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의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바이브는 실시간 차트 중심의 기존 음악 플랫폼 체제에 도전장을 내밀며 2018년 출시됐다.
바이브에서도 ‘톱 100 차트’를 제공하고 있긴 하지만, 이 차트는 실시간으로 집계되지 않고 일간 기준, 아이디 1개당 1회 스트리밍을 반영해 인위적 차트 조작 가능성을 낮췄다.
나아가 바이브는 인공지능(AI) 기반 개인 맞춤 믹스테이프를 비롯해 실시간으로 타 이용자와 소통하며 음악을 들을 수 있는 ‘파티룸’, 돌비 애트모스 등 기능으로 다양한 음악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기자는 바이브의 ‘파티룸’을 함께 개발한 임원석 개발 리더, 명한나 디자인 리더, 이승준 기획 프로젝트 리더를 5일 서울 강남구 네이버클라우드 사무실에서 만나, 서비스 개발 뒷이야기를 들어봤다.
다음은 임원석 개발 리더, 명한나 디자인 리더, 이승준 기획 프로젝트 리더(PL)와의 일문일답.
Q. 바이브에서 맡은 역할과 그간 해온 일을 소개해달라.
명한나 디자인 리더: 네이버 튠 CIC(Company In Company)에서 바이브 디자인을 맡고 있다. 음악 서비스의 앱과 웹을 디자인한 지는 3년 정도 됐다.
이승준 PL: 올 초 바이브 팀에 합류했다. 바이브 안에서 파티룸을 비롯해 다양한 오디오 콘텐츠를 기획 중이다.
임원석 개발 리더: 튠 CIC에서 개발 직무를 맡고 있고, 바이브뿐 아니라 기존 오디오 클립, 네이버 뮤직 개발도 담당했다. 네이버에서 출시되는 오디오, 동영상 관련 기능을 맡아 개발 진행 중이다. 이번에는 바이브 파티룸 개발을 담당했다.
Q. 네이버 바이브에서 ‘이 부분은 특히 신경 썼다’ 하는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명한나 리더: ‘음악을 어떻게 재미있게 들을 수 있을까’를 고민하며 음악 재생 화면에서 가사, 노래방, 파티룸 기능 등 총 네 개 탭을 구성했다.
특히 파티룸에서는 하트, 엄지, 폭죽, 박수 등 여섯 개 이모티콘을 표현할 수 있는데, 방 하단에 배치된 참여자의 이모티콘도 ‘뽀글뽀글’ 올라오도록 디자인해 호스트가 이용자들의 표현을 즉각적으로 알아차릴 수 있도록 했다. 향후 파티룸 이모티콘을 10개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이승준 PL: 음성 대화와 음악 감상을 한 기능에 담기 위해 디자인과 기술 등 풀어야 하는 숙제가 많았다. 특히 음질 관련 제약이 많았는데, 이를 개선하기 위해 출시 직전까지도 계속해서 서비스를 손봤다.
임원석 리더: 음성 채팅과 스트리밍 기능, 상충하는 두 기능을 고품질로 공존하게 하려고 애를 썼다. 또 끊김없이 재생이 이뤄질 수 있도록 네트워크 환경의 다양성을 고려해 서비스를 설계했고, 기기 스피커, 유·무선 헤드셋, 외부 스피커 등 다양한 재생 환경에서도 고음질과 음성 채팅 기능을 놓치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특히 빠듯한 개발 일정 속에서도 이를 구현하기 위해 실무진들이 많은 고생을 했고, 그간의 아이디어와 노력이 결실을 본 것 같아 기쁘다.
Q. 바이브에서 음성 채팅과 음악 감상을 같이 할 수 있는 ‘파티룸’ 기능은 어떻게 도입하게 됐나?
이승준 PL: 바이브는 음악 스트리밍뿐 아니라 오디오 콘텐츠 측면에서 다양한 경험을 추구하고 있다. 곡을 따라 부를 수 있는 노래방 모드, 돌비 애트모스 기능과 함께 파티룸도 그중 하나다. 영화 OST 소개, 영어 교육 콘텐츠 등 파티룸을 통해 음악과 음성이 합쳐진 새로운 콘텐츠가 나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Q. 파티룸을 사용해보니 대화와 음악 듣기를 함께 하기에는 오디오가 겹쳐 대화를 많이 하지 않게 된다. 문자 채팅 기능을 도입할 계획이나 다른 수정 계획이 있는지?
이승준 PL: 이모티콘 옆에 자동 볼륨 조절, 음악 볼륨 조절 버튼을 배치해 음악, 대화 중 자신이 원하는 기능에 집중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또 ‘신청곡을 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라는 피드백을 받아, 음악 감상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채팅 등 다른 기능을 도입할 계획이다.
Q. 파티룸 기능 도입으로 선곡 크리에이터들의 활동이 활발해질 전망인데, 이들을 위한 지원 프로그램이 있는지?
이승준 PL: 이번 달 내로 크리에이터 지원책을 공개할 예정이다. 트위치의 경우에는 파트너 스트리머가 ‘나 외국계 회사에 취직했어’라고 말할 정도로 크리에이터 지원 정책이 잘 돼있다. 바이브에서도 보상 뿐 아니라 창작자로서의 명예도 얻을 수 있도록 지원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Q. 파티룸, 이용자들에게 인기는 어떠한가?
이승준 PL: 파티룸 이용자는 지속해서 늘고 있다. 특히 한번 파티룸을 이용해본 사용자가 다시 서비스를 찾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5분 이상 파티룸에 머무르는 수치가 40%가 넘는다. 30분 이상 서비스에 머무르는 비율은 전체의 23%나 된다. 처음 입장 후 자신의 취향에 맞는 방을 고르면 이후에는 오래 머무르는 이용자 패턴을 많이 보인다.
Q. 바이브를 기획•개발•디자인하며 뿌듯했던 기억은?
명한나 리더: 트위터나 블로그 등에서 ‘바이브 써보니 좋더라’ 하는 후기를 발견했을 때 가장 뿌듯하다.
이승준 PL: 서비스 출시 전까지 구성원들과 토론하는 과정에서 많이 싸우기도 하는데, 출시 후 이용자 수치 등 그래프가 우상향했을 때 매우 뿌듯하다. 또 명 리더가 언급한대로 '서비스 써보니 좋더라' 하는 리뷰가 있으면 캡처해 팀원들과 공유하기도 한다.
임원석 리더: 사용자 경험을 직접 듣고 서비스를 개선할 수 있을 때 뿌듯함을 느낀다. 실제 사용자들의 불편 사항을 많이 듣는 편이다. 고객센터에 건의 사항을 남겨준 사용자들의 의견을 듣고, 이에 직접 답변할 때도 있다. 이를 통해 새로운 기능을 개발하기도 한다. 서비스에 대한 의견과 제보를 남겨주는 사용자에게 늘 감사하다.
Q. 바이브 기획·개발·디자인하며 아쉬웠던 점은?
명한나 리더: 바이브가 출시된 지 3년인데 이용자 지표가 오르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기존 음원 플랫폼들이 지배적이다. 바이브의 존재감이 좀 더 커졌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이 있다.
이승준 PL: 우리나라 이용자들이 트렌드에 민감하다 보니, 기존 음악 플랫폼들이 주로 톱 100 차트에 초점을 맞춰왔다. 그러나 해외 서비스를 보면 개인의 취향 중심으로 음악이 제공되는 플랫폼이 많다. 음악 판이 바뀌어서 바이브가 추구하는 바를 함께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임원석 리더: 기존 음원 플랫폼에 있는 기능을 바이브에서 기대하는 이용자가 많다. 하지만 기존 플랫폼에 없고 바이브에만 존재하는 기능도 많다. 대표적으로는 노래방 기능이 있다. 이용자들이 바이브를 여타 앱 중 하나로만 생각하는 게 아닌가 싶어 아쉽다. 바이브만이 가진 특장점을 개발하기 위해 지속해서 의견을 내는 등 내부적으로 개선 중이다.
Q. 앞으로 어떤 앱·기능·디자인을 만들어보고 싶은지?
명한나 리더: 바이브 안에서 이용자가 직접 참여해 콘텐츠를 만들어 공유할 수 있는 기능을 만들어보고 싶다. 파티룸으로 시작해서 뮤직 블로그, 유저 플레이리스트 등 기존에 있는 서비스를 좀 더 발전시켜 적극적으로 사용자에게 표시해주고 참여해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임원석 리더: 우선 바이브 파티룸을 개발하며 겪었던 파편화 등 아직 해결 못 한 이슈를 개선해 좀 더 안정적인 사용성을 갖출 수 있도록 하겠다.
이승준 PL: ‘유튜버’가 하나의 직업이 됐듯이, 창작자가 중요한 시대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웹툰 등처럼 창작자가 이익을 얻을 수 있는 디지털 미디어 콘텐츠 플랫폼을 만들고 싶다.
Q. 네이버 바이브 이용자, 혹은 잠재적 이용자에게 남기고 싶은 한 마디는?
이승준 PL: ‘한번 잡숴봐 트라이 트라이(try try)’라는 말로 표현하고 싶다. 음악 서비스를 한번 쓰면 옮기는 것이 어렵기는 하지만, 바이브를 사용해보면 계속 쓰게 될 것이다. ‘일단 써보라’는 말을 남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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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한나 리더: 이 PL과 마찬가지로 ‘파티룸 한번 써봐’라는 말을 하고 싶다. 파티룸 기능을 아직 모르는 사람이 많은데, 한번 쓰면 정말 재미있다. 한 번 사용해볼 것을 권유한다.
임원석 리더: SNS, 고객센터 등을 통해 바이브에 의견을 주는 이용자들의 목소리를 늘 경청하고 있다. 충분히 듣고 있고, 이를 바탕으로 서비스를 개선해나갈 것이다. 또 아직 익숙하지 않은 기능이 있더라도 마음을 열고 바이브를 적극적으로 사용해볼 것을 권장한다. 이후 다른 앱을 못 쓸 것이라 자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