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CDC, 오피오이드 진통제 처방에 대한 지침 변경 제안

처방제한, 소변검사 등 철회될 듯…부적절한 처방 감소 효과에도 제약사 로비에 개정 주장도

헬스케어입력 :2022/02/14 02:00

미국 최고의 공중 보건 기관은 오피오이드 진통제를 처방하는 의사들에 대한 지침을 바꿀 것을 제안하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몰핀, 옥시코돈 등 오피오이드 성분의 마약성 진통제 처방 가이드라인 완화를 추진한다.

CDC는 옥시코돈(oxycodone)과 기타 오피오이드(opioid) 진통제를 처방하는 미국 의사들에 대한 지침을 바꾸거나, 어떤 경우에는 완화시킬 것을 제안했다고 abc뉴스가 보도했다.

6년 전 발표된 질병통제예방센터의 이전 지침은 미국 역사상 최악의 약물 과다복용을 줄이는데 일조했다. 이에 대해 CDC 관계자는 “그러나 일부 의사들은 진통제를 복용하는 환자들을 너무 빨리 차단하고 약을 복용하지 않도록 너무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피오이드 마약성 진통제(사진=abNews 캡처)

이 지침 초안의 공동 저자인 CDC의 크리스토퍼 존스는 “지침이 어떻게 잘못 적용되고 있는지 듣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미국 연방관보의 229쪽 초안의 업데이트에 포함된 제안된 변경사항은 약물에 대한 일부 제안된 제한을 철회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또 해당 내용은 60일간 공개해 의견을 수렴한 뒤 최종 지침을 마련할 예정이다.  존스는 "일반적인 목적은 개인화된 환자 진료를 육성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것은 또한 수술이나 부상에 따른 단기적이고 극심한 고통의 종류를 치료하기 위한 더 많은 선택권을 제공한다.

변경되는 내용을 보면 ▲급성 통증에 대한 오피오이드 치료를 3일로 제한하는 것을 제안하지 않는다 ▲의사들이 하루에 모르핀 90mg과 동등한 수준으로 복용량을 증가시키지 말라는 구체적인 권고 철회 ▲환자들이 통제되고 불법적인 다른 약물을 사용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소변 검사를 받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더 이상 이러한 검사를 매년 실시하도록 요구하지는 않을 것 ▲다량의 오피오이드를 투여 받은 환자의 경우, CDC는 생명을 위협하는 징후가 없는 한 의사에게 치료를 갑자기 중단하지 말 것을 촉구하고, 환자들이 약을 끊을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할 것이다 등이다. 이러한 개정안 초안에 대해 제약사들은 의견을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에서는 제안된 개정안에 대해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조지타운 대학 의료센터의 아드리안 푸그-버먼 박사는 “2016년 지침은 부적절하고 위험한 처방을 줄이는 데 도움을 주는 데 성공했다”며 “진통제에 대한 비판에는 통증 환자뿐 아니라 진통제 제조업체와 이들이 자금을 지원하는 단체도 포함돼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제약 마케팅 관행에 대한 소송에서 원고측 증인은 원래 가이드라인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반면 미시간주 플린트의 이비인후과 외과의사인 바비 무카말라 박사는 이 소식을 환영했다. 무카말라 대변인은 “일부 약사들이 CDC의 제한사항을 지적하고 의사들이 처방전을 작성하지 않는 등 이 지침이 환자 치료에 장애가 되고 있다”며 “이는 고통에 빠진 환자들에게 재앙”이라고 말했다.

한편 마약성 진통제인 오피오이드는 암, 수술, 심각한 부상의 심각한 고통을 치료하는데 도움을 주지만 의사의 지시 하에 사용될 때도 중독 위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의 과다복용 사망자가 급증하기 시작하자 처방 진통제가 큰 원인으로 지목됐다. 정부는 처방전을 제한하려고 노력했지만 약에 중독된 사람들이 헤로인과 펜타닐로 바꾸면서 과다복용 전염병이 악화됐고, 이러한 종류의 불법 주사 약물은 현재 미국 과다복용 사망의 대부분과 관련이 있다.

1990년대 초반부터 일부 제약회사, 보험사, 통증 전문가들은 요통‧관절염과 같은 일반적인 질병에 이 약의 사용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압박은 다른 오피오이드보다 중독성이 덜하다고 광고한 옥시콘틴과 같은 약물의 마케팅과 관련이 있었다고 abc뉴스는 전했다.

이에 CDC는 2016년 처방 가이드라인을 개정해 만성 통증 1차 치료에 오피오이드 처방을 자제하고, 단기 통증의 경우도 처방을 3일로 제한하고 가장 낮은 수준의 복용량을 처방할 것을 권고했다. 이후 처방의 급격한 감소를 유도했지만 심한 통증이 있는 환자가 필요한 구제를 거부당하고 있다며 일부 통증환자와 제약사로부터 공격을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