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혈류 변화와 속도를 정량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광영상 기술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뇌졸중 등 혈관질환에 대한 새로운 치료법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스트(광주과학기술원) 의생명공학과 정의헌 교수팀은 레이저 광선을 뇌에 조사해 생기는 간섭무늬인 스페클을 분석해 대뇌표면에 뇌경색이 발생했을 때 뇌혈류의 변화와 속도를 정량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시스템 개발에 성공했다고 23일 밝혔다.
'레이저 스페클(laser speckle)'은 레이저 광선을 생체조직 같은 물체에 조사할 때 입자와 레이저 광의 상호 작용에 의해 발생하는 얼룩 반점모양의 간섭무늬다. 생체조직의 경우 혈구세포 움직임 같은 정보가 연속적인 스페클 영상에 반영된다. .
인간의 뇌는 체질량의 2%에 불과하지만 신체의 산소 및 영양소의 20%를 소비하며, 뇌 신경이 활성화되는 곳에는 혈류를 증가시켜 산소와 포도당을 원활히 공급한다. 따라서 뇌 혈류 변화와 속도를 측정하는 것은 대뇌 대사 및 뇌혈관 병리를 이해하는데 매우 중요하다.
기존 연구 방법은 혈류가 이동한 전후의 변화를 볼 수는 있어도 혈류 속도를 측정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지스트 연구팀은 이러한 근본적 문제를 수학적 모델링이나 보정없이 스페클 분석만으로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혈류의 속도를 정량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했다. 그 결과, 전임상 허혈성 뇌졸중 모델에서 실시간으로 혈류 변화를 정량적인 속도지도(velocity map)로 보여줌으로써 혈관질환에 대한 새로운 치료법의 효능을 객관적으로 비교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이번 연구는 살아있는 생체조직에서 혈관 속 혈구세포들의 실시간 움직임이 레이저 스페클에 반영되는 원리를 활용했다. 즉, 스페클을 일종의 입자로 보고, 시공간적인 변화를 분석해 실제 속도장(velocity field)을 정량적으로 구해하는데 성공했다. 이를 위해 극히 짧은 카메라 노출시간이 필요한데 연구진은 광학음향변조기를 이용해 구현함으로써 동물 질환모델에 응용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정의헌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기존 레이저 스페클 영상의 한계를 극복해 생체혈류 속도를 정량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방법론을 제시함으로써 향후 동물모델에 기반한 뇌졸중 치료법 개발 및 혈관질환 임상연구에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지스트 정의헌 교수(교신저자)가 주도하고 의생명공학과 모신 쿠레쉬(제1저자) 박사과정 학생이 수행했다.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과 지스트 연구원(GRI) 등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관련 논문은 광학분야 저명 학술지인 ‘옵티카(Optica)’에 2021년 8월 13일자에 온라인으로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