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트릭스, 사모펀드에 15조6000억원에 팔리나···WSJ "31일 발표할 듯"

2014년 팁코 인수한 비스타 등과 협상...매각땐 팁코 제품과 결합 전망

컴퓨팅입력 :2022/01/31 12:01    수정: 2022/02/01 09:51

데스크톱 가상화 클라우드 기업 미국 시트릭스가 사모펀드에 15조6000억원(130억달러)에 매각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30일(미국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사모펀드 에버그린코스트캐피털(Evergreen Coast Capital,에버그린)과 비스타에쿼티파트너스(Vista Equity Partners, 비스타)가 시트릭스시스템즈(Citrix systems)를 15조6000억원(130억달러)에 인수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에버그린과 비스타는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Elliott Management)의 계열사이기도 하다. 엘리어트는 시트릭스 주식을 2015년 이래 10% 보유하고 있다. WSJ은 이번 인수가 미국시각 31일(월요일) 발표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특히 이번 인수는 미국에서 일어난 최근 몇 달 간의 레버리지 바이아웃(LBO) 중 최대 금액이라고 WSJ은 밝혔다. LBO는 적은 힘으로 무거운 물건을 드는 것처럼 적은 자본금으로 비싼 기업을 구매할 때 사용하는 인수 전략이다. 

최근 미국은 금리가 역사적으로 낮아 많은 자금을 모은 사모펀드 등 투자자들이 실행하기에 좋은 시기다. 지난해 미국에서 인수와 엑시트(자금회수)를 포함해 사모펀드들이 거래한 규모가 9000억달러에 달했다. 특히 시트릭스 같은 SW기업은 예측가능한 매출이 있어 사모펀드들이 가장 눈독을 들이는 분야다. 

시트릭스 주가 동향

엘리어트 계열 사모펀드인 비스타는 원래부터 SW에 관심이 많은 회사이기도 하다. 텍사스주 오스틴에 본사가 있는 비스타는 2014년 SW회사 팁코를 40억달러에 인수하기도 했다. 시트릭스를 인수하면 팁코와 결합, 중복 비용을 줄일 것으로 시장은 전망했다. 2020년 10월 이래 비스타는 SW회사 인수 발걸음에 주춤했는데, 세금 회피 등에 휘말리면서 1억3900만달러 세금 환수를 당한 것이 한 이유다. 비스타가 보유한 자산은 860억달러 이상이다. 이 회사 CEO 로버트 스미스는 미국에서 가장 돈이 많은 흑인이기도 하다. 포브스에 따르면 스미스가 보유한 재산은 67억달러다. 2000년 설립된 비스타는 기업 인수시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사전에 회계장부를 철저히 점검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시트릭스를 비롯해 많은 전통 SW기업들이 클라우드와 구독 기반이라는 새로운 변화 시기를 맞고 있는데, 이런 시기를 맞아 시트릭스 역시 내부적으로 많은 투자 요인을 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989년 설립된 시트릭스는 지난해 10월 CEO 겸 사장인 데이비드 헨쉘(David Henshall)이 실적 부진을 이유로 물러난 바 있다. 헬쉘은 이사회에서도 물러나 이사 수가 8명으로 줄었다. 현재 이사회 의장인 밥 캘데로니(Bob Calderoni)가 임시CEO를 맡고 있다. 지난해 11월 시트릭스는 회사 3분기 매출이 클라우드 환경 확산과 원격 근무 붐에 힘입어 전년동기보다 13% 늘었다고 발표했다. 시트릭스 주가는 지난 금요일(29일) 105.55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최근 몇달간 인수 소식이 나오면서 주가가 많이 올랐다. 블룸버그는 지난 14일 비스타가 시트릭스를 인수하기 위해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헤지펀드 엘리엇은 억만장자 폴 싱어(Paul Singer)가 1977설립한 회사로 480억달러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헤지펀드 중 최근 가장 공격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기술투자에 집중하는 에버그린과 서적으로 유명한 반스앤노블(Barnes & Noble)도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