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총장 이광형)는 안정적 형태의 액체금속을 고해상도로 인쇄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신축성 있는 유연 전자소자 제조에 활용될 수 있다.
액체금속은 전기전도성이 높고 변형이 쉬워 유연 전자소자에 많이 쓰인다. 하지만 액체 상태라 불안정성이 크고 표면장력이 높아 외부와 직접 접촉하는 전극이나 해상도가 높아야 하는 전자소자 배선으로 쓰기엔 어려웠다.
액체금속을 6-10㎛ 크기의 입자 형태로 분쇄해 안정적 형태로 만들어 전자소자에 적용하는 방법도 있지만, 이럴 경우 표면에 일어난 산화로 인해 전기전도성이 줄어든다는 단점이 있다. 액체금속 입자를 전기소자에 사용하려면 기계적·화학적 변성을 통해 표면의 산화막을 제거해 전기전도성을 다시 확보하는 추가 과정이 필요했다.
KAIST 신소재공학과 스티브 박 교수와 전기및전자공학부 정재웅 교수 공동 연구팀은 노즐에서 잉크를 쏘는 과정에서 화학적 변성을 유도, 추가 공정 없이 액체금속 입자 간 전기전도성을 확보해 기존의 문제를 해결했다.
프린팅에 쓰이는 현탁액을 물과 물보다 끓는점이 높은 약산(아세트산)을 이용해 증발시켜 점점 강한 산성을 보이게 만들었다. 또 기판에 약 60℃의 열을 가해 잉크의 증발과 산의 활성 및 화학적 변성을 촉진했다. 이를 통해 프린팅된 액체금속 입자 배선은 별도의 전기적 활성 과정 없이도 금속과 비슷한 수준의 높은 전기전도도(1.5x10^6 S/m)를 보였다.
인쇄된 액체금속 입자 기반 배선은 약 500%까지 늘려도 저항이 크게 변하지 않아 다양한 신축성 소자에 사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안정성이 높아 기존 액체금속과 달리 전극으로도 사용 가능하다.
생체 친화적이라 피부에 직접 닿는 생체전극으로도 쓰일 수 있다. 연구팀은 액체금속을 상용화된 의료용 테이프와 생분해성 기판에 증착, 근육 움직임에 따른 전기신호를 감지하는 EMG 센서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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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박 교수는 "최근 주목받고 있는 액체금속 입자 기반 현탁액의 새로운 적용 가능성을 보여준 의미 있는 결과"라고 말했다. 정재웅 교수는 "헬스케어를 위한 웨어러블, 임플란터블 모니터링 전자소자를 포함한 다양한 유연 및 신축성 전자소자에 핵심 기술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