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연결 지능 사회가 도래하면서 사람과 기기 등에 생성된 대량의 데이터가 모든 산업의 발전과 새로운 가치창출의 촉매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개인정보의 비중과 가치가 증가하고 있고, 기업은 이를 활용해 맞춤형 서비스 제공, 신 서비스 및 상품 개발 등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관계부처 합동 전략 마련, 개인정보 관리 전문기관 지정, 시범사업 추진 등을 통해 국민이 마이데이터 시대를 체감할 수 있는 정책적 지원을 수행하려 합니다."
이병남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개인정보보호정책과장은 6일 개최된 '4차 산업혁명 페스티벌 2022' 컨퍼런스에서 발표자로 나서 이같이 말했다.
정보 주체가 원하는 곳에서 본인의 개인정보를 한 데 모아 활용할 수 있는 '개인정보 이동권(마이데이터)'이 전 분야로 확산될 예정이다. 이미 법제로 편입돼 각종 서비스가 출시를 앞둔 금융 분야 외, 일반법인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에도 이같은 내용이 담겼다. 정부가 희망하는 대로 연내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될 경우 타 분야로도 마이데이터 사업이 확산될 법적 기반이 만들어지게 된다.
개인정보가 엄격한 보호의 대상으로만 여겨졌던 과거와 달리, 개인정보 활용 및 제공의 중요성에 대한 국민 인지도도 높아진 상태다.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이 지난 2019년 수행한 조사에 따르면 이에 공감 의견을 표한 응답이 89.3%로 조사됐다. 개인정보를 데이터로 활용하는 것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뤄진 만큼, 마이데이터 서비스가 긍정적 호응을 이끌어낼 것으로 기대된다.
해외도 마이데이터 서비스 활성화에 공들이고 있다. 영국의 경우 지난 2011년부터 마이데이터 프로젝트를 수행, 은행계좌 관련 프로그램 등이 실 사례로 등장했다. 같은 해 미국도 '스마트 디스클로저' 정책을 시행, 의료?에너지?교육?태양광 분야에서 마이데이터 형태의 정보 제공을 시행하고 있다. 프랑스의 경우 에너지, 통신, 은행 등 분야 8개 업체를 연결하는 플랫폼 운영을 지난 2012년부터 추진해 제공 중이다. 유럽연합(EU)도 일반 개인정보보호법(GDPR) 제20조에서 개인정보 이동권을 명시한 바 있다.
이병남 개인정보위 과장은 "해외 주요국은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개인정보 이동권 구현을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고, 필요 시 법제도 정비도 병행하고 있다"며 "마이데이터 사업 등 신규 서비스 개발 등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이나 제3자 이동 형태의 사업은 해외도 아직 초기 단계"라고 짚었다.
국내에서도 마이데이터 서비스 구현 시도는 지난 2016년부터 있어왔다. 통신, 금융, 의료 등 활용도 및 국민 체감도가 높은 분야에서 시범 사업들이 추진돼왔다. 그러나 이는 별도 법적 근거가 없다는 한계가 있는 만큼, 현행법이 허용하는 방식으로 추진돼야 한다는 제약이 따랐다.
법 개정을 예고한 정부는 마이데이터 서비스 활성화를 위한 정책 지원을 일찍이 준비할 방침이다. 이에 관계 부처 합동으로 ‘개인이 주도하는 마이데이터 도입 추진전략’을 마련하는 ‘(가칭)마이데이터 추진단’을 구성, 운영할 계획이다.
추진단은 개인정보 전송이 차질 없이 운영되고 사회 각 분야에서 조속히 정착될 수 있도록 개인정보관리 전문기관(마이데이터관리업)을 지정하고, 이에 대한 기준과 절차 및 분야별 데이터 표준 API 구축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개인정보관리 전문기관은 허가제인 '신용정보법'을 고려하고, 정보보안 수준 등을 담보할 수 있도록 지정제로 운영될 예정이다. 모든 분야를 아우르는 단일 표준 API 개발이 어렵다는 점, 분야의 다양성 등을 고려해 분야별 다수의 기관을 보호위 및 중앙행정기관이 지정할 계획이다. ▲개인정보 전송 요구권 행사 지원 ▲정보주체의 권리 행사 지원을 위한 개인정보 관리·분석 ▲정보 주체의 권리 행사 지원을 위한 전송 시스템의 구축 및 표준화 등의 업무를 수행할 전망이다.
이를 통해 향후 등장할 수 있을 서비스 형태로 개인정보 다운로드 서비스, 개인정보 제3자 전송 서비스, 맞춤형 서비스 등을 언급했다. 특정 사이트에 등록한 정보 주체의 사진을 전문기관을 통해 내려받거나, 특정 병원 진료 정보를 타 병원으로 전송하도록 하는 것, 에너지 공급기관으로부터 개개인의 에너지 사용량 정보를 관리전문기관에 제공하게 해 맞춤형 분석 서비스를 받는 등의 사례를 예시로 들었다.
정부는 마이데이터용 API를 구축(예정)한 기관, 마이데이터 사업자 현황 등을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종합 포털도 제공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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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남 과장은 안전한 활용을 전제로 한 마이데이터 서비스 활성화는 정보 주체와 기업 모두에 긍정적 효과를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과장은 "정보 주체와 개인정보처리자 간 관계 중 열위에 있던 정보 주체에 통제권 및 능동적 개입권을 부여한다는 점에서 소비자의 서비스 이전 및 자유가 확대된다"며 "개별 소비자 행태를 반영한 맞춤형 정보 제공도 편익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고 봤다.
이어 "산업적 측면에선 소비자가 서비스를 쉽게 옮길 수 있게 됨에 따라 경쟁이 촉진되는데, 개인정보로 인해 특정 사업자 서비스에 종속되는 상황이 사라지기 때문"이라며 "사업에 개인정보가 필요한 시장은 진입 장벽이 완화되는 만큼 개인정보를 활용한 다양한 서비스 개발이 촉진될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