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플랫폼 정부 공약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크게 두 가지 우려가 제기됐다. 정부가 수많은 정보를 관리하게 된다는 점에서 정보보호에 문제는 없을지, 정부가 '빅브라더'로 군림하게 되는지다.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단으로서 블록체인이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상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획위원은 6일 서울 역삼동에서 열린 블록체인리더스 포럼에서 이같이 말했다.
디지털 플랫폼 정부는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해 모든 정부 부처 시스템과 데이터를 통합하고, 이를 토대로 국민 개개인에 맞춤형 공공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핵심 공약 중 하나다. 블록체인의 위·변조 방지, 탈중앙화 등 기술적 특징이 디지털 플랫폼 정부를 보완하는 기술로 적극 활용될 수 있다는 관점이다.
이날 포럼은 '디지털 플랫폼 정부에서의 블록체인의 역할'을 주제로 학계, 산업계 인사들의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이날 포럼에 참석한 한국블록체인학회장을 맡고 있는 박수용 서강대 교수는 새 정부가 각계에서 디지털 혁신을 활성화해 결과적으로 국가 경쟁력 제고를 이룰 수 있다고 봤다.
박수용 교수는 "인재 양성, 산업과 정부 조직 혁신, 금융 혁신 등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디지털 경쟁력을 가진 기업이 그렇지 않은 기업에 비해 30% 가량 더 높은 매출과 이익률을 기록한다는 조사 결과를 고려하면 국가 차원에서도 디지털 혁신을 통해 경제적 이익이 엄청난 성장을 이룰 것으로 기대해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박 교수는 "디지털 플랫폼 정부는 참여한 부분에 따라 보상이 지급되는 웹3 플랫폼의 방향성을 띠고 추진돼야 할 것"이라며 "어떻게 어떤 결정이 이뤄지는지 투명성을 갖춤에 따라 기존 웹1 수준에 머물렀던 전자정부에서 탈피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블록체인법학회 회장을 맡고 있는 이정엽 서울회생법원 부장판사는 "과거에는 정책에 참고할 수 있는 정보를 구할 방법이 많지 않았지만, 지금은 기술을 통해 이를 실현할 수 있게 됐다"며 "디지털 정보를 익명 처리해 네트워크에 유통하고, 이를 통해 글로벌적으로 사용 가능한 보상을 얻는 체계가 구축된다면 우리나라는 어느나라보다도 빠르게 나아갈 수 있는 역량이 있다"고 진단했다.
고려대 블록체인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는 인호 교수는 가상자산 산업 진흥 정책을 위주로 제언했다. 디지털 자산을 새로운 산업으로 인식하고 진흥 정책을 펴는 전담 부처를 차관급 이상으로 설치하고, 가상자산 업계 업권법 성격의 '디지털자산 기본법' 제정을 제안했다. 이와 동시에 디지털자산 전문 은행을 설립하거나, 암호화폐 거래 라이선스 기반으로 금융산업을 재편하는 것도 긍정적인 방향으로 봤다.
더불어 암호화폐공개(ICO)와 증권토큰공개(STO) 전면 허용, 일정 규모 이하 사업에 대해서는 일정 시기 내로 규제 샌드박스 심사 면제 및 네거티브 규제 적용을 산업 진흥 정책으로 꼽았다.
최백준 틸론 대표는 "기존 정부는 업무 내용을 인센티브 평가 기준으로 삼다 보니 부처 간 경쟁이 심화돼 곧 부처 간 칸막이 현상을 초래했다"며 "클라우드 기반으로 정책정보, 행정정부를 범정부 차원에서 통합 관리하는 체제로 나아가야 한다"고 의견을 냈다.
이를 위한 선결 조치로 민간 클라우드 도입 확대, 정부 활용 각종 코드와 행정용어 표준화, 중복 행정정보 개편, 비대면 수요 충족을 위한 메타버스 기반 대국민 서비스 전달체계 통합 등이 필요하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