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예약시스템 정상화는 대·중·소 18개 기업이 협업한 결과"

[인터뷰/쌍용정보통신 강승우 전무, 한만수 전무] "우리 위기대응팀이 큰 역할 뿌듯"

인터뷰입력 :2021/08/24 18:58    수정: 2021/08/24 22:54

지난달 중순, 30만명이 동시 접속 가능한 코로나 백신 예약시스템에 한번에 수백만명이 몰리면서 사이트가 세차례나 다운됐다. 이에 정부는 민간에 SOS를 보냈고, 네이버와 LG CNS·쌍용정보통신·베스핀글로벌·와탭랩스 등 대기업과 중견기업, 스타트업 등으로 구성한 18개 기업들이 태스크포스(TF)를 결성해 문제를 해결했다. TF는 클라우드 등을 활용해 10분에 1200만명이 동시 접속할 수 있는 시스템을 2주만에 만들어냈다. 대기업, 중견기업, 벤처기업이 한 마음으로 이뤄낸 '아름다운 결과'였다.

TF에 들어간 18개 기업 중 쌍용정보통신(이하 쌍용정보)은 사전예약 대상자 확인 과 본인인증 프로세스를 개선하는데 큰 기여를 했다. 또 대리 예약 기능 제거와 우회 접속 차단, 중복 접수 차단, 주차(週次) 별 예약인원 접수처리 기능 추가 등으로 백신예약시스템이 먹통 되지 않고 정상적으로 돌아가는 데 한 역할을 했다. 특히 쌍용정보통신은 자사가 올 3월부터 운영하고 있는 위기대응팀인 '스왓(SWAT)'을 오송에 파견,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역시 특공팀"이라는 평판과 함꼐 '스왓'의 명성을 안팎에 다시한번 과시했다.

이번 백신 시스템 사태가 주는 교훈을 듣고 싶어 23일 을지로 본사에서 강승우 쌍용정보통신 전무(컴피턴시센터장)를 만나봤다. 강 전무는 '스왓'팀을 관할하는 조직의 수장이다. 인터뷰에는 '스왓'팀 총괄 책임자인 한만수 전무(선도기술CDP본부장)가 배석했다. 강 정무는 "쌍용정보통신은 1200만명이 20분만에 몰리는 국세청 연말정산시스템을 아무 문제없이 운영하고 있다"면서 "이번과 같은 공공 분야 IT시스템 위기때는 언제든 최정예 요원을 기꺼이 현장에 투입해 쌍용정보통신이 공공 IT시스템을 지키는 파수꾼임을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아래는 강 전무 및 한 전무와의 일문일답

쌍용정보통신 강승우 전무(오른쪽)와 한만수 전무가 긴박했던 백신예약시스템 해결 당시를 이야기하고 있다.

-위기대응팀인 '스왓'을 언제 만들었나? '스왓' 인력 구성이 궁금하다. 강 전무가 맡고 있는 컴피티시센터는 어떤 조직인가

"컴피티시센터는 딜리버리와 인력, 기술을 총괄하는 조직이다. 컴피티시센터 산하에 올해 특히 강화한 한만수 전무가 총괄하는 선도기술CDP본부가 있다. 선도기술CDP 본부는 아키텍처 전문가 그룹과 클라우드 전문가 그룹으로 구성돼 있다. 이 두 그룹에서 정예 요원을 뽑아 만든 해결사팀이 '스왓'이다. 올 3월 발족했다. 총 인원은 7명이다."

-'스왓'팀에 유명 IT인력이 포진하고 있다던데

"스왓팀은 애플리케이션 아키텍트와 데이터베이스(DB) 아키텍트, 서버 및 네트워크 아키텍트, 클라우드 아키텍트 등 크게 4개 부문으로 이뤄졌다. 특히 애플리케이션 아키텍트로 활동하고 있는 양정녕 상무가 유명하다. 공공사업에서 처음으로 온나라 클라우드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구축했고, 차세대 주민증 시스템 개통에도 큰 역할을 했다. 차세대 주민증 시스템은 전국 2300개 동사무가 동시에 접속하고, 각 가정에서 인터넷으로 주민증을 발급받아야 해 이용자 수, 이용 패턴 등에서 운영하기 무척 까다로운 시스템이다. 또 전국 시도교육청과 유초중등학교 70여 만명 교직원의 행정업무와 재정업무를 전자적으로 처리 및 지원하는 차세대 지방교육행정 및 재정통합시스템인 K에듀파인 개통도 양 상무가 큰 역할을 했다. '스왓'팀을 총괄하는 한만수 전무는 서울시가 자랑하는 버스정보시스템 개통 및 안정화를 이뤄낸 주인공이다."

-쌍용정보통신은 지난달 29일 저녁 당국의 요청을 받고 '스왓'팀을 파견해 문제를 해결했다. 이번 사태를 해결에 걸린 지난 11일간의 긴박했던 순간을 다시한번 들려 달라

"당국에서 처음으로 전화를 받은게 7월 29일 저녁이다. 바로 다음날(30일) 아침에 긴급 본부장 회의를 열어 스왓팀 3명을 차출, 오송에 보냈다. 한만수 전무가 인솔해 갔다. 상황이 긴박했고, 오송에 내려가면서 우리가 뭘 해야 할지 파악해야 했다. 내려가보니 백신예약시스템의 프로세스에 문제가 있었다. 백신 예약 시스템을 처음 만들때만 해도 사용자가 많지 않았다. 이렇게 많은 사용자가 동시, 한꺼번에 접속할지 예상하지 못했을 거다. 고객은 부하 분산을 위한 프로세스를 고민하고 있었고, 이에 맞춰 우리 ‘스왓’팀은 긴급히 이슈를 파악하고, 작업을 수행했다. 사전예약 대상자 확인 및 본인인증 프로세스를 개선해 백신예약절차를 간소화했다. 또 대리 예약 기능 제거와 우회 접속 차단, 중복 접수 차단 등으로 시스템이 원활히 돌아가게 했다."

강승우 전무

-백신 시스템 정상화에는 국내 IT기업 18곳이 힘을 합친 것이 큰 역할을 했다. 이번 사태를 해결하면서 느낀 점은? 앞으로 이 같은 공공 부문 IT시스템 불통 사태가 안 일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번에 문제가 된 건 본인확인 부분이다. 한 시간에 엄청난 접속이 몰려 불통이 됐다. 백신예약시스템을 만든 회사도 이런 대규모 접속이 일어날 줄 몰랐을 거다.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으려면 공공IT사업에 대해 제 값을 주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 공공IT 사업에 좋은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 좋은 개발자들이 '네카라쿠배당토'로 몰리고 있다. 개발자 품귀가 일어나면서 기업들이 부담해야 하는 인건비가 크게 뛰었다. 시장 상황이 이런데, 공공기관의 발주금액은 이런 현실을 반영하지 않고 있다. 공공기관이 발주하는 IT사업 단가가 현재화가 안돼 있다. 인프라 유지보수 사업에도 용역예산이 안 들어가 있다. 그럼에도 인력은 몇 십 명씩 넣으라 한다. 원격지 개발도 하루빨리 정착돼야 한다. 시장에 인력이 없다 보니 지방에 내려가려는 엔지니어들이 없다. 엔지니어를 지역에 보내다보니 추가 비용도 많이 든다. 앞으로 개발자를 우리나라 사람만 쓰라는 보장이 없다. 베트남과 인도 개발자를 쓰는 시대가 올 거다. 이런 시대를 대비해서라도 원격지 개발이 빨리 정착되도록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이번 백신 사태 해결에 대기업 역할을 거론하며 대기업 참여 제한을 풀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렇지 않다. 대기업도 역할을 했지만, 이번 백신 사태 해결도 궁극적으로는 업무를 가장 잘 아는 중소기업과 벤처, 중견기업이 해냈다. 엄밀히 보면, 사람 손이 하나하나 가는, 디테일하고 어려운 부분을 해결한 중소 및 중견기업이 이번에도 보이지 않게 큰 역할을 했다. 비록 앞에 나서지 않았지만 실효적인 역할은 중소 및 중견기업이 했다. 이번 일을 대기업 참여 제한과 관련한 논란으로 확대하는 것은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 도움 안 된다. 언론을 통해 알려지지 않았을 뿐이지 대기업이 하는 공공 IT사업도 사고가 많이 일어난다."

-쌍용정보통신은 지난 5월 ‘EBS 고교강의 재구축 및 패밀리사이트 클라우드 전환 사업’을 성공적으로 완료했다. 이 사업은 공공기관 전체 시스템을 클라우드로 전환한 첫 번째 사례여서 주목을 많이 받았다. 이 같은 성공 경험이 바탕이 돼 이번 백신 사태도 성공적으로 완수한 것 같다.  EBS 고교강의 재구축 및 패밀리 사이트 클라우드 전환 사업에 대해 말해달라.

"애기한 것처럼 'EBS 클라우드 전환' 사업은 공공기관 전체 시스템을 클라우드로 전환한 첫 번째 사례여서 공공기관이나 업계 안팎에서 관심이 높았다. 이 사업은 쌍용정보통신의 우수한 클라우드 전환사업 수행 능력을 대내외에 과시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온라인 교육을 통한 자기주도 학습환경 조성이 필수 요건이 되면서 이미 운영되고 있던 EBS 고교강의 사이트(EBSi)를 재구축하는 한편 시스템 운영 효율성을 위한 클라우드 기반 환경 구축과 더불어 패밀리사이트를 클라우드로 통합 및 전환하는 사업이었다. SW 교육 플랫폼(이솦)을 포함해 EBS의 8개 패밀리 사이트 전체를 클라우드 환경으로 통합, 전환하는 사업이였다. 9개월 걸리는 초대형, 초단기 납기 사업이었지만 지난 5월 1일 성공적으로 오픈, 정상적으로 잘 돌아가고 있다."

한만수 전무

-아이티센그룹과 계열사 쌍용정보통신의 경쟁력을 말해준다면...

"대기업 참여 제한 이후 우리는 지난 7년여간 꾸준히 경험과 실력을 쌓아 빅3에 버금갈 정도가 됐다. 어떤 면에서는 우리가 더 낫다고 생각한다. 빅3는 2013년 이후 대규모 공공행정 시스템을 구축하지 못했다. 반면 우리는 그동안 K에듀파인과 차세대 주민증 같은 대형 공공IT 사업을 수행하면서 경험과 전문성을 높였다. 가장 최근의 대규모 공공 IT사업 노하우를 쌓은 곳은 우리 밖에 없다. 공공기관 첫 전면 클라우드 전환 사례로 꼽히는 EBS 사업도 우리가 수주했고, MSA(Micro Service Architecture) 기반으로 100% 전환해 아무 이상 없이 돌아가고 있다. 그동안 쌓은 노하우와 클라우드라는 신기술을 더해 국내에서 어느 누구한테도 지지 않을 전문성과 경험을 확보했다. 공공뿐 아니라 민간에서도 큰 성과를 내고 있다. 현대 모빌리티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현대차가 전세계에서 운영하는 모빌리티 서비스 시스템 구축과 운영에 참여,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우리는 퍼블릭(공공) 뿐 아니라 엔터프라이즈(대형 민간 사이트)에서도 MSA 기반 클라우드 전환 성공 사례를 많이 갖고 있다. 컨설팅부터 시작해 클라우드에 관련한 기술 프레임을 A부터 Z까지 다 갖추고 있는 회사는 우리가 유일하다."

-클라우드 시장에 사스(Saas) 바람이 거세다. 사스가 반도체처럼 우리나라 효자 상품이 될 수 있을까?

"사스만 놓고 보면 쉽지 않을 거다. 하지만 사스는 새 비즈 모델로 매력적이다. 사스 모델을 개발하는 건 어렵지 않다. 그런데 사스로 수익을 내는 비즈 모델을 찾는게 어렵다. 사스가 새 비즈 모델로 매력적인 건 사실이다. 궁극적으로 클라우드 사업은 사스로 가야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도 사스 서비스로 스포츠 부문에서 '레이스V'를 갖고 있다. 스포츠는 한정적이라 범용(B2C)으로 국민을 상대로 할 수 있는 아이템을 개발 중이다. 국세청 시스템 구축 등에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B2C로 서비스 할 수 있는 사스 모듈을 찾고 있는 중이다."

-공공기관의 IT시스템 발주 금액과 관련, 10여 년 전의 전자정부때와 달리 후퇴했다는 말이 있다.

"그런 면이 있다. 15년전 전자정부 구축 시절에는 정당한 대가를 주려 했다. 즉, 정부와 참여 기업이 예산 등 모든 면에서 윈-윈이 가능한 구조였다. 기업도 살고 정부도 좋은 시스템을 받아 대 국민 서비스를함으로써 국가경쟁력을 끌어올리는 쪽으로 예산을 잡았고 집행했다. 지금은 아닌 것 같다. 사업자에게 최소 비용을 준다. 정부도 좋은 시스템을 통한 대 국민서비스 향상보다 적정한 시스템을 받아 적정한 서비스를 하면 된다는 마인드인 것 같다.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좋은 서비스를 받아, 궁극적으로 품질 높은 국민서비스와 국가경쟁력 향상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시스템이 만들어지면 좋겠다."

-이번 사태로 공공부문에서 클라우드 중요성이 더 커졌다

"미국은 정부 시스템의 70% 이상을 클라우드로 전환했다. 우리는 이제 시작이다. 1차 행정공공시스템 클라우드 사업이 다음달 14일 입찰 마감한다. 클라우드가 모든 것의 답은 아니지만 디지털전환의 첫 걸음이다. 정부 스피드가 시장이나 기술 변화에 비해 너무 느리다. 보다 속도를 내야 한다."


강승우 전무는…

▲1991년 한국화약그룹입사(한국국토개발 영업관리시스템 구축 운영) ▲1994년 현대정보기술 입사((환경부 환경관리시스템구축, 대검찰청 소송관리시스템 등 주요 공공사업 PM 수행, 현대택배, 현대백화점 등 현대그룹 물류관리시스템 구축 PM 수행, 현대전자(현 하이닉스반도체) 공장자동화 시스템 구축 PM 수행) ▲2007년 Sk C&C 입사(행안부 문서유통, 소방청 긴급구조 등 공공SI PM 수행, 전략제안그룹: SK C&C 공공제안 전략 담당) ▲2013년 아이티센(현 쌍용정보통신) 입사.(한국지역정보개발원 자치단체 공통기반 노후장비 교체사업 등 대형사업 PM 수행, 현재 이행관리 이행역량 강화 총괄 컴피턴시센터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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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수 전무는...

▲1996년 LG CNS 입사(LGCNS Chief Architect (LG Dsiplay, LG 전자, G4C, KTX, 주택은행, 우리은행 등 대형 프로젝트 아키텍트 수행, LGCNS 최적화팀 창립 멤버 및 현장 리더로 LG CNS 대형 프로젝트들 현장의 기술이슈 해결) ▲2009년~(스마트 카드, 개발 및 IT 기획팀장 겸임, 티머니 시스템 안정화 및 택시/버스/전철 확대, 뉴질랜드 등에 기술 모델 전파) ▲2015년 GS홈쇼핑 CIO(상무)역임(레거시 시스템을 MSA화 및 클라우드로 이전, 개발 문화를 전통적 방식에서 Agile 개발 문화로 전환) ▲2021년 현재 쌍용정보통신 기술선도본부장(전무)(아키텍트 최적화 그룹 및 클라우드 아키텍트 그룹 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