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7번째로 자국 기술력으로 개발된 중대형 발사체 ‘누리호’가 9일 후인 21일 발사된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12일 누리호 발사 전 기자 간담회를 온라인으로 진행해, 누리호 발사 과정에 대해 소개했다.
항우연은 지난 2013년 우리 기술력으로 개발한 최초의 우주발사체 ‘나로호’를 쏘아 올리는데 성공한 후, 단일 엔진 기준 75톤급으로 규모를 키운 누리호를 21일 1차로 쏘아 올린다. 전남 고흥에 위치한 우주센터에서 정남쪽으로 누리호를 발사한다.
오승협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발사체추진기관개발부장은 “현재 자국 기술로 중대형 엔진 개발에 성공한 나라는 6개에 불과하다”며 “다음주 시험 발사에 성공하면 우리나라가 7번째로 우주개발 강대국으로 등극할 수 있다”고 말했다.
1톤급 이상의 실용급 위성을 발사할 수 있는 우주발사체를 개발한 국가는 아직 러시아, 미국, 중국, 일본, 인도 등 6개국에 불과하다. 설계, 제작, 시험, 인증, 발사의 전 과정을 독자 기술로 수행했다.
또한 제2 발사대를 자체 구축했는데, 지난 2018년 11월 시험발사체 발사에 성공하면서 발사체 서브 시스템, 엔진 등 독자 설계 건전성을 입증했다.
오 부장은 “누리호 개발 사업을 진행하며 발사체 산업 생태계 조성과 산업 역량을 강화를 항우연이 지원했다는데 의의가 있다”며 “발사체 총 조립하는 업체, 엔진 조립업체, 발사체 구성품, 서브시스템 업체 등만 해도 30여개, 연계 기업까지 합치면 300여개로, 약 500여명의 인력이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나로호의 경우 2009년, 2010년 각각 1,2차 발사 실패를 거쳐 2013년 3차에서 발사에 성공했다. 항우연은 나로호 발사 시험과 동시에 2010년 3월 누리호 개발에 착수했다. 내년 10월까지 계획된 누리호 관련 예산은 1조9천572억원에 달한다.
누리호는 총 길이 47.2m에 무게 200톤인 발사체다. 약 10년 전 발사된 나로호는 직경 33.5m, 무게 140톤이었다. 누리호에는 3단의 엔진과 연료탱크 묶음(클러스트)이 탑재됐다. 1단은 75톤급 액체엔진 4기, 2단은 75톤급 액체엔진 1기, 3단은 7톤급 액체엔진 1기로 구성됐다.
발사 성공 기준 : 위성모사체 700km 저궤도 진입
항우연은 1차 발사에서 위성모사체가 목표 궤도에 진입할 수 있는지 확인한다. 이날 발사에서는 실제 위성 대신 1.5톤에 달하는 위성모사체만 싣고 오른다.
한상엽 항공우주연구원 발사체 신뢰성 안전품질보증부장은 “위성이 궤도에 진입해 지구를 한 바퀴, 두 바퀴 도는 것까지 보는 것은 아니고, 오로지 누리호가 600~800km 고도 사이에 투입할 수 있느냐를 보고 성패를 판단한다”고 밝혔다.
목표한 고도인 600~800km 구간에 오르기까지 900여초가 소요될 예정이다. 700km 기준으로 발사 후 967초 경 궤도에 진입할 전망이다. 이때 속도는 초속 7.5km다.
고도 700km까지 1단 분리, 페어링 분리, 2단 분리 과정이 진행된다. 각각 고도 59km, 191km, 258km 지점에서 이뤄진다. 700km 지점에서는 최종 목표인 위성모사체를 분리한다. 지상거리로 치면 1,2단 각각 예상 낙하 지점은 발사장에서 약 413km, 2천800km 떨어진 해상이다.
1차와 달리 내년 5월로 예정된 2차에서는 0.2톤의 검증위성과 나머지 중량을 맞추기 위한 모사체를 함께 싣는다.
발사 전 날 : 발사대 기립과 주요 기능 점검
발사체가 발사대로 이동하는 과정은 발사 하루 전날인 20일에 진행된다. 오전 7시10분부터 발사체 이송을 시작한다. 발사대까지 올리는데 1시간 30분이 소요된다. 발사 패드에 발사체를 고정해 기립시킨 후 5층으로 구성된 엄빌리칼 타워에 연결시킨다. 각 층에 페어링 페이로드, 전기 장치, 장비 간 통신 장치, 추적 장치 등 구별된 부분들이 존재한다.
발사 당일 : 최종 점검 후 기상 고려해 발사 시간 결정
발사 당일 준비는 6시간 전부터 시작한다. 전 날 했던 관제 장비, 추진 공급계와 밸브 등 여러 기구들도 이날 한번 더 최종적으로 점검한다. 확인 후에 연료와 산화제 순으로 충전한다. 연료탱크가 먼저 채워지면 발사체 기립 장치가 내려가게 된다.
정확한 발사 시각은 그날 기상상황과 기술점검 통과, 우주 물체 충돌 가능성 분석 결과 등에 따라 결정된다.
본격 발사는 발사자동운용 시스템을 통해 발사 10분 전 시작된다. 한번 시스템을 가동시키면 수동으로 중단할 수 없다. 발사 후 궤도에서 벗어나 추락할 가능성이 있거나 재산, 인명 피해 등 돌발 상황에 대비해 발사체를 폭파시키는 과정은 예비돼 있다.
아울러 해외 민간우주개발기업들이 유튜브를 통해 로켓 발사 과정을 실시간 중계하는 것과 달리, 항우연은 이를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내부 검토 후 가능할 경우 언론 등을 통해 공개할 계획이다.
한 부장은 “발사체 내외부에 카메라를 싣고 비행하게 되는데, 통제동에서는 실시간으로 상황을 다 추적할 수 있다”며 “하지만 해외 스페이스X 같은 상용발사체 기업들을 보면 카메라를 직접 연결해 생중계 해주기도 하는데, 아직 우리는 처음 시도하다보니 생중계는 어렵고 나중에 확인 후 필요에 따라 공개하겠다”고 설명했다.
향후 계획 : 내년 2차 발사 후 4회 추가 발사 예정
항우연은 내년 2차 발사 후 2027년까지 4회에 걸친 추가 발사를 통해 상용화를 준비할 계획이다. 누리호 신뢰도 향상을 위한 추가 발사 사업은 지난 6월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했다.
2025~2030년에는 500kg 이하의 소형위성 수요증가에 대비해 누리호 기술을 소형 발사체 플랫폼으로 연계 및 확장할 계획이다. 2030~2040년에는 저궤도 대형위성, 정지궤도위성 등 다양한 우주 임무 수행과 관련한 국내 수요가 풍부할 경우 대형발사체 플랫폼 관련기술을 확보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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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부장은 "누리호 발사를 2번 성공하면, 향후 누리호 발사체를 고도화 할 계획이다"면서 "지속적인 발사를 통해 신뢰도를 확보하고, 실용급 위성 발사와 민간 주도 발사 서비스 기반을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추가로 4번 더 발사할 계획"이라며 "항우연의 기술을 민간에 성공적으로 이전하는데도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