

NIPA는 국산 AI반도체 육성과 초거대 인공지능을 지원해 미래경쟁력 확보에도 나선다. 초거대 인공지능은 수천억에서 수조 개의 매개변수(파라미터)를 가진 AI를 말한다.

허 원장은 디지털전환 핵심 인력 양성과 관련해서는 "정부가 10년 이상 했는데 답이 잘 안 나오는 어려운 분야"라며 산업계 재직자를 대상으로 한 AI교육과 산업맞춤형 인력 양성 바우처, 경력단절자 AI 및 SW교육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KT와 네이버와는 협의가 됐다면서 "인력 양성에 대기업과도 힘을 합치겠다"고 덧붙였다.

NIPA는 AI 교육 전국 확대와 AI 지역거점 확보에도 나선다. SW정책연구소가 2020년 시행한 AI산업실태조사에 따르면 인공지능 기업 84%와 종사자 86%, 매출액 84%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허 원장은 "강원권, 충청권, 호남권, 영남권, 제주권 등 5개 권역에 28개 AI 교육장과 AI지역 거점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AI신뢰성과 관련해서는 민간 인공지능 신뢰성 인증을 신설하고 인공지능 신뢰성 검증 체계도 마련할 예정이다.

NIPA는 해외에 5개 센터(실리콘밸리, 호치민, 하노이, 싱가포르, 벵갈루루)를 두고 있다. 허 원장은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에 필요한 해외 시장 정보와 지사 활용 여부, 네트워킹 등 전반적인 것을 NIPA가 도와주겠다"면서 "해외 거점을 통한 상시 진출 지원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배경훈 LG AI연구원장 "AI로 개인맞춤형 항암 치료제 개발 등 추진"

허 원장에 이어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이 'LG의 AI 적용 사례와 새로운 도전'을 주제로 강연을 했다. 그가 이끌고 있는 LG AI연구원(LG AI Research)은 LG전자 소속이 아니다. 독립 회사로 (주)LG가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다. LG전자 등 LG그룹 산하 12개 계열사를 AI로 지원한다. 산하에 5개 연구 부문(펀더멘털 리서치, 비전 이해, 언어 이해, 소재 정보(머티어리얼 인포매틱스), AI 휴먼)이 있다. 자체 AI 석박사 과정도 운영하고 있다.

배 연구원장은 "작년에 그룹 차원의 난제 20건을 AI로 해결했고 올해도 난제 20건을 수행하고 있다"며 LG AI연구원 설립 비하인드 스토리도 들려줬다. "지금 1조 정도를 투자 하지 않으면 기회를 놓칠 것이다. 나중에 10조를 투자해도 늦는다"고 말해 설립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배 원장은 "처음 출범할때는 3년간 2천억 원을 투자한다고 했는데 매년 1천억 원을 투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이 발표를 하고 있다

LG는 '엑사원(EXAONE)'이라는 초거대 AI 모델을 보유하고 있는데, 배 원장은 LG AI연구원이 AI를 적용해 풀고 있는 문제들을 소개했다. 개인맞춤형 항암 치료제 개발과 MRC(Machine Reading Comprehension) 기술 챗봇 플랫폼 탑재, 딥러닝 기반 수요 예측, 제조 현장의 불량품 검사 자동화 등 크게 네 분야다.

개인맞춤형 항암 치료제 개발과 관련해 배 소장은 "항암 치료제도 힘든데, 개인맞춤형이다보니 (개발하는 것이) 더 어렵고 힘들다"면서 "기존에 3~4년 걸리는 일을 AI로 하면 1개월만에 할 수 있는데, 아직 적용을 시도하지 않은 분야에 AI를 적용하면 효과가 클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품질확보(QA, Quality Assurance)와 관련해서는 "이미 범용 기술이 있지만 효과가 낮고 최신AI 기술 도입시 효과가 크게 증가하는 과제"라고 설명했다. LG는 폴란드에도 공장이 있는데 표준화와 AI 자동 판정 등 폴란드 공장의 품질 이슈를 위해 AI를 어떻게 적용할 지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비전검사에 대해 "이미 범용 기술이 있지만 효과가 낮을 뿐 아니라 최신 AI기술 도입 시 효과가 크게 증가한다"면서 "라벨링없이 불량을 자동으로 분류하고,데이터 증강 및 지속 학습을 통해 품질 생산성을 극대화하고 있는 중"이라고 소개했다.

일반인 모두가 사용하는 AI인 'AI 포 에브리원'과 관련해서는 쉬운 과제가 아니다면 "나도 시행착오를 계속 하는 등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면서 "LG 초인공지능이 6000억개 토큰을 사용하고 이미지 2억5000만장을 학습했다고 하는데 실제는 더 많은 데이터와 토큰을 사용했다"면서 "여러 계열사들이 요청하는 과제가 많은데 이를 일일이 대응하기 어려원 것도 초거대 AI 모델을 만든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LG는 엑사원을 활용해 '틸다'라는 AI휴먼도 만들었다. 배 원장은 "메타버스 세상에서 실제 인간처럼 생각하고, 대화 하며, 표정 및 움직임이 가능한 AI휴먼을 구현하려 한다"면서 "엑사원이 추구하는 최고 수준의 전문가 AI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 지식과 경험을 접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배 원장에 이어 AI 합성데이터 전문기업 씨앤에이아이의 김보형 CTO가 발표했다. 씨앤에이아이는 설립 2년된 스타트업이다. 김 CTO는 삼성 반도체 부문서 서버에 들어가는 반도체를 연구하다 성과가 좋아 학술 연수를 갔고, 여기서 AI 기술에 흥미를 느껴 AI기업을 창업했다.

김 CTO는 "작년에 테슬라가 데모 데이를 하면서 합성데이터가 유명해졌다. 2030년이 되면 합성데이터 사용 비중이 실 데이터 사용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가트너가 전망했다"면서 "합성데이터는 데이터를 모으는 시간과 비용을 줄여준다"고 강조했다.

김보형 씨앤에이아이 CTO가 발표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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