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9일은 장기기증의 날이다. ‘뇌사 시 장기기증으로 9명의 생명을 구(絿)하자’라는 의미에서 9월9일로 지정됐다.
이러한 가운데 서울시 구의원 99명이 9월9일은 장기기증의 날을 맞아 생명나눔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이들은 9월9일 자신의 SNS에 장기기증 희망등록 사실을 인증하며 장기기증 활성화를 독려하는 홍보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이하 본부, 이사장 박진탁)는 9월 9일 장기기증의 날을 앞두고 서울시 25개 자치구 99명의 구의원을 생명나눔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위촉된 의원은 ▲강남구 박다미 의원 ▲강동구 황주영 의장 외 4명 ▲강북구 이용균 의장 외 6명 ▲강서구 이의걸 의장 외 3명 ▲관악구 장현수 부의장 외 8명 ▲광진구 박삼례 의장 외 2명 ▲구로구 박동웅 의장 외 2명 ▲금천구 백승권 의장 외 1명 ▲노원구 최윤남 의장 외 9명 ▲도봉구 박진식 의장 외 2명 ▲동대문구 김정수 의원 ▲동작구 전갑봉 의장 외 1명 ▲마포구 신종갑 부의장 외 1명 ▲서대문구 박경희 의장 외 4명 ▲서초구 안종숙 의원 외 1명 ▲성동구 이민옥 의원 외 4명 ▲성북구 진선아 부의장 외 1명 ▲송파구 이황수 의장 외 2명 ▲양천구 나상희 부의장 외 4명 ▲영등포구 고기판 의장 외 10명 ▲용산구 설혜영 의원 ▲은평구 박용근 의장 외 2명 ▲종로구 전영준 의원 ▲중구 김행선 부의장 외 1명 ▲중랑구 은승희 의장 외 6명 등이다.
특히 영등포구의회는 전국 의회 중 최다인원인 11명의 의원이 동시에 생명나눔 홍보대사로 위촉되어 눈길을 끈다.
위촉 위의원들은 동료 의원 및 구민들에게도 장기기증에 대해 안내하며 지역 내 장기기증 희망등록률을 높이는 데에 앞장 설 계획이다. 이 뿐 아니라 조례 제정 및 개정 등을 통해 장기기증 활성화를 도모하고, 지역 내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들을 예우하는 등 다양한 방면으로 장기기증 문화 정착을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
서울시의회는 지난 2014년부터 장기 등 기증등록 장려에 관한 조례를 개정해 9월9일을 서울시 장기기증의 날로 지정하고, 장기기증 활성화를 위한 조례 개정 및 홍보활동에 적극적으로 앞장서고 있다.
현재 장기기증 관련 조례를 보유한 곳은 25개구 중 15곳으로, 장기기증 희망등록자 지원 중심의 현행 조례 내용을 장기기증자를 위한 기념공원 조성 및 유가족 심리지원 등 실제 장기기증자 지원 중심의 내용으로 발전시켜 나갈 전망이다.
또 아직 조례안이 없는 10개구는 홍보대사로 위촉된 의원들이 주축이 되어 장기기증 관련 조례안이 제정할 수 있도록 노력해 서울시 자치구의 장기기증 희망등록률을 2배 이상 증가시키겠다는 계획이다.
9월9일 장기기증의 날에 앞서 장기기증 관련 조례가 전무하던 관악구와 서초구에서 조례 마련을 위한 첫 발을 내딛었다. 관악구의회의 왕정순 의원이 장기 등 인체조직 장려에 관한 조례안을 발의했고, 서초구의회 안종숙 의원 역시 관련 조례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특히 왕정순 의원이 발의한 조례안에는 서울시 자치구 중에서는 유일하게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 예우에 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어 성숙한 장기기증 문화 조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 모임인 도너패밀리의 강호 회장은 “구의원들이 장기기증 활성화에 앞장서 지역 내 생명을 나누고 떠난 기증인과 유가족들을 격려하고 예우하는 일에 함께해 준다고 하니 감사하다”며 “생명을 나눈 가족들의 사랑이 사회에 오래도록 기억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는 뜻을 전했다.
한편 우리나라의 장기기증 희망등록자는 2020년 말 기준 전 국민의 3.06% 수준인데 반해 서울시의 장기기증 희망등록자는 서울시민의 4.18%(406,984명)로 전국에서 장기기증 희망등록률이 가장 높다. 자치구별로는 종로구(6.77%), 중구(5.76%), 서대문구(5.49%), 강남구(5.07%), 서초구(5.07%)가 차례로 장기기증 희망등록률이 높은 지역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미국 등 해외 국가의 장기기증 희망등록률이 62%에 달하고, 유럽 등에서는 옵트아웃 제도를 도입하며 장기기증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는 것에 비하면 아직 갈 길이 먼 것이 현실이다. 옵트아웃 제도는 유럽의 다수의 국가들이 채택한 장기기증 제도로 명시적으로 장기기증 거부 의사를 밝히지 않은 모든 국민들을 장기기증 희망자로 간주하는 제도이다.
인구 100만 명 당 실제 뇌사 장기기증자 수를 나타내는 pmp수치 역시 지난해 기준 한국은 8.68명으로, 미국 38.35명, 스페인 37.40명, 포르투갈 33.80명에 비해 매우 저조한 상황이다.
장기이식을 대기하고 있는 4만2천여 명의 국내 환자 중 매일 7.5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코로나19라는 상황이 겹치며, 2019년 9만346명이던 장기기증 등록자가 2020년 6만7천157명으로 약 26% 줄어들었다.
박진탁 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이사장은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면서 지난해 장기기증 희망등록자는 2004년 이후 최저 수준인 67,157명에 불과했다”며 “서울시뿐만 전국 지자체들이 적극적으로 장기기증 관련 제도를 정비해 보다 많은 국민들이 장기기증 희망등록에 참여할 수 있도록 자치구 의원들의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