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이주열 총재가 11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내비쳤다.
11월은 시장이 지난 8월 한국은행이 25bp 금리 인상을 단행한 이후 추가 금리 인상 시기로 유력하게 점쳐왔던 시기다.
다만 금통위가 기준금리 신호를 전달하는 통화정책방향 전문에서 '점진적'이라는 표현대신 '적절히'란 표현으로 갈음하면서 기준금리가 연내 한 차례 더 이뤄질 것인지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는 분위기다.
이주열 총재는 "대내외 여건 변화가 국내 경제와 물가에 영향을 주는지, 경기 회복 흐름에 영향을 주는지 짚어보되 예상을 빗나가지 않으면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고려하겠다"며 "지난 8월 예측했던 국제유가가 크게 올랐고 이는 국내 경기에 큰 영향을 주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12일 열린 한국은행 금통위에선 기준금리를 현행과 같은 수준인 연 0.75%로 동결했다.
동결 여부 외에 시장이 주목한 것은 11월 추가 금리 인상 여부다. 이주열 총재는 앞서 금리 인상에 대해 '서두르지 않겠지만 지체하지도 않겠다'며 금리 인상 의지를 보인 바 있다. 이 때문에 시장은 연내 두 차례 금리 인상을 점쳐왔다.
이주열 총재는 추가 금리 인상 시점에 대해 명확한 시그널을 던지지 않았지만, 국제유가 상승과 국내 물가상승률 때문에 금리 인상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국제유가 상승은 물가상승률을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이 총재는 "금리 추가 조정 여부는 경기, 물가 그리고 금융안정 상황을 종합적으로 봐서 결정한다"며 "금리를 동결했지만 여러 가지 대내외 여건 변화가 국내 경제에 물가에 영향을 주는지 경기 회복 흐름이 보고 있는 것을 짚어볼 것이고 예상대로 흘러간다면 다음번 회의에서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고려할 수 있다"고 답변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의 흐름을 내다보면 내년에도 국내 경제가 견실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고, 물가 오름세는 예상보다 확대될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라며 "앞으로 통화정책은 이런 경제 상황은 완화 정도를 적절히 조정해나가는 방향으로 개선돼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지난 8월과 다르게 국제유가가 배럴당 80달러로 치솟는 상황도 한국은행의 예측을 벗어나는 부분이다. 이 총재는 "물가 전망과 관련해서 보면 국제 유가 상승세가 더 확대됐다는 게 주목할 변화가 아닌가 생각한다"며 "국제유가는 지난달 저희가 봤던 수준을 넘어서서 최근 배럴당 80달러 수준으로 높아졌고, 수급 불균형이 지속되면서 이 같은 에너지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장기화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 만약에 에너지 가격이 더 높아진다고 하면 유가가 국내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8월달에 본 수치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한다. 물가 안정목표를 웃돌아 고려 사안 중 하나이긴 하다"고 답했다.
국제유가 상승과 더불어 한국은행이 관리하는 물가관리 목표제를 초과한 물가상승률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의 요인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총재는 "소비자 물가는 석유, 서비스 가격이 오름세를 지속하면서 월 중 2.5% 상승했으며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인플레이션은 1.5% 높아졌다"며 "당분간 2% 중반 수준을 이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은행은 물가목표관리제를 시행 2% 대 물가상승률을 관리하고 있다.
또 이달 금통위에서 임지원, 서영경 금통위원은 기준금리 25bp 인상을 주장한 상태다.
그러나 대외 여건이 변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조기 양적완화 종료(테이퍼링)와 중국 전력난, 헝다그룹 사태로 인한 주가 변동성은 금리 인상을 미룰 재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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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총재는 "대외 여건을 보면 글로벌 공급 차질이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고 중국에서는 헝다 사태 거기에 전력난이 발생하면서 대외 여건에서 리스크가 높아진 것은 사실"이라며 "라고 진단했다.
이주열 총재는 통화정책방향 전문을 '점진적'에서 '적절히'로 바꾼 것에 대해서도 연속적인 금리 인상으로 해석되는 점을 경계하기 위해서라고 강조했다. 그는 "점진적이라는 표현이 연속이 아니라는 점을 말하기 위해 바꾼 것"이라고 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