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바우처] 시설물 관리, AI로 비용 낮추고 정확성과 안정성은 높여

점점 노후화하는 공공시설물 지킴이로 AI가 부각...터널 등에 적용

중기/스타트업입력 :2021/10/21 08:00

인공지능(AI) 활용범위가 점점 넓어지고 있다. AI로 와인을 추천하고 AI 세탁기도 오래전에 등장했다. 산업 분야도 마찬가지다. 제조, 금융, 물류 등에서 AI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시설물 안전 점검 분야에서도 AI가 맹활약하고 있다. 국내 도로와 지하시설물 노후화가 심각한데 AI가 이를 해결하는 해결사로 떠올랐다.

시설물통합정보관리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시설물관리법에 따라 관리하는 1‧2‧3종 시설물이 16만 381개다. 이중 준공 후 30년 이상된 시설이 2만 7997개로 전체 시설물의 17.5%에 달한다. 또 10년 안에 준공 30년 이상 되는 시설물은 26.8%로 늘어난다. 이런 노후시설물의 안전점검은 대형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매우 중요하다. 노후시설물 뿐 아니라 도로, 열차 등 많은 분야에서 안전을 높이기 위해 인공지능(AI) 같은 신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시설물 안전점검에서 AI를 적용해 작업자의 안전성과 진단 정확성을 높이는 한편 비용을 절감하는 사례가 속속 나오고 있는데 이의 대표적 업체가 딥인스펙션(대표 이철희)이다. 1998년 설립된 이 회사는 인공지능을 이용해 터널 및 교량 시설물의 안전점검을 자동화하는 기술을 개발 했다. 지난해 국내 최초로 인공지능 기술과 영상처리기술을 활용한 신기술 인증(NET 898호)도 취득했다.

지난해부터 과기정통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원장 김창용)이 AI강국을 위해 시행하고 있는 'AI 바우처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딥인스펙션은 공공시설물의 안전점검을 보다 효율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인공지능 솔루션을 개발, 적용했다. 공공시설물 노후화가 가속화하고 있는 반면 인력에 의존하는 기존 안전 점검 및 진단 방식은 점검자의 추락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등 열악한 작업환경으로 좋은 인력이 오기를 꺼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런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딥인스펙션은 인공지능을 이용한 딥러닝 기반 균열 및 결함 자동 검출 측정 솔루션을 개발, 공공시설물의 균열과 결함을 자동으로 검출하고 측정한다. 이 기술은 교량, 하수관로, 댐 등 다양한 시설의 안전 분야에 활용할 수 있다. 지난해 시설물 안전법이 개정되면서 시설물 외관 조사 및 상태 평가에 영상처리, 로봇 등 신기술 활용이 가능해졌는데 앞으로 인공지능 기술 도입이 더 활발해 질 전망이다.

딥인스펙션 기술은 기존 인력에만 의존하던 도로 터널 유지관리와 달리 1km의 터널을 48시간 이내에 인공지능 기반으로 영상처리를 할 수 있다. 이에 기존 기술 대비 1.5배 이상 정확도 향상과 시간 단축, 인력 감축 등 경제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금액으로 치면 연간 수백억 원 이상의 정부 예산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이 회사는 추정했다.

딥인스펙션이 참여하고 있는 과기정통부의 'AI 바우처 사업'은 건설, 도로, 제조, 유통, 항만 등 각 산업에 AI를 적용, 각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폭넓은 AI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시행되고 있다. AI 솔루션을 도입해 경쟁력을 높이려는 중소·벤처기업(수요기업)에게 AI 솔루션을 도입할 수 있는 바우처를 제공한다.

1994년 성수대교 붕괴 직후 시설물 안전 및 유지관리 특별법이 제정됐지만 아직 육안으로 안전점검을 수행하는 등 안전사고 위험은 물론 결함 검출 결과에 대한 객관성 및 신뢰성 문제를 낳고 있다. 이에 딥인스펙션은 드론을 이용해 촬영한 영상 데이터를 인공지능 기술과 접목해 결함을 검출하고 그 결과를 정량화한다. 데이터 기반으로 객관성 및 신뢰성을 높이는 것이다.

이철희 딥인스펙션 대표는 "AI 바우처 사업 덕분에 인공지능 기반 시설물 안전점검 및 진단을 자동화할 수 있었다”면서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터널 및 교량 시설물 안전점검 자동화뿐 아니라 공항 활주로 포장 상태 평가에도 신기술을 적용할 수 있었다"고 반색했다. 이 대표는 “더 빠르고 정확한 분산 딥러닝 플랫폼 고도화를 위해 특화된 HPC(고성능컴퓨팅) 기반의 IDC(인터넷데이터센터)도 준비 중"이라고 덧붙였다.

화물열차 분야에도 AI가 도입돼 산업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코로나19로 글로벌 해운물류 운송 대란이 일어났지만 육상 철도 운송량은 5배 이상 증가했다. 국내서는 화물열차를 이용해 양회, 컨테이너, 석탄, 철광, 유류, 광석 등이 주로 운송된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0년 기준 철도통계연보에 따르면 민간기업이 보유한 시멘트 및 유조화차 2203량 중 94%(2073량)가 20년 이상 노후 차량에 해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화물열차의 노후 차량 비율이 계속 높아지고 있지만 이를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전략이 없는 상황이다. 차량 노후화는 탈선사고 주요 원인인데 안전뿐 아니라 화물 물류 운송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2021년 AI 바우처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케이티엠엔지니어링(대표 송영천)은 분석지능 기술을 활용해 화물열차의 차륜 및 차축 베어링 장치의 고장 전조를 예측하는 솔루션을 개발, 현장에 적용했다. 철로에 설치한 센서를 통해 초음파, 소음, 온도, 진동 등 상태정보를 수집하고 인공지능 학습모델을 통해 상태 진단 및 고장 전조를 예측, 정보를 제공한다. 인공지능 예지 정비를 통해 유지보수 체계를 갖추면 철도차량 유지보수 비용이 연간 약 600억 원 정도 절감할 수 있다는게 케이티엠엔지니어링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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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천 케이티엠엔지니어링 대표는 "노화가 진행되는 철도차량의 부품 손상과 불필요하게 발생하는 유지보수 비용을 감소시키려면 예지 정비 기술 발전이 필요하다"면서 "AI 바우처 지원으로 철로 지상 설치 센서를 통한 상태 정보 수집과 지상에서 철도차량의 차륜과 차축 베어링의 상태 감시 모니터링 시스템으로 수집한 정보를 인공지능 학습모델을 통해 고장 전조를 예측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앞으로 케이티엠엔지니어링은 고장 전조를 예측하는 인공지능 기반의 스마트 예지 정비 솔루션을 개발, 이를 기반으로 안전과 함께 유지보수 비용도 절감할 수 있는 시스템을 선보일 예정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AI 바우처 사업 참여기업이 인공지능을 활용해 국민 안전을 위한 새로운 기술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면서 "안전한 국민의 삶을 위해 점차 다양하고 복잡해지는 시설물의 안전 확보가 사회적 관심사로 떠오른 만큼 AI를 활용해 안전 사회 조성에 힘쓰는 기업들을 꾸준히 지원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