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와 일을 융합할 '메타버스 세계 창조자' 키우겠다"

심종혁 서강대 총장 "'메타버시티'와 '전문대학원'이 창조자 육성 양날개"

인터넷입력 :2021/11/09 09:40    수정: 2021/11/10 08:22

"교육의 본질은 '세상에 필요한 사람'을 육성하는 겁니다. 그리고 지금 '메타버스(Metaverse)'라고 하는 '새로운 세상'이 열리고 있습니다. 이 새로운 세상에서는 누구나 자신이 살아갈 공간을 스스로 만들게 됩니다. 개인이 아이디어를 통해 메타버스 공간에서 스스로의 삶의 '창조자'가 되는 것입니다. 서강대학교는 '메타버스 세계의 창조자'를 육성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심종혁 서강대학교 총장은 지난 5일 지디넷코리아와의 인터뷰를 통해 국내 처음으로 '메타버스 전문대학원'을 설립한 취지와 배경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심 총장은 앞으로 전개될 세상을 '메타버스 시대'라 부를만 하고 새로운 시대에 맞게 새로운 인재관과 교육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심 총장은 특히 메타버스 시대를 주도할 새로운 인재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창의적인 생각'과 '융합적인 사고'가 필요하고 이를 현실로 구현해줄 수 있는 기술에 대한 높은 이해를 덧붙여야 한다고 말했다.

심종혁 서강대학교 총장. (사진=서강대 제공)

심 총장은 메타버스 시대의 가장 큰 특징으로 '놀이'와 '일'의 융합을 꼽았다. 지금까지는 필요한 물건을 생산하고 소비하는 게 경제 핵심원리이던 시대였다면, 앞으로는 놀이가 곧 일이 되는 시대로 경제 중심이 바뀌어 갈 것이라는 의미다. 기업은 소비자의 '놀이'를 잘 이해해야 서비스를 만들어낼 수 있고, 개인도 놀이를 통해 일감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뜻이다. 놀이에서 창의의 싹이 솟아나고, 놀이를 일로 전환하려할 때 융합의 꽃이 피어난다는 생각이다.

심 총장은 이를 위해 두 가지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메타버스 전문인력을 육성하는 '메타버스 전문대학원' 설립이 그 하나고, 서강대학교 전체를 메타버스 놀이터로 만드는 '메타버시티’ 건설이 또 하나다. '메타버스 전문대학원'은 기술, 경영, 콘텐츠 등 메타버스 비즈니스를 위한 핵심 3요소가 결합된 석박사 과정으로 진행되고, 메타버시티는 서강대학교를 메타버스 공간에 재건설하고 세계 주요 각국 예수회 계열 대학과 연결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다음은 심종혁 총장과의 일문일답.

-국내 처음으로 서강대학교에서 메타버스전문대학원을 설립했는데, 그 취지와 배경에 대해 먼저 말씀해주십시오.

"메타버스 전문대학원은 올해 제가 취임하면서 발표한 ‘서강 VISION 2030’의 일환입니다. AI 메타버스 시대를 선도하는 미래 인재 양성을 위한 것이죠. 지난 9월 14일 이사회 의결을 통해 설립됐습니다. 이미 인공지능의 빠른 진화에 의해 우리 사회의 산업 구조와 고용 구조가 심각한 구조조정의 압력을 받고 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메타버스라는 새로운 세상으로의 확장은 인공지능으로 인한 급속히 위축되는 현실세계의 돌파구 역할을 해주고 있다고 봅니다. 새롭게 열리는 세상은 당연히 새로운 인재상을 요구합니다. 교육도 당연히 이에 부응해야 한다고 봅니다. 저희 메타버스전문대학원은 이러한 시대의 요청에 대한 서강의 응답입니다."

-교육 목표도 설명 부탁드립니다.

"메타버스 산업이 요구하는 ‘창의융합적 역량’과 산업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기술 역량’을 고루 갖춘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합니다. 이를 위해 ‘6C’ 모델에 기반한 교과과정을 체계적으로 마련하고 있습니다. 6C는 ‘창의적 기획(Creativity), 소통과 협업(Communication), 시장대응 비즈니스(Commerce)’라는 창의형 융합 역량과 ‘기술기획(Content Technical Planning), XR개발(Computational XR Capability), 그리고 핵심기술(Core Competence)’의 산업수요 기술 역량을 말합니다. 이러한 역량을 갖춘 인재를 길러내기 위해 산학협력의 프로젝트 기반 수업이 주를 이룰 예정입니다."

심종혁 서강대 총장.

-강사진과 커리큘럼도 소개해주시기 바랍니다.

"세부 전공은 ‘메타버스 비즈니스, 테크놀로지, 엔터테인먼트’ 등 총 3개이지만, 실제 교육은 전공 영역을 허문 융합형 역량 강화에 초점을 두고 진행될 것입니다. 교내에서는 5개 전공 분야의 20여 명의 교수들이 참여하며, 산학협력 기반의 프로젝트 수업을 위해 다수의 외부 저명 전문가들이 초빙교수로 팀티칭에 직접 참여하게 됩니다. 커리큘럼은 산업 수요에 기반한 문제해결형, 프로젝트 기반형 수업으로 짜여지고 있습니다. 메타버스 비즈니스 전공에는 메타버스 금융, 메타버스 MBA와 같은 과목들이 있으며, 테크놀로지 전공에는 블록체인 응용, AI와 크리에이티브 미디어, 메타버스 개발 프로젝트 등이 포함됩니다. 그리고 엔터테인먼트 전공에는 메타버스 기획이나 스토리텔링, 그리고 캡스톤디자인 프로젝트 과목들이 있습니다."

-커리큘럼과 메타버스의 상관관계에 대해 좀 더 상세하게 설명해주십시오.

"저희는 커리큘럼을 확정하기 위해 이미 올 봄에 XR 업계의 필요와 요구를 세밀하게 파악하기 위한 시장조사를 실제로 실시했습니다. 기술기획, 기술PD에 대한 시장 수요가 큰 점과 기업 애로를 함께 해결할 수준의 고급인재에 대한 시장의 목마름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저희가  준비한 커리큘럼은 시장 수요에 긴밀하게 대응하기 위한 것임을 다시 한번 말씀드립니다. 세부 커리큘럼은 이미 저희 학교 홈페이지에도 공개되어 있습니다. 이미 이러한 커리큘럼이 시장의 평가를 받고 있다고 봅니다. 입시 지원율이 상당히 높습니다. 저희에 대한 기대는 충분히 확인되고 있습니다. 실제 교육에서도 좋은 효과들이 많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어떤 분들이 강의를 들으면 좋을 것 같습니까.

"크게 두 그룹을 나눠볼 수 있습니다. 첫째 그룹은 학부 교육만으로는 자신이 원하는 미래 유망 분야에서 필요로 하는 역량을 제대로 갖추지 못해 아쉬워하는 학부생들에게 산업계와 직결되는 성장 출구의 역할을 할 것입니다. 둘째 그룹은 이미 메타버스와 관련된 직종에 있거나 이 분야로 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업계 재직들일 것입니다. 이미 IT 미디어 분야는 말할 것도 없고 금융계, 법조계 등에서 관심이 매우 높습니다."

-서강대학교는 궁극적으로 메타버스 캠퍼스를 지향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 같은데, 그 모습을 구체적으로 그려주셨으면 합니다.

"저희 서강은 이미 메타버스 유니버시티(메타버시티) 기획연구위원회를 꾸려서 3차에 걸쳐 심도있는 결과 발표회를 가졌고 서강이 중심이 되는 메타버시티 구현을 위한 청사진을 마련했습니다. 이제 곧 이를 실현시키기 위한 추진위원회를 발족하게 됩니다. 이 추진위원회에는 관련 산업계에서도 참여해서 명실상부한 산학협력형 메타버시티 구현에 적극 나설 계획입니다. 그리고 저희가 개발하는 메타버시티는 저희 서강 뿐만 아니라 이를 필요로 하는 국내외 대학들에게도 개방할 계획입니다. 전 세계 예수회 대학들도 참여하는 명실상부한 글로벌 메타버시티 구현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오프라인 캠퍼스와 메타버스 캠퍼스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메타버시티는 우선 재밌게 놀고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지향합니다. 그래서 첫 번째 프로젝트가 신입생을 대상으로 한 ‘보물찾기’ 프로그램일 정도이지요. 그러나 놀이가 단지 놀이로만 끝나지 않길 바랍니다. 놀이가 교육과 경제와 어울리는 곳이 됐으면 합니다. 이를 테면 놀이의 결과물이나 개별 학습의 과제물이 그것으로 끝나지 않고 창작물로 거듭나고 재활용되는 공간 말이죠.

그런 방향성이 메타버스의 세계라고 봅니다. 가상과 현실이 서로 교감하면서 양쪽 모두 확장되는 세계, 참여 주체 모두가 창조자인 세계, 일과 놀이가 창조적으로 융합되는 세계...서강대학교는 메타버스 대학원과 메타버시티를 통해 이런 새로운 세계를 관통할 인재를 집중적으로 육성하겠습니다."

심종혁 서강대 총장은 그 스스로 융합형 인재이기도 하다. 올해 초 제16대 서강대 총장에 취임한 그는 학부시절 서강대에서 수학·물리학을 전공했다. 또 물리학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신학 박사이기도 하다.

관련기사

한편 인터뷰가 진행된 날(5일)은 메타버스 전문대학원 첫 신입생 모집 마감일이었다. 석사 30명과 박사 9명 정원에 150명 넘게 지원했다고 한다. 경쟁률은 4대1. 인터뷰에 배석한 현대원 메타버스 전문대학원 원장은 "지원자 면면을 보니 떨어뜨리기 아까운 사람이 너무 많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대담: 이균성 콘텐츠 총괄 에디터, 정리: 김성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