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정부는 1인 1비즈니스 환경 만들어야"

정산연, '2022 디지털 정책 포럼' 주최...다양한 정책 어젠다 나와

컴퓨팅입력 :2022/01/19 17:19    수정: 2022/01/19 20:43

"국가전략이 기술 중심에서 벗어나야 한다. ICT 분야가 차기 정부에 제시할 디지털 어젠다는 나라 전체를 움직일만한 거여야 한다."(권헌영 고려대 교수)

"기술은 사람에 따라 달리 보인다. 누군가에게는 기술이 돈이고 누군가에게는 혁신이다. 수요지향적 혁신 플랫폼 구축이 차기 정부의 주요 이슈가 돼야 한다."(신민수 한양대 교수)

"국민 누구나 1인 비즈니스나 1인 창직을 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이게 차기 정부의 첫번째 공약이 돼야 한다."(이상직 태평양 변호사)

"소프트웨어(SW) 중심 시대다. 청와대에 소프트웨어(SW) 전담관을 두고 각 정부부처 및 지자체 정보화담당관실을 총괄 할 수 있는 각각의 컨트롤타워도 신설해야 한다."(박진호 동국대 교수)

"4차산업혁명이라는 단어보다는 디지털 경제, 플랫폼 경제, 데이터 경제라는 말이 더 많이 사용된다. 내용은 대동소이하다. 문제는디지털 전환을 제대로 하는 거다."(김정언 KISDI 본부장)

한국정보산업연합회(정산연, 회장 정진섭)가 19일 코엑스 컨퍼런스룸에서 개최한 '2022 디지털 정책포럼'에서 차기 정부가 시행해야 할 다양한 디지털 정책 어젠다들이 제안됐다. 정산연이 한국정보처리학회(회장 강진모)와 '차기 정부에 바란다'를 주제로 열린 이 행사는 코로나19로 온오프라인으로 진행됐다.

권헌용 고려대 교수가 발표를 하고 있다.

발제를 한 권헌용 고려대 교수(정보보호대학원) "IT가 30년간 민원인 역할만 했다"고 꼬집으며 "이래서는 안된다. IT를 벗어나 국방, 통일, 외교, 노동, 통상 등 국가 전부를 아우르는 디지털 어젠다를 이야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IT가 모든 분야에 스며들고 있는 디지털 대전환시대인데 데이터, SW 강화만 이야기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그는 교육을 예로 들며 "우리(디지털)가 나서서 바꾸야 하는데 우리가 안하니 사교육이 대신 했다"면서 "우리가 반성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차기 정부에 던지는 어젠다도 "나라 전체를 움직일만한 거여야 한다"면서 "우리가 경제 전략 전체를 짜는 기재부보다 더 우위에 있어야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또 기술만 이야기하면 안된다면서 "예컨대 국민경제에서 디지털이 차지하는 비중을 00%로 높이겠다. 이를 위해 제조는 어떻게 해야 한다, 이런 식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디지털 대전환 시대의 전략과 정책 방향으로 지속 성장을 위한 경제 전략과 디지털 인프라 대전환을 꼽은 그는 디지털 국가전략 방향에 대해 "기술 중심에서 벗어난 기술과 정책의 통합적 관점이 필요하다"면서 "선진국을 모방하는 관점에서 벗어난 새로운 질서 창출 주체로서 지위 확립이 요청된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는 1978년 제1차 행정전산화 기본 계획을 마련해 추진, 디지털 대장정을 시작했다. 이 계획은 1982년까지 지속됐다. 이후 제1차 국가공간정보정책 기본 계획(1995~2000년), 사이버코리아 21(1999~2002년), 디지털 정부혁신 추진 계획(2019년) 등이 잇달아 추진됐다. 이 과정에서 우리나라는 2019년 OECD가 선정한 디지털 정부 1위를 차지했고, 2020년 UN 전자정부발전지수 2위와 온라인 참여지수 공동 1위를 달성하는 성과도 거뒀다.

권 교수는 정부 주도에서 벗어나 민간 창의와 주도성을 극대화해야 한다면서 "기술 이해도 중심의 디지털 거버넌스가 아닌 도메인 지식과의 융합적 거버넌스를 추구해야 한다"면서 차기 정부는 디지털 전환을 보장하는 제도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디지털 리더십을 상징할 수 있는 인물을 발굴하는 등 분야별 디지털 영웅 프로젝트 추진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권 교수에 이어 주제 발표를 한 신민수 한양대 교수는 디지털 전환을 뜻하는 DX가 스웨덴 에릭 스톨터만 교수가 2004년 발표한 개념이라면서 "DX는 데이터를 이용한 비즈니스 변혁,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의미한다"고 해석했다  특히 신 교수는 통신, 미디어&콘텐츠, 디지털 플랫폼, SW 등 각 산업 분야별 현황을 짚으며 "수요지향적 혁신 플랫폼 구축이 앞으로 주요 이슈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SW산업에서 중요하게 인력이라면서 "단순히 프로그램 개발 인력이 아니라 디자인, 창조 인력이 필요하다"면서 "SW산업구조를 디지털서비스 산업으로 바꾸는 걸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새 정부는 늘 규제 완화를 주창한다면서 "어떤 정책 수단이 산업 활성화에 도움이 될지 잘 살펴야 한다. 융합으로 산업 구조가 바뀔텐데, 뭐를 분리해야 할 지 등을 결정하는 정책 철학과 목표 설정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주제 발표에 이어진 패널토론에는 박영호 숙명여대 교수(좌장)와 이상직 변호사(법무법인 태평양), 김정언 본부장(KISDI), 박진호 교수(동국대) 등이 참여해 차기 정부가 추진해야 할 디지털 정책을 제안했다.

이상직 변호사는 디지털 전환은 기존에 해왔던 양적 전환을 넘어 질적 변화를 수반해야 한다면서 오프라인에서 할 수 없는 다양한 서비스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진호 교수는 이번 정부에서 컨트롤타워가 부재해 디지털 전환이 미흡했다면서 청와대에 SW 전담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정부 부처 와 지자체에 SW를 총괄하는 조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박 교수는 역할이 축소된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의 SW 공학센터 기능 확대가 필요하다면서 고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도 소프트웨어정책연구원으로 승격하자"고 주장했다. 이어 우수사례로 국방과학연구소의 국방미래도전기술개발과제를 언급하며 "미래스마트국방과 사이버안보 및 치안 선도를 위한 국방과 경찰, 소방 등에서 차세대 첨단안전사업 확대 추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보산업연합회가 주최한 2020 디지털 정책 포럼이 19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