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파력이 강하지만 증상은 약한 오미크론 변이가 등장하면서 오미크론 감염이 일종의 '자연 백신' 역할을 하리란 기대가 제기됐다. 하지만 큰 기대를 걸긴 힘들 것 같다.
미국 글래드스톤연구소와 캘리포니아주립샌프란시스코대학 연구진은 백신에 맞지 않은 사람이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될 경우, 다른 코로나19 변이에 대해선 거의 면역 반응이 일어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반면 백신을 맞은 후 오미크론 돌파감염이 일어난 경우엔 다른 코로나 바이러스 변이에 대해서도 방어 기능이 강화됐다. 앞으로 등장할 변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도 백신 접종이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미접종 상태에서 오미크론 감염에 따른 면역 효과는 "백신을 1회만 접종한 것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연구진은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학술지 '네이처'에 18일(현지시간) 실렸다.
연구진은 초기 코로나19 바이러스와 델타, 오미크론 변이 등에 감염된 쥐의 혈액을 과거부터 현재까지 나타난 5종의 주요 변이 바이러스에 반응시켜 면역 세포와 항체의 반응을 살폈다.
코로나19에 감염된 적 없는 쥐의 혈액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전혀 막지 못했다. 가장 초기 WA1 바이러스에 감염된 경우 알파 변이는 잡았으나, 베타와 델타 변이에 대한 방어력은 떨어졌다. 오미크론 변이에는 대응하지 못 했다. 델타 변이에 감염된 쥐는 델타와 알파 변이 바이러스를 잡았으나 오미크론과 베타 변이에 대해서는 면역 반응이 약했다.
반면, 오미크론에 감염된 쥐는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에만 면역 반응을 보였다.
연구진은 코로나19에 감염된 환자의 혈액으로 결과를 재확인했다. 백신을 안 맞고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된 사람의 혈청은 다른 변이는 막지 못 했다. 델타 변이에 감염된 백신 미접종자의 혈액은 델타 변이에 다시 노출되자 이를 성공적으로 방어했으며, 다른 변이에 대해서는 방어력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백신을 맞았으나 오미크론이나 델타에 돌파감염된 사람의 경우, 테스트한 모든 변이에 방어력을 보였다. 재감염 가능성 등을 염두에 두면 오미크론으로 인한 자연 면역보다는 백신 접종이 낫다는 것이다.
멜라니 오트 글래드스톤연구소 바이러스 연구 부문 책임자는 "앞으로 새로운 변이가 등장할 때의 상황을 정확히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이번 연구 결과를 보면 오미크론 변이에 걸린 백신 미접종자는 앞으로 나올 변이에 대해 면역력이 낮을 것으로 우려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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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요즘 코로나19는 대부분 우세종인 오미크론 종류에 의해 일어나는데, 최근 나오는 다른 연구 결과들을 보면 오미크론 감염 후 생긴 면역력으로는 이들 변이를 충분히 막지 못 하는 것으로 나타난다"라고 말했다.
오트 박사는 "반면 백신 접종자, 특히 돌파감염자의 경우 향후 나올 변이에 대해서도 보다 광범위한 보호를 받을 것"이라며 "이번 연구는 백신을 맞으면 설령 오미크론에 감염되되더라고 미접종자에 비해 훨씬 광범위하고 강력한 면역력을 얻는 '혼합 면역'이 일어남을 보였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