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의원과 정신의료기관의 치료연계 시범사업이 시작된다. 비정신과 일차의료기관 이용 환자 중 정신건강 위험군을 선별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고자 하는 목적이다.
보건복지부는 3월28일부터 2년간 비정신과 일차의료기관(의과 의원) 이용 환자 중 우울, 자살위험이 있는 정신건강 위험군을 선별해 치료나 사례관리가 가능한 기관으로 연계하는 ‘동네의원-정신의료기관 치료연계 시범사업’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2021년 코로나19 국민 정신건강 실태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장기화로 지난 2년간 국민들의 자살생각률(’20년 3월 9.7%에서 ’21년 12월 13.6%)이 약 40% 증가했고, 5명 중 1명이 우울위험군(’20년 3월 17.5%에서 ’21년 12월 18.9%)으로 나타나는 등 전반적 정신건강 지표가 악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낙인 등으로 우리나라의 2020년 정신건강 서비스(의사 등 전문가 상담‧치료) 이용률은 7.2%(2021년 정신건강실태조사)로 외국의 5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건강보험 표본 코호트 DB(’07~’15) 분석 결과, 자살이 임박한 사람들은 다양한 신체적·정신적 문제로 비정신과 일차의료기관을 방문하는 경향(자살사망자 59.4%는 자살 전 60일 이내 내과 등 동네의원 방문)이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에 ‘동네의원-정신의료기관 치료연계 시범사업’은 비정신과 의원에서 정신건강 위험군을 발굴하여 치료 또는 사례관리를 받을 수 있는 기관(정신건강의학과, 정신건강복지센터, 자살예방센터 등)으로 연계하도록 하고 있다.
이번 시범사업은 올해 3월부터 2년간 부산광역시에서 실시한다.
동네의원에서는 진료 시 우울증, 자살 위험성이 의심되는 환자를 대상으로 의사 면담 또는 우울증 선별도구(PHQ-9)로 정신건강 서비스 연계대상자를 선별하고, 선별된 환자에게 정신의료기관 치료의뢰를 우선 권고하게 된다. 또 환자가 사례관리를 원하는 경우 지역정신건강복지센터로 연계하고, 연계기관에 방문하도록 적극 독려한다.
의심환자는 직·간접적으로 우울감 등을 의료진에게 표현하거나, 의학적 진단으로 설명되지 않는 신체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 내·외과적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비특이적 환자 등이다.
이번 시범사업에서는 정신건강 위험군 조기발견을 위한 선별상담료(상담료, 선별도구평가료) 및 발견된 위험군의 적기의뢰를 위한 치료연계관리료를 별도로 산정하도록 했다.
특히 시범사업 기간 동안 본인부담금을 면제함으로써 환자의 비용부담 없이 서비스를 제공해 치료연계를 활성화하고자 했으며, 시범사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치료연계 된 환자가 실제 정신의료기관이나 정신건강복지센터 등에 방문해 치료 또는 사례관리를 받은 경우 연계 성공 수가를 추가로 지급할 계획이다.
관련기사
- 서울시정신건강복지센터, ‘찾아가는 마음안심버스’ 운영2022.03.10
- 국립정신건강센터 60년…전후 정신병원서 정신건강 컨트롤타워까지2022.02.11
- 조기 정신질환 치료, 정부가 5년간 지원한다2021.11.30
- 코로나19 장기화에 청년층 정신건강 ‘빨간불’2021.05.06
이번 시범사업 지역은 정신건강 서비스 인프라, 자살률 등 지역의 정신건강 현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부산광역시가 선정됐으며, 관내 일차의료기관 57개소를 시작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보건복지부 정은영 정신건강정책관은 “이번 시범사업은 우울, 자살위험 등 정신 건강상 위기에 놓은 사람들을 적기에 적절한 치료·상담을 받을 수 있는 정신건강 지원체계로 유입하기 위한 것”이라며 “지역사회 내 숨은 정신건강 위험군을 선제적으로 발굴, 치료·연계하기 위한 일차의료기관의 역할을 강화하고, 정신건강 서비스에 대한 국민 인식개선으로 정신의료기관에 대한 접근성이 향상되기를 기대한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