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집중육성 택한 KT..."주주보호 모범선례 내놨다"

분할 논란 피하고 성장사업 집중 육성...기업가치 증대 도움

방송/통신입력 :2022/02/15 17:56    수정: 2022/02/15 22:33

KT가 클라우드와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사업을 현물출자 방식으로 분리해 신설법인 ‘KT클라우드’를 설립한다.

성장 사업에 대한 역량을 집중하는 동시에 최근 사회적 논란을 빚고 있는 분할 이슈와 관련해 주주보호를 먼저 고려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5일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KT클라우드 설립에 대해 “클라우드 IDC 사업은 회사 내부 매출액 비중에서 차지하는 부분이 1~2% 이내 규모”라며 “20조원의 매출을 하는 회사에서 3천억원 정도의 사업을 떼어내는 것은 시장에서 논란이 되는 분할 관련 노이즈와 상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포스트코로나 이야기라 진행되고 있는데 이 논의 자체가 언택트 시대를 선언하는 것으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는 사업을 사내에서 무선, IPTV, 콘텐츠 사업과 경쟁을 하지 않고 시장에서 1등 사업을 더욱 성장시키려는 경영진의 판단으로 분석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주가 관점에서도 보면 IDC 사업은 성장성이 높고 이익이 커질 것인데 KT 내부에 있지 않고 (신설법인으로 독립될 경우) PBR(주가순자산비율) 확대 가능성이 높다”며 “최근 논란이 되는 분할과는 달리 성장을 잘 할 수 있는 사업만 떼어내 KT의 기업가치 증가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주주가치 보호, 모범 선례 만들었다”

KT는 클라우드와 IDC 사업 부문을 분할하면서 신설 법인의 지분 100%를 보유키로 했다. 신설법인 KT클라우드가 신주 1천771만2천48주를 발행하고, KT는 현물 자산을 목적물로 대가를 치르는 현물출자 방식을 택했다.

특히 주목할 부분으로는 KT가 주주가치 보호에 집중했다는 점이다. KT는 내달 정기 주주총회에서 자회사 주식을 현물배당 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는 정관개정을 추진키로 했다.

김회재 연구원은 “주주권리 강화 내용이 포함돼 있는데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의 주주보호 강화를 고려한 점은 아직 회사 분할에 대한 법제화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회사가 나선 좋은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어, “비즈니스 측면에서도 긍정적이고, 기업가치 밸류에이션 측면에서도 좋은데 사회적으로 민감한 사안에 주주보호에 나서기로 한 것은 KT가 향후 어떤 일을 하더라도 주주보호를 최우선으로 두겠다는 신호를 남긴 것”이라고 밝혔다.

정관까지 고치면서 현물배당 근거를 마련하겠다는 내용이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설명이다.


■ 디지코 B2B 핵심사업 집중 육성

KT는 이날 공시를 통해 신설법인의 주식 취득 목적으로 클라우드와 IDC 사업의 가치를 높이고 전문기업으로 육성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사내에서 한 사업부에 머무르지 않고 독립법인으로 사업을 전개할 경우 사업의 집중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단순히 사내 사업부서와 비교해 독립법인이 추진할 수 있는 사업 확장 능력이 크기 때문이다.

공공 클라우드 시장의 수요가 커지는 점도 독립법인으로 사업을 전개하는데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KT는 2015년 G-클라우드 서비스를 내놓은 뒤 공공 클라우드 시장을 선도하고 있고, 서울시 따릉이 사업을 시작으로 평창동계올림픽 클라우드 인프라 구축과 공적마스크 앱 사업을 맡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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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가운데 정부도 디지털 전환 대응 정책으로 클라우드 이용을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나서면서 KT의 사업부가 아닌 전담기업이 사업을 수행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게 된 점이 주목할 부분이다.

ICT 업계 관계자들은 “코로나 이후 디지털 전환 속도를 고려하면 향후 클라우드 인프라는 네트워크 인프라에 버금가는 디지털 시대 핵심 인프라로 자리를 잡을 것”이라며 “클라우드 경쟁력이 국가의 디지털 경쟁력으로 평가되는 시대가 올 것이다”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