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지만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정부가 이를 계기로 전쟁 위험성에 대한 경각심을 갖을 수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최근 보도했다.
이 매체는 "러시아가 속전속결식으로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계획이었지만 우크라이나의 결사항전과 그들을 지원하는 서방국가들의 강력한 단결에 가로 막혔다"고 전하며 중국을 거론했다.
러시아는 친러 세력이 있는 돈바스 지역에서 6년간 교전 끝에 지난 2월24일 우크라이나를 점령하기 위해 대규모 공세를 개시했지만 아직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빠른 승리를 예상했던 러시아는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이 각종 무기와 정보들을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면서 임무 완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우크라이나의 한 비공식 군사 트위터 계정은 러시아의 군기지를 보여주는 구글 지도 위성사진을 게시하면서 "구글이 러시아의 군사·전략적 시설에 대한 접근을 개방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구글은 이 같은 주장을 부인했다.
피해가 점차 커지자 러시아는 결국 지난달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인근에서 병력을 철수해 돈바스 지역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전쟁계획을 수정했다.
SCMP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에서 어려움을 겪는 것은 '서방이 분쟁에 반대해 단결할 경우 어떤 국가들의 군사적 우위도 상쇄할 수 있다'는 사실을 중국 정부에 경고한다"고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베이징대 국제관계 전문가는 "이번 전쟁에서 경제와 기술이 크게 발전하지 못한 러시아의 전략적 계산은 잘못됐다"며 "러시아는 서방이 개입하기 전 단기간에 전쟁에서 승리할 것이라 믿었지만 서방으로부터의 군사 무기와 정보 지원이 러시아가 갖고 있는 이점을 상쇄해버렸다"고 했다.
이어 "이를 옆에서 지켜본 중국이 미국과 유럽 국가들의 힘을 결코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깨달았을 것"이라며 "문제가 발생했을때 서방의 협력과 조정 능력은 여전히 경쟁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싱크탱크 위안왕 군사과학기술연구소 연구원인 저우첸밍도 "러시아가 수천 명의 우크라이나 군을 완전히 물리치기 어렵다"며 "특히 우크라이나가 서방 국가들의 지원을 받는다는 사실은 그들이 쉽게 패배하지 않고 있는 중요한 이유"라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은 이번 사건을 통해 결코 전쟁을 가볍게 결정해서는 안된다는 사실을 깨달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BBC에 따르면 러시아는 이번 침공을 위해 준비한 약 19만 명의 병력이 이미 전투에 투입됐지만 이 중 이미 약 10%를 잃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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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군사정보업체 IHS제인스의 리즈완 라맛 선임연구원은 "우크라이나 전쟁은 중국 국방 관계자들에게 더 작고 민첩한 무기에 초점을 맞춰 비대칭적인 전투 기술을 더 자세히 살펴보도록 촉구할 것"이라며 "이는 중국의 제1 목표인 대만처럼 고도로 도시화한 지형을 침공할 때 매우 유용하다"고 말했다.
제공=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