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가 망 이용대가를 두고 소송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넷플릭스가 만약 인터넷 서비스 사업자(ISP)라면 오픈 커넥트 얼라이언스(OCA)가 오히려 망 중립성에 위반된다는 주장이 나왔다.
로잘린 레이튼 덴마크 올보르드대 박사는 9일 진행된 '공정하고 자유로운 인터넷 생태계 당면 과제와 해결방안 모색' 토론회에서 "OCA는 넷플릭스만 이용할 수 있고 다른 사업자들은 이용할 수 없다는 측면에서 만약 넷플릭스가 ISP라면 망 중립성에 위반된다고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망 중립성은 통신사 등 ISP가 특정 콘텐츠나 인터넷 기업을 차별하는 것을 금지하는 정책을 말한다. 앞서 넷플릭스는 지난달 진행된 SK브로드밴드와의 항소심 2차 변론에서 "넷플릭스는 송신ISP로 콘텐츠 기업(CP)과 달라 착신ISP인 SK브로드밴드와 상호무정산 원칙인 '빌앤킵'이 가능하다"고 외쳤다.
빌앤킵이란 서로 연결된 ISP간 교환하는 트래픽이 비슷하다는 전제 하에 직접적인 대가를 주고받지 않고 사실상 정산을 한 것으로 인정하는 관행이다. 지난 변론기일 당시 넷플릭스는 빌앤킵 방식으로 7천200여 ISP와 OCA가 연결돼 있다고 주장했다.
레이튼 박사는 "오늘날 인터넷 트래픽의 80%는 영상으로 인해 발생하고 있으며 넷플릭스가 발생시키고 있는 트래픽의 양을 고려했을 때 망 이용대가를 일체 지불하지 않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일"이라며 "거대한 테크기업인 넷플릭스가 망 이용대가를 다른 기업에 전가하는 것은 안 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앞서 넷플릭스는 ISP인 SK브로드밴드가 망 이용대가를 요구하는 것이 망 중립성에 위반된다고도 주장했다. 이에 대해 레이튼 박사는 "망 이용대가 관련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넷플릭스 구독자들은 아무런 문제 없이 서비스를 볼 수 있었다"며 "SK브로드밴드와의 소송과 망 중립성 원칙은 관련이 없다"고 지적했다.
조대근 법무법인 광장 전문위원도 "트래픽이 늘어나 돈을 더 받는 것은 마치 도로를 넓혀주는 것과 같다"며 "돈을 받고 패킷의 순소를 바꾸는 행위는 망 중립성 위반이라고 볼 수 있지만, 선입선출에 따라 패킷을 유통하는 건 그대로 가되 도로를 넓혀주는 대가로 돈을 더 받는 것은 망 중립성 위반이라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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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A를 구축한 넷플릭스를 ISP로 볼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조 전문위원은 넷플릭스는 콘텐츠 전송 네트워크(CDN)라는 주장을 명확히 했다. 조 전문위원은 "CDN의 핵심 기능은 콘텐츠의 품질을 담보하기 위해 원본 데이터가 저장돼 있는 서버로부터 이용자의 최인근 서버까지 복사본을 가지고 오는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이런 기능은 ISP의 행위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넷플릭스의 자료를 보니 OCA는 CDN이라는 표현이 있는데 CDN은 서버군으로 ISP가 말하는 인터넷망과는 차이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