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천문연구원은 초대질량 블랙홀 천체인 퀘이사를 보다 많이 발견할 수 있는 새 관측법을 찾았다고 25일 밝혔다.
강한 빛을 발산하는 퀘이사는 초기 우주 천체 연구에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지구에서 너무 멀어 관측이 쉽지 않다.
한국천문연구원 이론천문센터 아르만 샤필루 박사와 사타드루 박 박사가 이끄는 국제공동 연구진은 퀘이사의 광도곡선을 재구성해 중력렌즈 현상을 겪은 퀘이사를 찾아내는 방법을 제시했다.
중력렌즈란 질량을 가진 천체가 근처 시공간을 휘게 해 렌즈와 같은 역할을 하는 현상이다. 렌즈 작용을 하는 천체의 중력에 의해 빛의 굴절이 일어나 광원인 천체의 모습이 여러 개로 보이거나 변형되어 보이고, 이에 더 밝아지거나 어두워지는 현상을 말한다. 점광원인 하나의 퀘이사가 여러 개로 보이는 현상이 대표적이다.
퀘이사에 중력렌즈 현상이 일어나면, 퀘이사의 이미지가 서로 다른 위치에 여러 개의 모습으로 보이게 된다. 이 경우, 대형 망원경을 쓰지 않으면 이미지를 구분하기 어려워 중력렌즈 현상이 일어났는지 명확하게 판명할 수 없다.
반면 퀘이사의 광도곡선을 이용하면 대형 망원경으로 장기간 관측할 필요 없이 중력렌즈 현상 발생 여부를 판명할 수 있다. 광도곡선은 천체의 광도 변화를 시간에 따라 나타낸 도표를 말한다. 하지만 퀘이사의 밝기가 변하는 패턴을 규격화하기 어려워 본래 퀘이사의 광도곡선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국제 연구진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본래 퀘이사의 광도곡선 모양을 모르더라도 중력렌즈 퀘이사를 발견하는 관측법을 제시했다. 우선 퀘이사가 중력렌즈 현상을 겪었다고 가정하고, 중력렌즈로 구분된 두 신호 사이에 걸린 시간을 조정했다. 두 신호 사이에 걸린 시간이 실제 시간과 다를 경우, 임의로 재구성한 퀘이사의 광도곡선에 심한 왜곡 현상이 발생한다. 이 방법을 이용해 광도곡선에 왜곡 현상이 가장 적게 일어나는 시간을 구해 중력렌즈 퀘이사를 발견했다.
이를 통해 중력렌즈 퀘이사를 발견할 가능성이 최소 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연구진은 기대했다. 일반 퀘이사를 중력렌즈 퀘이사로 잘못 찾을 가능성도 현저히 낮아진다.
우주 공간이 얼마나 빠르게 팽창하는지 나타내는 허블상수를 보다 정확하게 측정하는데도 기여할 전망이다. 허블상수는 우주의 성질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값이지만 최근 10년간 다양한 방법으로 측정한 허블상수의 값이 서로 일치하지 않는 '허블상수 불일치' 문제가 나타났다.
허블상수 불일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멀리 있는 수많은 천체의 거리를 다양한 방법으로 정확하게 측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중력렌즈 퀘이사는 이미지 간의 밝기, 광도곡선의 시간차 등 다양한 정보를 갖고 있어, 이를 종합하면 정확한 거리를 측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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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만 샤필루 박사는 "이번 연구는 거대한 망원경을 오랜 기간 사용하지 않아도 중력렌즈 퀘이사를 효과적으로 발견하는 방법을 제시한다"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 논문은 '천체물리학저널(The Astrophysical Journal)'에 최근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