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환자 진료 이유로 자가격리 등 단순 방역정책으로 이비인후과의원 75% 경영 타격…정부가 실질적인 보상책 마련해야
코로나19 방역이 강화됐던 2021년 2분기에 전국 이비인후과의원의 75%가 경영상 손실을 입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이비인후과의사회 황찬호 회장은 22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코로나19 환자가 다녀갔다는 이유로 2021년 2분기 기준 전국 이비인후과의원 2천570개소 중 75%가 방역조치를 당했다"며 "과의 진료 특성상 비강이나 구강확인이 필수불가결한데 의사가 마스크를 착용했음에도 진료 중 환자가 마스크를 벗었다는 이유로 자가격리됐고, 2주 격리기간 이후에도 환자의 방문이 끊겨 경영상 타격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황 회장은 "밀접접촉으로 분류된 의사 중 대부분이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이 나왔고 실제 중증감염으로 이어진 경우가 없었음에도 의사에 대한 2주 자가격리는 가혹했다"며 "국민들의 호흡기감염을 목숨 걸고 막아낸 이비인후과 의사들을 감염병 관리의 주요 파트너로 삼아 현실적인 정책결정의 한 축으로 활용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에 대해서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황 회장은 “자가검사키트가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와 다른 점은 면봉의 길이인데 정확한 결과를 얻기 위해 코 깊숙한 비인두의 분비물을 채취해야 하지만 자가검사키트 면봉은 길이가 짧아 비강 앞쪽의 분비물만 채취가 가능해 높은 위음성과 낮은 민감도를 보이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19 감염 증상을 보이는 환자 상당수가 자가검사키트 음성 결과를 갖고 의원을 방문해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고 있다”며 “이는 기저질환이 있는 고령의 경우 치료약제의 적절한 투약시기를 놓쳐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고, 많은 환자들이 감염증상에도 음성 결과만을 믿고 돌아다니며 전파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관련해 전국 이비인후과의사 724명을 대상으로 지난 4월12일부터 3일간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61%가 자가검사키트의 민감도를 50% 이하라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음성 자가키트 결과를 가져온 환자 50% 이상은 신속항원검사에서 양성으로 나타났다는 응답은 97%에 달했다.
황 회장은 “이는 대한진단검사의학회가 보고한 자가검사키트 민감도 41.5%라는 결과와 일치하며 많은 수의 코로나19 감염을 놓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 결과를 볼 때 자가검사키트의 음성 결과를 맹신해서는 안 되고, 의심증상이 있는 환자는 음성이 나오더라도 개인방역을 소홀히 하면 안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유증상자는 자가검사키트 결과 음성이라도 의료기관을 방문해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을 받을 것 ▲자가검사키트는 무증상자의 스크리닝 목적으로만 제한적 활용 ▲어린이들은 심리적 외상을 입을 수 있어 반복적인 검사 피해야 ▲자가검사키트 검사시 감염전파 최소화를 위해 환기가 잘 되는 환경에서 시행하고, 주변에 고위험군이 없어야 ▲검사 이후 주변 표면소독 등을 제언했다.
한편 황찬호 회장은 지속가능한 코로나19 대응 의료시스템을 위해 보상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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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2002년 SARS, 2009년 신종플루, 2015년 메르스, 2020년 코로나19 등 급성호흡기감염병 창궐했고, 앞으로도 발생할 것이다. 이때마다 인명피해를 비롯해 많은 사회경제적 손실이 발생해 대책이 필요하지만 의사들의 헌신적인 노력을 당연히 바라보는 시각이 많다”라며 “심각한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생명을 살리기 위한 희생행위를 기본적인 의료행위로 해석하고, 문진-진료-신고-치료-관리의 5단계의 치료과정을 심평원에서는 기본진찰료에 포함하고 있다. 이는 앞으로 다가올 새로운 감염병의 위협에서 일할 수 있는 전문가들의 이탈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이어 “급성호흡기감염병 관리를 위해 시설, 공간, 인력, 검사기구나 시약, 소독과 방역, 4대 보호구 등 전반적인 감염관리 비용도 많이 들어간다. 하지만 정부는 예산이 없다는 이유로 실제 행위량과 원가에 대한 고민이 없어 보인다”라며 “앞으로 있을 급성호흡기감염병 재난을 대비해 정부의 보다 실질적인 보상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