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충전방식 USB-C로 통일…아이폰 어떻게 되나

'라이트닝' 고집했던 애플 고민…"전면 무선충전 전환" 가능성도

홈&모바일입력 :2021/09/24 09:32    수정: 2021/09/24 11:03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유럽연합(EU)이 이르면 2024년부터 모바일 기기 충전방식을 USB-C 케이블로 통일한다. 이에 따라 아이폰에서 라이트닝 단자를 고집해 온 애플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EU 행정부 역할을 하는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는 23일(현지시간) USB-C를 스마트폰 충전 케이블 표준 방식으로 정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법안을 제안했다.

내년 중 관련 법안을 확정하고 1년 간의 유예기간을 거친 뒤 2024년부터 본격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유럽연합이 이르면 2024년부터 충전방식을 USB-C로 통일하기로 함에 따라 애플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애플, 아이패드 등은 이미 USB-C 방식으로 전환 

이번 조치로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애플이다. 애플은 EU가 2011년 처음 모바일 기기 충전기 표준 통일 작업을 추진할 때부터 계속 반대 의사를 표명해 왔다.

애플은 반대 명분으로 ‘혁신 저하’를 내세웠다. 충전기를 단일화할 경우 업체들의 다양한 혁신 시도가 우려된다는 것이다.

또 USB-C로 강제 전환할 경우 오히려 환경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엄청나게 많이 보급된 라이트닝 커넥터를 모두 폐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EU가 충전기 단일화를 의무화하기로 함에 따라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에 내몰리게 됐다.

물론 애플이 USB-C를 완전히 무시한 것은 아니다. 아이폰을 제외한 다른 기기들은 서서히 USB-C 단자로 전환했다.

2015년 맥북에 USB-C를 채용한 데 이어 2018년에는 아이패드 프로로 확대했다. 또 올해 출시한 아이패드 미니 최신 모델에도 USB-C 포트를 적용했다.

USB-C 방식 충전 단자. (사진=씨넷)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아이폰 충전 단자를 USB-C 방식으로 바꾸는 것은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라이트닝 포트를 적용한 아이폰이 엄청나게 많이 유통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애플이 아이폰 충전 단자를 USB-C 방식으로 바꾸는 대신 전면 무선 충전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미국 IT 전문매체 더버지에 따르면 EU가 추진하는 모바일 기기 충전방식 통일 법안은 ‘유선 충전’에만 적용된다. 전면 무선 충전방식으로 바꿀 경우엔 USB-C 단자를 탑재할 의무가 없다.

실제로 애플이 아이폰에 있는 모두 포트를 제거할 것이란 전망은 오래 전부터 제기돼 왔다. 특히 애플이 아이폰7 출시 때 헤드폰 잭을 없앨 때부터 전면 무선 충전 쪽으로 전환할 것이란 분석이 힘을 얻기도 했다.

이런 전망을 하고 있는 대표적인 인물은 애플 전문가인 궈밍치다. 궈밍치는 “애플이 가까운 시일 내에 라이트닝 포트를 제거할 계획은 없다”면서 “바로 무선 충전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많다”고 주장했다.

USB-C를 탑재하는 대신 맥세이프를 활용해 포트 없는 디자인으로 바꿀 것이란 전망이다.

포트 없는 디자인으로 바꿔도 문제…맥세이프 방식 고수 땐 또 분쟁 소지 

문제는 애플의 무선 충전 기술이 아직까지는 만족할 수준이 아니란 점이다. 

한 때 애플이 아이폰, 애플워치, 에어팟 등을 충전할 수 있는 에어파워란 무선 충전기를 내놓을 것이란 루머가 돌기도 했다. 하지만 애플은 2019년 에어파워 출시 계획을 취소했다.

이번에 출시한 아이폰13 프로 모델은 Qi 충전기로 최대 7.5 와트, 맥세이프를 이용해 15와트까지 충전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방식들은 유선 충전에 비해 속도가 현저하게 느려 불편한 편이다.

결국 애플이 유럽에서 아이폰을 제대로 판매하기 위해선 2년 간의 유예기간 동안 만족할만한 무선 충전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는 과제를 떠안게 됐다.

맥세이프 무선 충전기 (사진=애플)

하지만 아이폰에서 충전 단자를 완전히 제거하고 전면 무선 충전 방식으로 전환하더라도 분쟁 소지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고 더버지가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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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가 지금 당장은 무선 충전을 유선 충번의 대체 수단으로 간주하고 있지만 않지만 향후에는 무선 충전 표준 문제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더버지는 “애플이 Qi 무선 충전 표준을 고수할 경우엔 충전단자 없는 아이폰으로 전환하더라도 EU의 조사를 피할 수 있겠지만 맥세이프가 지배적인 무선 충전 수단으로 정착할 경우엔 충전 표준 문제로 EU와 또 한 차례 분쟁을 벌일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