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 김찬형 교수 "국가 브랜드 이끌 컨트롤타워 필요"

2002 월드컵 개막식 이끈 인물..."국가 브랜드 위한 '하우투' 필요한 시기"

디지털경제입력 :2022/04/21 13:08

지난 2020년부터 이어졌던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해제되며 코로나19 국면이 새로운 전환을 맞게 됐다. 이에 더해 차기 정부 출범까지 다가오며 한국 사회 전반이 커다란 변화를 앞두고 있다 .긴 시간 움츠러들었던 사회와 산업 여러 곳에서도 이에 발맞춘 변화의 움직임이 포착되는 요즘이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시기가 전 세계에 한국의 국가 브랜드를 더욱 높일 수 있는 기회라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한다. 비대면 시대라 할 수 있는 지난 2년 사이 한국의 문화와 콘텐츠 경쟁력은 기생충, 오징어게임, BTS 등의 키워드로 대표할 수 있는 성공 사례를 남기며 그 이전과 비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기 때문이다.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으로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가능성이 보이는 지금 이를 활용한 국가 브랜드 전략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김찬형 교수는 지금이 새로운 국가 브랜드를 위해 어떤 것을 해야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할 시기라고 지적했다.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김찬형 교수.

김찬형 교수는 과거 제일기획 전무로 재직하며 2002 한일월드컵 개막식 제작총괄,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PT 총괄기획 등을 맡아 대규모 행사를 통한 국가 브랜드 알리기의 최전선을 이끌었던 인물이다.

실제로 김찬형 교수는 2002년 한일월드컵 개막식에 멀티미디어 퍼포먼스를 구상하고 디지털 에밀레종, 3세대 이동통신기술 IMT-2000을 모티브로 한 공연을 추가해 IT 강국이라는 국가 브랜드를 전 세계에 알리기도 했다.

또한 '다이나믹 코리아'라는 한국의 역동성을 강조한 2002 한일월드컵 당시 슬로건은 그 이전까지 부정적인 느낌이 강했던 '빨리빨리'에 대한 세간의 인식을 긍정적으로 전환한 사례로 꼽힌다.

김 교수는 "브랜드를 만드는 세 가지 원칙으로는 창의성, 지속성, 연속성 등을 꼽을 수 있다. 아직 글로벌 시장에는 한국의 역동적이고 기운 넘치는 이미지가 남아있다. 또한 지난 몇 년 사이 한국 엔터테이너가 해외에서 활발한 행보를 보이며 한국의 이미지가 깊게 남았다. 월드와이드하게 우리의 문화가 통용되기 시작한 셈이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마케팅에서는 제품이 성숙되면 한층 업그레이드 된 제품을 내기 위한 전략이 뒤따르게 된다. 문화와 콘텐츠 전략에서도 이를 그대로 적용해야 한다. 기존 것을 유지하며 새로운 이미지를 입힐 필요가 있다"라며 "역동적인 이미지만 강조할 것이 아니라 해외에서 이런 특징을 직접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전략을 국가가 이끌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김찬형 교수.

김찬형 교수는 국가 브랜드를 주도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에 대한 필요성도 언급했다.

그는 "정책을 구상하는 이들은 1에 1을 더하면 2가 나온다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융복합사업을 위해서는 1더하기 1이 2가 아닌 그 이상의 결과를 낼 수 있는 상상력이 필요하다. 이런 인물을 책임자로 임명해야 하는데 한국에는 이런 능력을 지닌 이들이 많다. 융복합 예술에 몰입을 하고 이를 마케팅으로 돋보이게 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더불어 "예술과 콘텐츠는 이벤트를 통해 대중화가 된다. 어떤 콘셉트의 행사를 통해 판매를 하냐에 따라 미술 작품의 가격이 달라지지 않나. 다른 콘텐츠도 마찬가지다. 음악은 음반 발매나 콘서트, 책은 발간 행사 등의 이벤트로 대중에게 전해진다"라고 말했다.

한국의 문화와 콘텐츠가 세계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대중의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이어졌다.

김찬형 교수는 "행정하는 사람은 행정만 열심히 하면 된다고 생각하거나 국민은 문화와 콘텐츠가 즐기기 위해서만 존재한다는 수준의 생각을 해서는 문화, 예술, 콘텐츠를 통한 국가브랜드 발전을 이끌 기 어렵다. 세계 5위권의 국가로 가기 위해서는 국민과 정치인, 예술하는 이들의 생각이 달라져야 한다. 이제는 한국이 새로운 먹거리를 찾고 어떻게 살 것인지를 고민할 때다"라고 덧붙였다.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김찬형 교수.

더불어 코로나19 국면이 전환되고 있는 지금이 이런 고민을 해야 할 적기라는 설명도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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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코로나19 시국이 전환되며 오프라인 행사와 판매, 여행이 재개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이를 기회 삼아 기존 한국 콘텐츠 수요자를 고객으로 완전히 사로잡아야 한다. 알리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라며 "이를 위해서는 문화와 콘텐츠가 우리의 자산이고 국부 창출을 이끌 수 있는 요소라는 인식을 해야한다. 과거 한국도 2002 한일월드컵,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등을 통해 국가 브랜드를 알린 경험이 있다. 정부가 나서 이런 국가 브랜드를 다른 나라의 사람들이 경험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정부가 한국 IT기업과 함께 나서 문화유산을 디지털로 보존하려는 노력을 글로벌하게 기울일 필요도 있다. 세계문화유산 디지털 보존은 대한민국이 책임진다는 제안을 하고 이를 진행한다면 IT 강국으로의 이미지를 더욱 공고하게 할 수도 있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