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자의 게임픽] 주요 게임사, 신사업 투자 활발...엔터와 메타버스 눈독

넥슨, 넷마블, 엔씨, 스마일게이트, 크래프톤, 펄어비스, 위메이드 등 활발

디지털경제입력 :2022/01/07 11:21    수정: 2022/01/07 12:46

넥슨과 넷마블, 엔씨소프트, 크래프톤 등 대형 게임사를 비롯해 주요 게임사들이 신사업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게임 뿐 아니라 엔터테인먼트와 메타버스 블록체인 등 신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한 분위기다.

이 같은 시도는 자체 보유한 지식재산권(IP)을 앞세운 추가 먹거리 마련과 함께 새로운 사업 진출로 글로벌 시장에서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한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7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표 주요 게임사들의 신사업에 투자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각 게임사의 행보를 보면 최근 몇 년 사이 조직 신설과 자금 투자, 인수 합병 등 다양한 방법으로 신사업 추진에 힘을 보태고 있다. 게임 사업에만 집중하지 않고 새로운 시장 트렌드에 대응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게 공통점이다.

콘텐츠 왕국 꿈꾸는 넥슨, 엔터테인먼트 공격적 투자

우선 넥슨 측은 영화 감독 루소 형제(Anthony and Joe Russo)와 프로듀서 마이크 라로카(Mike Larocca)가 설립한 AGBO 스튜디오에 4억 달러(약 4천800억 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번 투자는 넥슨 필름&텔레비전 조직이 주도했으며, 올 상반기 중 최대 1억 달러(1천200억 원)를 추가로 투자할 예정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넥슨 필름&텔레비전은 던전앤파이터' '바람의나라' '메이플스토리' '카트라이더' 및 엠바크 스튜디오 개발 신작 등 넥슨 글로벌 IP의 영향력 및 가치 확장을 위해 지난해 7월 탄생한 신설 조직이다.

넥슨이 마블 영화 제작사인 AGBO에 최대 5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앞서 넥슨 측은 지난 2020년 15억 달러(약 1.7조 원, 1달러당 1천129.30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한다고 밝힌 이후 미국의 완구 회사 해즈브로와 일본의 엔터테인먼트 계열사를 보유한 지주사 반다이남코 홀딩스, 코나미홀딩스, 세가 사미 홀딩스 등에 투자를 하기도 했다.

이러한 넥슨의 행보는 김정주 창업주의 복심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중론이다. 김정주 창업주는 넥슨을 디즈니처럼 콘텐츠 왕국으로 만드는 것을 꿈꾸고 있다고 알려졌다. 향후 넥슨이 자체 게임 IP 세계관을 활용한 드라마 및 영화 제작 사업과 함께 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 사업에도 진출할지 지켜봐야하는 이유다.

스마일게이트와 크래프톤, 엔터테인먼트 사업 추진 박차

스마일게이트와 크래프톤도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나선 상태다.

스마일게이트는 유명 영화 제작사 리얼라이즈픽쳐스와 함께 조인트벤처(JV)인 스마일게이트리얼라이즈(SmilegateRealies)를 설립했다. 스마일게이트홀딩스 IP사업개발담당인 백민정 상무가 신설 법인 대표를 맡고 있다.

해당 법인에서는 멀티 콘텐츠 IP를 활용한 영화와 드라마 등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스마일게이트가 해당 법인을 통해 '크로스파이어' IP 확장과 함께 신규 IP 발굴을 통한 사업에 나선다고 알려져 귀추가 주목되는 상황이다.

스마일게이트와 리얼라이즈가 조인트벤처(JV)를 설립했다.
펍지유니버스 후속 단편영화 방관자들 1월 29일 공개.
도깨비 스크린샷.

크래프톤은 '펍지유니버스'의 단편영화를 차례로 선보이며 엔터테인먼트 사업 추진에 팔을 걷어 붙였다. '펍지유니버스'는 배틀로얄 장르 '배틀그라운드'의 생존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세계관이자, 다양한 장르와 플랫폼을 통해 세계관을 전파하는 콘텐츠 프랜차이즈다.

크래프톤 측은 지난해 6월 '진실 2부작' 첫 편인 마동석 주연의 단편영화 '그라운드 제로'를 선보였으며, 오는 29일 태이고 지역 세계관을 완성시킬 시리즈의 최종편 '방관자들'을 공개하기로 했다.

펄어비스는 북미 메타버스 엔터테인먼트 기업인 하이퍼리얼에 3백만 달러 투자를 단행하기도 했다. 하이퍼리얼은 유명인을 기반으로 한 초현실적인 디지털 아바타 '하이퍼모델(HyperModel)' 제작사다.

이 회사는 신작 '도깨비'를 메타버스 게임으로 선보인다는 계획도 밝혔다. 도깨비는 주인공이 도깨비를 찾아 떠나는 모험을 독특한 세계관으로 풀어낸 '도깨비 수집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 장르다. 이 게임은 우리나라 고유의 문화재와 유물 등을 활용한 K콘텐츠의 메타버스 융합이 핵심 볼거리로도 꼽히고 있다.

메타버스 새 먹거리로 급부상...넷마블 투자 활발

메타버스와 블록체인 등에 투자하고 있는 게임사는 늘고 있는 추세다. 넷마블이 최근 투자 부분에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면, 엔씨소프트는 유니버스 플랫폼을 구축해 엔터테인먼트와 메타버스 블록체인 융합을 시도하는 중이다.  

넷마블의 메타버스 사업은 자회사 넷마블에프앤씨가 주도하고 있다. 넷마블에프엔씨는 지난해 8월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한데 이어 10월 실사형 스포츠게임 전문 개발사 나인엠인터렉티브를 100% 흡수합병하기도 했다.

넷마블에프엔씨 메타버스 VFX 연구소 조감도.

넷마블에프엔씨의 자회사로 편입된 나인엠인터랙티브는 모바일 게임 개발 외에도 딥러닝을 활용한 메타휴먼 생성 기술을 비롯해 모션캡처, 네트워크 등 다양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기술 기반 기업이다.

또한 이 회사는 메타버스 VFX 연구소를 설립하기로 했다. 광명 소재의 해당 연구소는 단일 모션캡처시설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연구소에는 모션캡처와 크로마키, 전신 스캐닝 등 메타휴먼 제작 및 메타버스 구현이 가능한 제작 공간 및 최신 장비 시설들로 채워진다. 

엔씨소프트 유니버스, 글로벌 2천 만 다운로드 돌파.

엔씨소프트는 일찌감치 유니버스 플랫폼을 통해 엔테테인먼트와 메타버스 블록체인 사업 융합을 시도하고 있다.

유니비스는 온오프라인 팬덤 활동을 돕는 올인원 플랫폼이다. AI 음성 합성, 캐릭터 스캔, 모션캡처, NFT 등 엔씨소프트가 보유한 IT 기술을 엔터테인먼트 콘텐츠와 결합해 제공하고 있다.

해당 플랫폼은 지난 해 1월 28일 글로벌 134개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2천만 다운로드 수를 돌파한 상태다. 무엇보다 월간 활성 이용자(Monthly Active Users)는 약 330만 명을 넘어서면서 엔터 팬덤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기도 했다.

블록체인 게임 시장 리딩 위메이드...컴투스 그룹 C2X 플랫폼 구축 투자

위메이드와 컴투스 그룹도 신사업 투자 소식을 잇따라 전하고 있다. 위메이드와 컴투스홀딩스는 각각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위믹스 생태계 확장과 C2X(가칭) 구축에 나섰다면, 컴투스는 메타버스 플랫폼 컴투버스의 탄생을 알리기도 했다. 각 사는 신사업 추진에 자금을 투자하며 보다 공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위메이드는 최근 글로벌 2대 디지털자산 은행인 스위스 시그넘(Sygnum) 은행의 시리즈 B 펀딩 라운드를 통한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고, 위믹스의 캐주얼 라인업 확대를 위해 선데이토즈 인수를 결정하기도 했다.

여기에 이 회사는 클레이튼 기반의 신규 디파이(De-Fi, 탈중앙화금융) 서비스 클레임스왑(ClaimSwap)과 블록체인 기반 프롭테크(prop-tech) 스타트업 카사에 잇따라 투자하며 눈길을 끌었다. 

위믹스
C2X 블록체인 플랫폼 티징 사이트.

컴투스 그룹의 신사업은 크게 지주사인 컴투스홀딩스와 컴투스 두 축으로 나뉜다. 두 회사는 각각 블록체인과 메타버스 사업에 매진하고 있다. 컴투스홀딩스는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C2X 구축에 팔을 걷어 붙였다면, 컴투스는 기업인수와 투자 등을 통해 메타버스 컴투버스 플랫폼 완성에 노력하는 중이다.

특히 컴투스는 최근 자회사 위지윅스튜디오와 함께 이정재와 정우성이 설립한 아티스트스튜디오 및 아티스트컴퍼니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투자 합의서를 체결하기도 했다. 향후 이 회사는 톱 클래스 배우 라인업 등을 활용한 영상 콘텐츠 제작 및 자체 게임 개발 등을 추진하며 메타버스 플랫폼 컴투버스 생태계를 위한 전략적 시너지를 높여간다는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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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투버스 영상 공개.

여기서 끝이 아니다. 컴투스는 '애니모카 브랜즈' '캔디 디지털' ‘더 샌드박스' '업랜드' '미씨컬 게임즈' 등 메타버스 블록체인 산업을 선도하고 있는 해외 여러 기업에 투자하며 모회사 컴투스홀딩스의 C2X 구축에도 적극 나선 상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주요 게임사들이 엔터테인먼트와 메타버스 블록체인 등 신사업에 공격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기존 게임 사업과 연계하려는 시도 역시 계속 추진하는 분위기"라며 "그간 조직신설과 투자 내역 등을 보면 새해 주요 게임사의 신사업에서 희소식이 있을지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