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결정조차 하지 않는 공단 재정운영위원회는 성실한 자세로 협상에 임할 것을 요구한다!”
계약 시한을 하루 남긴 병의원, 약국 등의 요양급여비용 계약이 투입 재정 규모조차 정하지 못하는 난항을 겪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30일 보건의료 공급자단체(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한의사협회, 대한약사회, 대한조산협회)는 성명서를 통해 “최종 협상 하루 전까지 추가소요재정(밴드)의 대략적인 수치조차 공유되지 않은 초유의 사태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공급자단체는 “통상적으로 그동안의 수가협상 과정에서는 재정운영위원회 소위원회가 결정한 1차 밴드를 토대로 2차 협상을 진행해왔다”며 “2023년도 환산지수를 결정하는 이번 협상 과정에서는 협상 당사자인 공급자를 무시한 채 일방적이고 불공정한 협상이 진행되고 있음에 공급자단체는 큰 실망과 함께 무기력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협상 종료일이 되서야 실질적인 논의를 시작할 수밖에 없는 지금의 상황은 협상에 필요한 물리적인 시간을 제한하여 충분한 의견 개진의 기회 자체를 박탈하는 것”이라며 “이대로 협상이 진행된다면 2023년도 수가협상은 결국 충분한 대화가 진행되지 못한 채 실패한 수가협상이라는 오명을 남기게 될 것이며 이에 대한 모든 책임이 재정운영위원회에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보장성 강화 정책에 따른 급여비 증가 규모를 고려하고 코로나19 이후 최근 4%를 넘는 급격한 물가상승과 보건의료노조 등 가입자단체의 금년도 임금인상 5~7% 요구안에 대해 공급자단체가 수용가능하고 상응한 수준의 적정 밴딩규모 책정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그간 공급자단체는 재정운영위원회 참여를 보장해 줄 것을 수차례에 걸쳐 요청했다. 건강보험의 한 축인 공급자가 배제된 상태에서 가입자의 일방적 논리로만 설정되는 밴드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현행 불합리한 수가협상 구조에 대해 심각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4일 진행된 2023년도 요양급여비용 계약 관련 의약단체장 간담회에서 국민건강보험공단 강도태 이사장은 “공단은 가입자에겐 보장성 강화 추진과 안정적인 재정운영을, 공급자에겐 보건의료 인프라 유지를 위한 적정수가 보장이라는 큰 틀 안에서 양면협상을 통해 합리적인 균형점을 찾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지난 26일 대한의사협회 수가협상단은 2차 협상 직후 “정부가 정해주고 그냥 알아서 하라고 통보하면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이런 식으로 한다면 협상의 의미가 없다”라며 “이런 협상을 계속 해야 할지 답답하다. 가입자측에서 이해를 못해준다면 반납해야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까지 든다”고 일방적인 수가협상 진행에 불만을 표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