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형, AI로 라이더 사고 47% 줄여...내년 콘텐츠 개인화 꽃 피울 것"

[AI전문가 인터뷰] 한동훈 우아한형제들 데이터서비스실장

인터뷰입력 :2021/07/28 09:53    수정: 2021/07/28 10:23

"인공지능(AI)과 데이터 분석으로 라이더 사고를 1년새 47% 줄였습니다. 올해는 콘텐츠 개인화(개인 추천) 원년입니다. 내년에 꽃을 피우겠습니다."

국내 최대 배달앱인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 형제들의 한동훈 데이터서비스실장은 27일 "AI 활용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며 이 같은 포부를 밝혔다.

코로나19로 배달 수요가 폭증하면서 지난해 배달의 민족 연간 거래액은 15조원을 넘었다. 우아한형제들(우형)은 생산성 향상 툴인 AI를 적용, 여러 곳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AI 추천 라이더 배차 시스템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2월 처음 도입했는데 1년간 운영한 결과 라이더 사고율이 47%나 줄었다. 허위로 의심되는 리뷰 차단에도 AI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 AI는 '경영 컨설턴트' 역할도 한다. 소비자가 단 리뷰를 AI로 분석해 점주에게 제공, 가게 매출을 높이는데 기여한다. 우형은 최근 배달을 넘어 전자상거래 시장으로 진격하고 있는데 재고 최적화 등 여기서도 AI가 한 몫하고 있다.

한 실장이 이끄는 데이터서비스실은 지난해 3월 발족했다. 기존 팀을 확대한 것으로 현재 6개 팀으로 구성됐다. 한 실장은 "데이터로 고객을 이롭게 한다는게 우리 데이터서비스실의 미션"이라며 "인력을 계속 늘려가고 있는데 채용이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한 실장에게 우아한형제들의 데이터 및 AI 경쟁력을 들어봤다.

한동훈 우아한형제들 데이터서비스실장. KAIST 전산학과 출신으로 2016년 10월 우형에 입사했다.

-데이터서비스실을 소개해달라. 어떤 조직인가

"2016년 10월 우아한형제들에 입사했다. 이때 데이터 관련 조직이 처음 생겼다. 그동안 여러 부서에서 산발적으로 데이터 업무를 하다 지난해 3월 데이터실을 만들었다. 6개 팀에 45명이 일하고 있다. 데이터 엔지니어, 데이터 분석가, 데이터 과학자 등 직종은 다양한다. AI기술을 개발하는 데이터 과학자는 10명 정도다. 계속 충원중인데 채용이 쉽지 않다. AI모델을 적극 활용하기 시작한 것은 작년 중반 이후다. "

-지난해 11월부터 허위 리뷰 차단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하루에 몇 개나 적발하나? 적중률은?

"2018년에 연간 1만8000여개 허위 의심 아이디(ID)를 차단했다. 2019년에는 2만건, 지난해는 13만건을 차단했다. 매년 증가하는 허위 리뷰를 차단하기 위해 작년 11월말 허위 리뷰 차단 시스템을 처음 도입했다. 리뷰 작성 완료 버튼을 누르는 순간 시스템이 허위 여부를 실시간으로 판별한다. 가짜 리뷰로 의심 되면 등록이 안된다. 허위리뷰 차단시스템은 사람 눈으로 더 자세히 보고 판단해달라는 일종의 ‘先 탐지’다. 허위로 의심되는 리뷰는 담당부서에 넘기고 담당부서가 다각도로 분석해 등록 여부를 판단한다. 적중률은 계속 높여가고 있다. 정확도가 50~60%만 되도 굉장히 좋은 거다. 내년쯤에는 이 정도를 달성하지 않을까 한다. 리뷰 정확도를 높이는 건 해킹의 창과 방패 싸움과 비슷하다. 정확도를 높여 놓으면 이를 비켜가는 새로운 패턴이 또 생길 거다. 최근 허위리뷰 조작업자를 고소해 유죄 판결이 나기도 했다. 시스템 도입으로 더 민감히 잡아내고 인력 리소스 감소 효과도 거두고 있다. 허위 리뷰 탐지는 핫한 토픽이다. 이런 걸 해보고 싶다는 스타트업들이 있지만 데이터 양이 워낙 많아 쉽지 않다."

-AI 기반 라이더 추천 배차 시스템도 소개해 달라. 국내서 처음 도입했는데 어떤 시스템인가

"AI가 배달원 동선과 음식 특성을 파악하고, 가장 적합한 주문 신청과 순서를 배달기사에게 알려준다. AI가 1초에 500만 회에서 5000만 회 계산하며 각종 변수를 반영한다. 라이더 뿐 아니라 가게 사장님(업주분들), 주문 고객 등 3자 모두를 고려해 최적의 배달을 추천한다. 개인과 한 분야만 최적화하면 전체 입장에서는 효율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한 분야 보다 전체 최적화가 더 중요하다."

-AI(기계)를 활용한 최적화는 반대로 라이더들(사람들)에게는 빡빡한 노동으로 이어 지지 않나?

"우리 시스템은 라이더가 배차 정지 버튼을 누르면 배차 콜이 안 간다. 라이더가 쉬어야 겠다고 하면 쉴 수 있다. 국내에 라이더가 20만명 안팎으로 추정된다. 이중 배민 라이더는 3천명 정도다. 우리는 처음부터 라이더들의 안전을 중시했다. AI 배차 시스템을 도입해 1년 정도 운영했는데 올 1월 기준 사고가 전년 동기 대비 47%정도 줄었다. 100%는 아니지만 라이더들도 대부분 만족해 한다."

-허위 의심 리뷰 탐지와 라이더 배차 외에 또 어디에 AI를 활용하고 있나

"가게에 달린 리뷰를 분석하는데도 사용한다. 예를 들어 이 가게는 맛이 좋다 나쁘다, 또 음식 양이 적다 많다, 포장상태가 좋다 나쁘다, 배달 서비스가 좋다 나쁘다 같은 사용자 리뷰가 달리는데 이들 리뷰를 분석해 '배사장(배민 사장님 광장)'이라고 부르는 우리가 만든 웹사이트에 게시한다. 우리한테 등록된 가게 수가 25만개다. 이들 가게 사장님이 배사장에 가면 본인이 운영하는 가게의 분석된 소비자 리뷰를 볼 수 있다. 리뷰 중 선정적인 사진이나 욕설, 개인정보 노출 우려가 있는 리뷰를 거르는데 AI를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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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고를 줄이는데도 AI를 사용하고 있다던데

"가게에서 사용하는 소모품과 식재료를 거래할 수 있는 전자상거래 사이트인 배민상회를 운영하고 있다. 포장용지, 스티커, 고기류 등을 거래할 수 있는 사이트다. 상거래이다 보니 재고가 많이 쌓여 있으면 안된다. 재고가 많이 쌓여 있다는 건 우리가 비용을 잘 못쓰고 있다는 거다. 재고 최적화 등 유통과 물류에도 AI를 활용하고 있다. 여기에 대한 니즈가 크다. 현재 시험 운영중인데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고 있다. 3회 정도 시험 운영을 했다. 올해 4분기 완전 자동화를 목표로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개인 추천 서비스에는 AI를 얼마나 활용하고 있나

"오프라인 편의점을 앱에 옮겨 놓은 '배민B마트'가 있다. 편의점에서 파는 과자나 음료 등을 온라인으로 판매한다. 30분 이내에 배달 가능한 게 우리 경쟁력이다. 분유가 필요한데, 아기 때문에 나갈 수 없을때, 이럴 때 배민B마트를 이용하면 유용하다. 배민B마트에 AI를 활용한 개인 추천을 적용했다. 운영한 지 6개월이 넘었다. 완전한 개인 추천 서비스는 9월이나 10월 중 론칭할 예정이다. 배달의민족 음식 주문 화면에도 맞춤형 AI 콘텐츠를 적용할 계획이다."

-우형의 AI 및 데이터 분석 경쟁력을 평가한다면

"배달의 민족 앱의 주문량이 하루 300만 건이나 된다. 국내 최대 수준이다. 메뉴만으로 보면 1000만 개가 넘는다. 소비자들이 어떤 가게를 구경했고, 어떤 메뉴를 눌러봤는 지 등을 분석하는데 이런 데이터가 하루에 20억~80억 건 발생한다. 이런 데이터에서 회사 매출과 고객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찾는 건 쓰레기에서 원석을 찾는 여정과 비슷하다."

-B2C 기업의 AI활용은 결국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거다. 맞춤형 서비스를 구현하는데 어려움은 없나?

"우리 사업은 로컬성이 강하다. 그러다보니 일반 전자상거래보다 더 어려운 면이 있다. 예를 들어 제주도나 서울이나 삼다수 쇼핑몰 소비자는 같다. 하지만 우리 서비스는 아니다. 소비자들이 근처 음식점만 시킨다. 소비자가 지역을 벗어나면 데이터 활용이 어렵다. 여기 추천이 다른 곳에서는 안 먹힌다. 이런 일을 처음 하는데다 사용자가 2천만, 3천만이다 보니 데이터 자체가 너무 커서 힘들다."

-작년 배달의 민족 연간 거래액이 15조원을 넘었다. 이 같은 실적 및 성과에 AI와 데이터 분석은 얼마나 기여했을까?

"AI기술을 활용해 운영을 얼마나 효율화했는지 종합적으로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AI가 우리 비즈니스 가치를 얼마나 높였는지 계량화 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올해는 아니고 내년에 이 작업을 할 것 같다."

-AI와 궁합이 잘 맞는 디바이스가 로봇이다. 최근 우형은 자율배송 로봇 딜리를 실전에 배치했다. 딜리에는 AI가 얼마나 적용됐나?

"딜리는 로봇사업실에서 따로 하는 사업이다. 우리가 뭐라하기 어렵다. AI만 보면 딜리에는 두 가지 AI 기술이 적용됐다. 슬램(SLAM)과 퍼셉션이다. 슬램은 카메라를 활용해 내 근처에 무슨 물건이 있고, 길이 어떻게 배치돼 있고, 내 위치가 어디인 지 판단하는 기술이다. 카메라를 활용하기 때문에 비주얼 슬램이라고도 한다. 카메라로 촬영해 이 이미지를 분석해 로봇이 어디에 있고, 어디로 가야하는 지 판단하는 기술이다. 퍼셉션도 로봇이 처한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 지를 판단하는 기술이다. 로봇 동선 최적화 등 로봇사업실 간 협업할 부분이 많이 있다."

-딜리버리히어로(DH)와 합병했고, 싱가포르에 '우아DH아시아'를 설립했다. 데이터 통합은 잘 진행되고 있나

"데이터를 공동 활용하기 위해 합병후 전략(PMI)을 짜고 있다. 데이터가 외부로 나가기 때문에 살펴 볼게 많다. 이제 시작한 수준이다. 데이터 통합을 하려면 한참 걸릴 것 같다."

-정부가 추진하는 AI강국 코리아에 제언을 한다면

"규제를 낮췄으면 한다. AI를 하려면 개인정보를 활용해야 하는데 규제 와 부딪힌다. 개인에게 보여주는 콘텐츠 최적화와 사용자 성향을 분석해 최적화하려면 규제와 만날 수 밖에 없다. 실무 입장에서는 이런 부분이 어렵다."

-AI를 다시 본 계기가 2017년 미국에서 열린 오라일리 AI 컨퍼런스였다고 하던데

"맞다. 2017년 오라일리 컨퍼런스에 참석하지 전에는데이터 흐름만 다뤘다. AI를 접하지 않고 있다 당시 다양한 AI 활용 사례와 연구를 피부로 직접 느꼈다. GPU를 활용한 초고속 AI 환경을 보니 신기했고 한편으로는 충격이였다. 앞으로 내일이 많아지겠구나 하는 걸 느꼈다.(웃음)"

-AI는 문제(프라블럼)를 해결하는 기술이다. 우형의 현재 문제는? 해외에 논문으로도 발표하나?

"현재 우리 회사 프라블럼은 콘텐츠 개인화(개인 추천)다. 올해를 콘텐츠 개인화 원년으로 삼고 여기에 집중하고 있다. 꽃피는 시기는 내년쯤이면 가능할 것 같다. 내년에 꽃을 피워 자랑 하는 인터뷰를 다시 한번 하고 싶다(웃음). 아직 우리 성과를 해외 논문에 발표한 적은 없다. 한국에서는 리뷰와 관련한 텍스트 분석을 주제로 한 두번 발표했다. 거대AI를 추구하는 대기업과 달리 우리는 아직 당면 문제 해결에 바쁘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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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우아한형제들 데이터서비스실장은...

△1977년생 △KAIST 전산학과 졸업 △인젠 소프트웨어엔지니어 △버드랜드소프트웨어 최고기술책임자(CTO) △SK플래닛 데이터엔지니어 △현재 우아한형제들 데이터서비스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