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미국 IBM이 해외에 설치하는 세번째 양자 허브 국가가 될 수 있을까?
송기홍 전 한국IBM 대표는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과총)가 14일 온라인으로 개최한 '한국 양자과학기술현황과 미래' 포럼에서 "한국의 양자 연구를 촉진하기 위해 IBM의 양자 컴퓨터를 한국에 설치하는 것을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양자컴퓨터 상용화에 기업 중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받는 미국 IBM은 양자컴퓨터를 설치, 양자 연구를 촉진하는 양자 허브를 미국 외 국가로는 독일과 일본 두 곳에만 두고 있다. 독일은 프라운호퍼 연구소에, 일본은 올 여름 동경대학에 각각 설치했다.
한국에 IBM 양자컴퓨터가 설치되면 IBM이 미국 밖에 두는 세계 세번째 국가가 된다. 송기홍 전 대표는 "IBM 본사와 국내 몇 몇 연구기관 및 정부와 IBM 양자 허브 설치를 논의하고 있다"면서 "양자 컴퓨터가 국내에 설치되면 액세스를 훨씬 더 쉽게 할 수 있어 국내 양자컴퓨터 연구가 촉진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IBM이 아무 데나 양자컴퓨터를 두지 않는다면서 "양자 허브가 되는 것도 경쟁이다. 아시아만 놓고 보면 우리나라와 호주, 정부 차원에서 관심이 큰 싱가포르 등 3개국 간 경쟁"이라면서 "이왕이면 한국이 양자 허브국이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송 전 대표는 미국 IBM의 양자 고도화 계획도 밝혔다. 그에 따르면 IBM은 허빙보드라는 65큐빗 양자컴퓨터를 미국과 독일, 일본 등 세 곳에 설치했는데, 올해 중 이글이라 불리는 127큐빗 양자컴퓨터를 설치 할 예정이다. 또 내년에는 430 큐빗을, 오는 2023년에는 1121 큐빗 양자컴퓨터를 개발해 내놓을 계획이다. 송 전 대표는 "매년 양자컴퓨터의 큐빗 양이 더블(두배)로 증가하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우리나라의 양자 투자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표했다. 미국, 유럽, 일본에 비해 투자 규모가 작다는 거다. 송 전 대표는 "군데 군데 여러 곳에서 양자 연구를 하는 것은 고무적"이라면서 "문제는 돈, 예산이다. 미국과 유럽은 국가적 차원에서 1조원 이상을 양자에 쏟아 붓고 있고, 이웃나라 일본도 우린 아직 3천억 밖에 못쓴다는 리포트가 나오고 있다"면서 "외국은 연구 규모와 단위가 우리와 다르다. 정부든 대학이든 연구를 촉진하는 마중물에 해당하는 투자가 한국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편 송기홍 전 한국IBM 대표는 딜로이트 컨설팅 코리아 대표, 모니터그룹 아시아 대표 등을 거쳐 2016년 한국IBM에 합류, 지난해 2월 한국IBM 대표가 됐고 최근 대표직서 물러나 IBM의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과 한국IBM의 글로벌 비즈니스 서비스 총괄을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