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왜 아플 때도 일 멈추지 못할까

"매일 업무 목표 달성 못한 탓...관리자가 건강 회복 전념 도와야"

과학입력 :2022/05/09 18:18    수정: 2022/05/10 07:05

“요즘 몸도 아프고 컨디션도 엉망인데, 아무튼 난 출근...”

아프거나 컨디션이 나쁘면 업무 효율이 떨어지지만 그럼에도 쉬지 않고 일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컨디션이 회복될 때까지 쉬는 것이 좋다는 걸 알면서도 일에서 손을 떼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연구팀은 “매일 일의 기준을 달성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관리직급에서 직원들이 아프거나 컨디션이 저조할 때 그날 일의 목표를 줄이고 건강 회복에 전념할 수 있도록 개선된 근무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대 직장인들은 심한 업무 스트레스와 피로에도 일에서 쉽게 손을 떼지 못한다.(제공=이미지투데이)

IT 과학 미디어인 사이언스 얼럿, 기가진 등에 따르면 질병을 앓고 있거나 심한 업무 스트레스와 피로로 정신적·신체적 컨디션이 좋지 않은데도 회사에 출근하는 행위를 ‘프리젠티즘’이라 부른다. 이를 빗대어 ‘영혼 없는 출근’이라고도 한다.

병을 무릅쓰고 일을 하는 프리젠티즘은 회사나 상사에 대한 충성심을 발휘하고 헌신적인 행동으로 보일지 모르지만, 직장에서의 병의 유행과 생산성 저하, 탈진 증후군 같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이는 직장에 악영향을 미치고, 추가 비용을 발생시키기 때문에 산업 보건 분야 심리학자들은 프리젠티즘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아일랜드의 트리니티 대학의 심리학자인 블라디슬로프 리브킨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원격으로 일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왜 노동자는 프리젠티즘을 하는가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 리브킨 교수는 126명의 피실험자를 모집하고, 12 영업일 동안 매일 생산성, 건강 상태, 일의 목표, 노동 시간과 같은 데이터를 수집했다. 이 조사는 2020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이 발생하고 모든 참가자가 원격 근무를 하던 때 실시됐다.

데이터 분석 결과, 근로자가 프리젠티즘에 빠지는 이유는 매일 일의 기준이 달성되지 않을 때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 몸이 아프면서 일했던 직원은 정신적 에너지를 소모하고, 다음 날 업무 효율에도 악영향이 있다는 것이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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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을 무릅쓰고 일하는 것은 몸이 퍼뜨린 위험 신호를 무시할 정도의 정신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정신적 에너지가 더 많이 소모된다는 것. 리브킨 교수는 “일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아파도 일하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며 “그러나 우리의 조사에서는 프리젠티즘은 종업원의 정신적 에너지를 소모하고 그것은 일에서도 완전히 회복할 수 없기 때문에 다음 날 원격 근무 효율에도 연쇄적으로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고 설명했다.

연구 팀은 이번 조사 결과를 통해 직원의 프리젠티즘을 만류하기 위해 관리직이 적극적인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팀원들의 컨디션이 저조할 경우 일의 목표를 줄이고 건강 회복에 전념하는 것이 허용된다고 안심시킴으로써 프리젠티즘을 공공연하게 막을 필요가 있다는 것. 아울러 과학 미디어인 사이언스 얼럿은 일의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것뿐 아니라, 경제적 이유에서 프리젠티즘에 빠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