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법원 "GPL도 계약"…소비자의 코드 요구권 인정

SFC, 비지오 상대 GPL 침해 소송에서 승소

컴퓨팅입력 :2022/05/18 15:21

오픈소스와 자유 소프트웨어의 저작권 권리를 보호하는 소프트웨어자유단체(SFC)가 GPL(General Public License) 계약의 법적 효력을 인정받았다. 이에 따라 GPL 기반 소프트웨어를 탑재한 상용 제품을 구매하는 일반 소비자도 소스코드 공개를 요청할 권리를 얻게 됐다.

17일(현지시간) 미국 지디넷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랜지카운티 연방법원은 지난 13일 TV제조사 비지오의 GPL 남용을 인정했다.

SFC는 비지오가 TV의 리눅스 기반 운영체제인 '스마트캐스트OS'에서 GPL 라이선스를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리눅스커널을 포함하는 GPL 기반 소프트웨어로 상용 제품을 판매하려면 TV 구매자에게 소스코드 형태로 스마트캐스트OS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GPL 기반의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포함한 모든 종류의 소프트웨어 패키지와 하드웨어는 기본적으로 소스코드를 일반에 공개해야 한다. 

비지오는 SFC가 소스코드 제공을 요청할 권리를 갖지 않았다고 맞섰다. 비지오는 캘리포니아주 법원에 소송 각하를 요구하고, 카피레프트 하에서 제3자인 소비자는 권리를 주장할 수 없다고 버텼다. GPL과 LGPL 하의 소스코드 요청 권리는 오직 저작권 소유자에게만 있다는 주장이었다. GPL을 비롯한 모든 오픈소스 라이선스의 권리주체를 겨냥한 근본적인 부분을 공격한 것이다.

이 소송에서 쟁점은 GPL을 저작권 외에 법적 계약으로 인정할 것이냐였다. SFC 측은 GPL을 계약 성격을 가졌다는 입장에서 비지오를 향해 '계약 이행 의무 위반'이라고 공격했다.

카렌 M. 샌들러 SFC 전무는 "이번 판결은 카피레프트 라이선스 역사의 분수령적 사건"이라며 "GPL 계약이 저작권 라이선스와 계약적 합의의 기능을 모두 한다는 것을 보여준 판결"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자유 및 오픈소스 소프트웨어(FOSS) 법률 커뮤니티에서도 GPL과 기타 카피레프트 라이선스가 저작권 라이선스로만 기능한다고 잘못 주장하고 있다"며 "이 판결은 GPL도 계약의 역할을 한다고 분명히 명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세핀 L. 스테튼 미국 지방법원 판사는 판결문에서 "GPLv2가 저작권법으로 제공하는 권리와  추가 계약 약속의 집행은 별도로 구별되는 추가 요소에 해당한다는 SFC의 주장이 연방법에 의해 선점되지 않으므로 (상급법원으로) 환송한다"고 밝혔다.

이 판결은 개별 소비자가 GPL의 제3자 수혜자로 소스코드 권리를 가졌다는 것을 보여준 첫번째 사례다. SFC는 비지오의 스마트캐스트 TV OS에 개발자 커뮤니티에서 부당하게 전유한 소프트웨어가 포함됐다는 주장으로 승소했다. 특히 비지오가 리눅스 소스코드와 BusyBox, U-Boot, bash, gawk, tar, Glibc 및 FFmpeg 등 기타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스마트캐스트OS TV 펌웨어에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이 소프트웨어는 GPLv2와 LGPL로 보호되므로 개발자뿐 아니라 소비자도 수정된 버전의 소프트웨어를 수정, 개선, 공유, 재설치할 수 있는 권리를 가졌다는 주장이다.

샌들러는 "비지오가 카피레프트 준수 요구사항에 따라 의무를 이행하도록 법원에 요청한다"며 "이전에 GPL은 코드의 저작권 보유자인 리눅스 및 오픈소스 개발자를 위해 법정에서 지지됐고, 이번 사건으로 저작권자뿐 아니라 GPL에서 부여한 권리를 사용자에게도 부여한다는 점을 보여주고자 했다"고 밝혔다.

SFC는 그동안 GPL 위반 소송을 제기하면서 개발자의 권리 보호 측면으로 접근했지만, 비지오를 상대로 한 소송은 처음으로 제3자 수혜자인 개인 소비자 권리에 초점을 맞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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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C는 비지오에 금전적 손해배상을 요구하지 않을 계획이다. 대신 모든 비지오 TV 구매자에게 소스코드를 제공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손해'가 아니라 '특정 이행'으로 기술정보를 요구하고 있다.

법원의 결정으로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에 대한 권리를 그를 사용하는 일반 소비자도 소유했다는 근거가 마련됐다. 미국 지디넷의 스티븐 보간 니콜스 기자는 "많은 비지오 고객이 소스코드를 원하진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오픈소스 권리의 게임체임저가 될 결정"이라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