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로 쪼갠 SK텔레콤...기업가치 확 키운다

시장에서 공감한 기업분할...2025년 매출-순자산가치 목표 제시

방송/통신입력 :2021/10/12 12:49    수정: 2021/10/13 16:07

SK텔레콤이 법인분할을 통해 기업가치 극대화라는 명확한 목표를 세웠다. 유무선 통신 서비스에 그치지 않고 AI 기반 서비스와 디지털 인프라를 바탕으로 한 B2B 서비스, 반도체 생태계 투자, 테크 기반 라이프 플랫폼 등의 ICT 사업 다각화에 나설 기반이 마련됐다.

12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인적분할 안건을 승인한 SK텔레콤은 존속법인과 신설법인의 청사진을 제시하면서, 기업가치와 주주가치 극대화를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이날 안건으로 다뤄진 인적분할과 액면분할은 찬성율이 99.9%에 달했다. 회사의 미래 성장 비전과 기업가치 극대화 방안을 두고 뜻이 모인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회사 측은 꾸준한 소통을 통해 기업분할의 뜻을 모았다고 평가했다.

회사 관계자는 이를 통해 “AI 디지털인프라 서비스 회사와 반도체 ICT 투자전문회사로 나눠 새롭게 도약하며 본격적인 성장 스토리를 쓰겠다”고 말했다.


■ 시장 공감 바탕, 기업분할 성공 사례 남겨

SK텔레콤의 분할은 주주와 내부 구성원이 고루 지지하는 성공사례로 남았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그동안 국내에서 기업분할이 잡음 없이 이뤄진 경우가 드물다는 점에서 특히 주목되는 부분이다.

회사 측은 “비약적 성장을 위한 최적 시기에 분할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확고히 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박정호 사장이 CEO를 맡으면서 내수 중심의 통신 네트워크 운영 사업에서 다양한 ICT 사업 포트폴리오를 넓히기 시작했고, 대표적인 사례로 뉴ICT 분야와 초협력 키워드를 강조해왔다.

이후 ADT캡스와 티브로드 지분 인수를 거쳐 보안 사업의 통합법인 출범과 SK브로드밴드 티브로드의 합병법인을 선보였다. 또 지상파방송 3사와 협력을 통한 OTT 법인도 새로 세웠고, 전자상거래와 디지털 인프라 기반 서비스를 위한 글로벌 기업과 협력을 통한 신규 사업 비전도 구체화했다.

연이은 자회사 투자 유치와 기업공개 계획 논의도 순조롭게 진행됐다.

동시에 수년 동안 기업분할 방식과 시기를 논의해오면서 시장과 의견 조율을 거쳤다. 이후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회사 거버넌스 재편 계획을 밝히고, 인적분할 추진을 공식화했다.

분할 목적을 기업가치 극대화에 초점을 두면서 SK텔레콤은 자사주 소각과 액면분할, 분기 배당 도입 등의 여러 방법도 마다하지 않았다.

회사 관계자는 “작년 말 주가는 23만원대였으나 분할 추진 과정에서 주주 기대감이 반영돼 연초 대비 약 30% 늘었다”며 “새롭게 출범하는 존속법인과 신설법인 모두 한국 ICT 발전에 앞장서고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데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 2025년 존속법인 매출 22조, 신설법인 순자산가치 75조원 정조준

분할을 통해 새롭게 출범하는 두 회사의 수치 목표도 명확하게 제시했다.

우선 존속법인 SK텔레콤은 지난해 연매출 15조원 규모 수준에서 2025년 22조원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현재 유무선 통신 사업의 매출 비중이 90%에 달하는 점을 2025년 72%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비중은 줄어들지만 매출 규모는 13조원에서 16조원으로 늘리는 목표를 세웠다.

유무선 사업 외에 10% 비중에 불과했던 디지털인프라 서비스, AI 기반 서비스 매출을 각각 4조5천억원, 1조7천억원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회사 분할에 앞서 구독 서비스인 T우주, 메타버스 신규 플랫폼 이프랜드 서비스를 새롭게 선보였고, AI 플랫폼 ‘누구’를 월 이용자(MAU) 1천만명을 넘겼다.

페이스북과 메타버스 분야 협력을 지속하면서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웹서비스 등과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등 B2B 분야 엔터프라이즈 서비스 솔루션 확대 길도 열었다. 5G 시대 중요성이 커진 산업용 IoT 분야도 B2B 주요 사업으로 꼽았다.

신설법인 SK스퀘어는 반도체와 ICT 플랫폼 사업 투자를 바탕으로 현재 26조원의 순자산가치를 2025년 75조원으로 키운다는 비전을 선보였다.

지난 2012년 하이닉스를 인수하며 반도체 강국에 힘을 싣고, 기업분할을 통해 SK스퀘어에서 미래형 반도체 성장기회에 투자를 집중하고 반도체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비전이다. 향후 5년간 상장을 앞두고 있는 원스토어, ADT캡스, 웨이브, 11번가, 티맵모빌리티 등도 주요 성장 축이다.

이와 함께 양자암호보안, 차세대 미디어, 메타버스, 디지털 헬스케어 등 고성장 가능성 기술에 투자에 나선다. 투자전문회사로 방향을 잡은 만큼 반도체, 미디어, 보안, 커머스 등 주요 포트폴리오 자산을 기반으로 선제적인 투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SK스퀘어에 편입되는 법인은 하이닉스를 비롯해 ADT캡스, 11번가, 티맵모빌리티, 원스토어, 콘텐츠웨이브, SK플래닛, FSK L&S, 인크로스, 나노엔텍, 스파크플러스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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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컴캐스트와 함께 주주로 있는 CST1, 싱클레어 합작 투자회사 TMT인베스트먼트, SK텔레콤이 최대 주주로 있는 IDQ, 도이치텔레콤과 기술합작사 테크메이커 등이 포함됐다.

SK스퀘어는 비상장 투자회사와 달리 상장사로서 소액투자에도 공동 투자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이 눈에 띄는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