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우주에서 첫 장편 영화 촬영한다 [우주로 간다]

장편영화 촬영은 이번이 처음

과학입력 :2021/10/06 10:28    수정: 2021/10/07 07:38

영화 제작 현장이 우주로 넓어지고 있다.

러시아 영화 감독과 여배우가 사상 최초로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첫 장편영화를 찍기 위해 5일(현지시간) 도킹에 성공했다고 엔가젯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왼쪽부터 여배우 율리아 페레실드, 우주비행사 안톤 슈카플레로프, 영화감독 클림 시펜코. (사진= ROSCOSMOS)

러시아연방우주국(ROSCOSMOS)은 이날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에서 3명의 우주인을 태운 소유즈 우주선이 발사됐다”고 밝혔다. 이 우주선에는 러시아 배우 율리아 페레실드와 영화 감독 클림 시펜코, 우주비행사 안톤 슈카플레로프가 함께 탑승했다.

사진=NASA TV

이들은 약 12일 동안 ISS에 머물며 ‘도전(The Challenge)’이라는 영화를 촬영할 예정이다. 이 영화는 우주비행사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긴급 ISS 임무를 수행하는 외과의사에 대한 내용을 다룬다. 우주정거장에서 촬영된 장면은 영화의 35~40분을 차지할 예정인데, 이미 ISS에 있던 두 명의 우주비행사들이 페레실드가 우주선 캡슐에서 나와 ISS로 들어가는 장면을 촬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주에서 영화를 촬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우주에서 제일 먼저 촬영된 영화는 2012년 비디오 게임 개발자이자 NASA 우주비행사 오웬 게리엇의 아들인 리차드 개리엇이 촬영한 5분짜리 단편 공상과학영화인 ‘공포의 원지점(Apogee of Fear)’이다. 리차드 개리엇은 러시아 소유즈 우주선 티켓을 3천 만 달러에 사서 2주 간 ISS에 머무르며 단편영화를 촬영했다.  그 동안 우주에서 촬영된 영화들은 단편 영화, 다큐멘터리, VR 프로젝트들이었다.

톰 크루즈 주연 영화 '미션 임파서블: 폴 아웃'의 한 장면. (사진: 파라마운트 영화사)

유명 영화배우 톰 크루즈도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스페이스X의 도움을 받아 우주에서 영화를 촬영할 예정이다. 작년 5월 NASA는 “ISS에서의 영화 촬영을 위해 톰 크루즈와 협력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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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러시아연방우주국은 지난 5월 톰 크루즈의 우주 영화 촬영에 대한 소식이 알려지자, 곧 배우를 국제우주정거장(ISS)에 파견할 계획이라며 우주 영화 촬영 소식을 발표했다.

이번 영화촬영은 최근 블루오리진과 버진갤럭틱 등 민간우주기업들이 앞다퉈 우주여행 상품을 내놓는 상황에서 러시아가 우주기술을 과시하고 국가적 위신을 높이기 위해 추진됐다고 외신들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