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바우처] 고령화 시대 농·축·수산업, 인공지능에 미래가 달렸다

AI 활용해 양식장에 사료 자동 공급하고 병충해도 예방

컴퓨팅입력 :2021/10/07 07:34

일본 대형 광고회사 덴츠(Dentsu)는 딥러닝을 이용해 참치 품질을 판별하는 AI 앱 '튜나스코프(TunaScope)'를 개발했다. 호주 환경단체 네이처컨저번시는 안면인식 기술을 이용한 수산물 정보 수집 자동화 도구 '피쉬페이스(FishFace)'를 선보였다.  세계적 화두로 떠오른 AI기술을 활용하면 농축수산업 분야서도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7일 당국에 따르면 우리나라도 농·축·수산업에 AI를 적용해 생산성을 높이고 비용을 절감하는 사례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경남 통영에 있는 블루오션영어조합(대표 조석현)이 그 주인공이다. 2015년 설립된 블루오션영어조합은 양식업을 하는 어민 20명이 참여해 만들었다. AI를 활용한 스마트 어류양식 솔루션 'AI 피쉬파머(AI Fishfarmer)'를 운영하고 있다.

수산 양식업에서 사료 배급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80%나 된다. 인력과 시간이 많이 든다. 블루오션영어조합은 수중 센서와 카메라로 양식 환경을 모니터링하고 수집한 빅데이터를 분석해 양식장에 사료를 자동으로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과기정통부와 NIPA의 'AI 바우처 사업'에 참여한 블루오션영어조합(대표 조석현)은 수중카메라로 물고기 집을 관찰하고, 인공지능이 판단해 적절한 시기에 사료를 자동으로 공급하는 '양식업 자동 배식 시스템'을 도입, 활용했다. 기존 양식업은 데이터화가 안돼 있어 사람의 감으로 이를 할 수밖에 없었다. 블루오션영어조합은 이를 개선, 양식업 자동 배식 시스템으로 규격화 및 경영화를 이뤄 사료 비용을 감축했을 뿐 아니라 전체 경영 비용도 줄였다. AI기반 시스템 도입으로 기존 수작업보다 30% 이상 생산성 향상과 전체 비용의 80%에 달하는 사료비를 절감했다는게 이 회사 판단이다.

경남 통영에 있는 어민 조합 블루오션영어조합은 AI를 적용한 양식업 자동 배식 시스템을 도입해 생산성을 높였다.

'AI 바우처 사업'은 4차산업혁명 주무 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원장 김창용)이 진행하는 사업으로, 각 분야의 AI 확산을 위해 시행하고 있다. AI 솔루션 적용이 필요한 중소·벤처기업(수요기업)에게 AI 솔루션을 도입할 수 있는 바우처를 제공, 수요기업이 중소·벤처기업(공급기업)의 AI 솔루션을 도입하게 하는 제도다.

세계 수산자원의 87%는 어족자원 남획으로 이미 고갈되었거나 남획 상태다. 이런 현상이 계속되면 어선 어업은 회복이 어려울 수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세계 수산업 성장은 계속되고 있는데, 이는 어선어업 생산량 증가보다 양식산업 비중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양식산업에 AI를 적용하면 생산성을 끌어올릴 수 있다.

조석현 대표는 “AI 바우처 사업 덕분에 기존 양식업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었다”면서 “고령화로 인한 어촌의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며, 남는 먹이가 최소화되기 때문에 환경 오염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조 대표는 "우리가 도입한 AI 기반 양식업 자동 배식 시스템은 경상남도와 통영시가 추진하는 스마트해상가두리지원사업에 적용, 다음달까지 운영된다"면서 "이런 시스템을 상용화한 곳은 우리와 일본 기업 1개, 노르웨이 기업 1개 등 세계적으로 3곳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수산업뿐 아니다. 고령화로 힘겨워하고 있는 농업과 축산업 분야에도 AI가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농림어업총조사 결과에 따르면 농림어가의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이 41.7%나 됐다.  인구 고령화와 산업단지 및 택지 조성으로 영농어 포기가 늘면서 농림어가 인구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이는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 현상으로 농업 분야 고령화가 문제되면서 무인 로봇을 사용하는 스마트팜, 농약 살포 드론, 순환식 재배시스템인 트롤리 컨베이어 등 다양한 첨단 기술이 농업과 축산 현장에 적용되고 있다.

올해 'AI바우처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농업회사법인 지인(대표 정호진)은 영상인식 기술을 활용해 병충해를 감별하고 처방하는 시스템을 적용했다. 수집한 총 15만 장 이상의 병충해 데이터를 인공지능으로 학습해 원클릭 솔루션 웹서비스를 구현했다. 농부가 사진을 찍어 보내면 이 이미지를 인공지능으로 분석해 병충해 원인과 처방법, 추천 약제 등의 정보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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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진 지인 대표는 "병충해는 전문 농업인들도 잘 구분하지 못할 정도로 많고 대처법 또한 다양하기 때문에 빅데이터 기반의 AI 기술이 도입되면 농업 생산성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 대표는 “AI 바우처 지원을 통해 농업에 최적화된 각종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적용했다”면서 “인공지능을 활용하면 편리하면서도 생산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농가 소득 증대도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지인은 딥러닝 알고리즘을 개발, 이를 기반으로 한 실시간 진단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AI 바우처 사업 참여기업이 인공지능을 적용해 농·축·수산업의 혁신을 위한 새로운 기술을 잇달아 도입하고 있다"면서 "AI를 활용한 국내 농·축·수산업 경쟁력 강화를 꾸준히 지원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