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구축, 수십년간 비효율적...플랫폼 기반 SW생산혁명 필요"

[인터뷰] VTW 조미리애 대표·유민혁 전무..."플랫폼 기반으로 애플리케이션 개발해야"

인터뷰입력 :2022/04/05 10:35

"시스템통합(SI) 프로젝트에 투입하는 개발자를 현재보다 절반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SW품질은 더 높아지구요. 지지부진한 국내 SW수출 문제도 해결할 수 있습니다. 기업과 기관이 실제 업무에 사용하는 애플리케이션(SW) 개발을 플랫폼으로 하면 이게 가능합니다. 국내 컴퓨팅 환경이 후진성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플랫폼 기반으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SW생산 혁명이 필요합니다."

컨설팅 등 토털 IT서비스를 제공하는 브이티터블유(VTW) 조미리애 대표와 유민혁 전무는 "SI 프로젝트 현장에서 현재 이뤄지고 있는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서둘러 플랫폼 기반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혁명적 전환'을 강조했다.

2000년 외국인 투자 기업 (프랑스 Valtech SA)으로 출발한 VTW는 20여년간 축적한 노하우와 전문성을 바탕으로 국내 IT서비스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복지 분야 등 공공시장에서 오랫동안 수행해온 정보화 프로젝트 경험을 기반으로 최근 애플리케이션 개발 생산성을 높여줄 수 있는 플랫폼 'DnA'를 선보여 관심을 모았다. 'DnA'는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플랫폼으로 지원하는 툴이자 플랫폼이다. 데이터와 API 기능을 중심으로 비쥬얼하게 개발하고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이름을 'DnA'로 지었다.

조미리애 VTW 대표(오른쪽)와 유민혁 전무. 두 사람은 현재의 SW구축 방식이 후진적이라며 플랫폼 기반으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대표와 유 전무는 "우리가 실제 수행하는 공공 SI 프로젝트에 DnA를 적용해보니 SW 개발인력(개발자)을 절반 정도로 투입하고도 프로젝트 품질은 더 좋아졌다"면서 "'DnA' 같은 플랫폼을 활용해 애플리케이션을 개발, 프로젝트 현장에 실제 적용한 것은 국내에서 우리가 처음"이라고 밝혔다.

처음이라, 아무도 안 가본 길을 가다보니 여러 시행착오를 겪었다는 조 대표와 유 전무는 "지난 수십년간 국내 SI 시장에서 진행된 애플리케이션 개발은 재사용 불가 등 낭비가 심하고 비효율적이다. 공공과 민간 할 것 없이 이런 행태를 수십년간 유지해왔다. 우리도 이제 선진국처럼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플랫폼 기반으로 바꿔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중앙부처와 지자체, 공공기관 등 공공 분야에서 매년 이뤄지는 SW구축(SI프로젝트)건수가 1000건이 넘는다. 시장 규모는 1조5천억원 안팎이다. 올해만 보면 1225건의 SW 구축이 이뤄지고 이의 시장 규모가 1조6230억원에 달한다. 이들 SW 구축에 올해도 수많은 개발자들이 투입될 전망인데, 플랫폼 기반으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면 이들 투입 개발자들을 현재보다 절반 정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개발자 축소 효과 뿐 아니라 지난 수십년간 공공과 민간의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돼 온 SW(프로젝트) 품질 문제도 플랫폼 기반으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면 해결할 수 있다고 두 사람은 진단했다. 특히 품질 문제가 해결되면 발주자도 좋을 뿐 아니라 SW를 구축하는 기업의 채산성도 높일 수 있어 기업경쟁력 강화에도 도움이 된다. 예컨대, 현재는 공공과 민간 프로젝트 할 것 없이 품질이 완벽하지 않음에도 기간에 맞춰 시스템을 일단 오픈하고 보자는 식이 많다. 이에, 시스템을 오픈하고 몇달 간은 '안정화'를 위해 SW구축 기업들이 프로젝트에 계속 매달려 있어야 한다. 이에 드는 비용을 따로 받지도 못한다. SW구축 기업들의 수익성이 악화하는 이유다. 발주자들도 안정화 기간만큼 더 고생해야 한다.

이런 행태가 지난 수십년간 국내 공공과 민간 프로젝트에서 이어져 왔다. 조 대표와 유 전무는 이런 사실을 들려주며 "플랫폼으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면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서 "애플리케이션 개발자가 고객의 핵심 업무 개발에만 집중하면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플랫폼 기반으로 개발하면 핵심 업무 외 기능은 플랫폼이 알아서 자동으로 해결해 준다. 프로젝트에 투입하는 개발자들을 줄일 수 있는 이유다. 현재 국내 SW산업계는 극심한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SW정책연구소에 따르면 향후 5년간 SW분야 신규 인력 수요가 35만 명에 달한다. 반면 지난 5년간 늘어난 SW인력은 7만 명에 그쳤다. 35만명의 SW인력이 필요한데 7만명 밖에 공급하지 못하는 환경이다. 여기에 공공과 민간할 것 없이 디지털 전환 바람이 거세지면서 SW 개발 인력 부족은 심화할 전망이다.

조 대표와 유 전무는 "SW인력을 늘리는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다. 적은 인력을 투입해 고급 품질을 확보하는, SW생산력을 높이는 방식으로 부족한 인력 문제에 대처해야 한다. 이의 최적 방안이 플랫폼으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것"이라면서 "현재의 SW생산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혁명'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조 대표는 "혁명이란 용어를 굳이 사용한 것은 지난 40여년 간 대한민국 SW역사를 볼 때 기술 변화와 달리 생산방식은 거의 바뀌지 않았기 때문"이라면서 "여전히 사람에 의존하고, 기획과 설계는 디지털 자산화되지 못하고, 생산 자동화율은 극히 미미한 것이 우리 업계의 SW생산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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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대표는 "디지털서비스 기획부터 설계, 개발 및 배포와 운영 전단계에 걸쳐 플랫폼기반으로 생산하는 혁명적 시도가 필요하다"면서 "이미 SW선진국인 미국과 유럽은 로코드(Low Code)나 노코드(No Code) 등의 SW 생산 플랫폼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우리도 이에 대한 R&D투자와 장려 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SW생산성을 혁명적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SW관련 정책 변화도 시급하다. 조 대표는 "무엇보다 원격지 개발을 가로 막고, 인력 관리 행위를 강제하는 제도를 하루빨리 손질해야 한다"면서 "노동력 중심의 SW 대가 산정 체계도 가치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 미래 디지털 경제시대에 추격자가 아니라 선도자가 되기 위해서는 플랫폼 기반의 SW생산혁명이 일어나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