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 KAIST에 110억 기부···전현직 직원11명도 참여

전산학부 건물 증축에 사용...업무 협력 협약도 체결

크래프톤(대표 김창한)과 크래프톤 전·현직 직원 11명이 미래 소프트웨어 인력 양성을 위해 110억 원의 발전기금을 KAIST에 약정했다. KAIST 전산학부 건물 증축에 사용된다. 

4일 KAIST(총장 이광형)에 따르면 KAIST 출신 크래프톤 전·현직 직원 11명이 55억 원 개인 기부금을 먼저 조성한 뒤 회사가 동일한 액수 출연금을 보태는 1:1 매칭 그랜트(matching grant) 방식으로 약정됐다.

KAIST 전산학부 졸업생인 장병규 의장은 지난해 1월 100억 원 발전기금을 쾌척하며 "개인 기부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동문의 적극적인 기부 참여를 이끌어내는 마중물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후, 기부 의사가 있지만 구체적 기부처를 정하지 못했던 크래프톤 내부 KAIST 출신 구성원들이 장 의장과 합심했다. 처음에는 4명이었던 기부 희망자는 퇴직자까지 동참해 11명(김창한, 류성중, 박진석, 신승우, 심재한, 양재헌, 이창호, 장병규, 조웅희 등)으로 늘었고, 본격적인 모금 활동을 벌인지 약 2개월여 만에 55억 원 기부액이 모였고, 현재도 동문 구성원들의 참여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KAIST는 밝혔다.

기부에 참여한 신승우 동문(92학번)은 "모교에서 좋은 사람들을 만나 배우고 얻은 것들에 감사하는 마음을 늘 가지고 있었지만 표현하지 못했었다"며  "그 고마운 마음을 후배들에게 돌려주자는 제안에 마음이 움직였다"고 기부 취지를 말했다. 또 류성중 동문(97학번)은 "이번 기부 제안을 통해 오랜만에 학교 소식을 들으니 정말 반가웠고 그 시절의 즐거웠던 기억이 되살아났다"며 "전산학부에 학생이 급증하고 있으니 건물을 증축하는 것이 꼭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어 자연스럽게 기부에 함께 하게 됐다"는 소감을 남겼다.

KAIST 전산학부는 2016년에 450여 명이었던 학부생이 2021년 현재 900명을 넘어선 상태다. 류석영 전산학부장은 "선도적 인간 중심의 컴퓨팅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학생을 교육하고 더 많은 교원을 초빙하고 더 많은 분야와 융합할 수 있는 공간 확장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KAIST는 이번 약정금으로 전산학부 건물을 증축해 학생 연구실·산업계에 실제로 적용하는 코딩 및 프로젝트 실습실·사회 환원 교육 프로그램 장소· 크래프톤 선배들이 후배들에게 멘토링을 제공하는 공간 등을 마련할 계획이다.

한편 4일 열린 크래프톤과 전·현직 구성원들 기부 약정식은 KAIST 본관 제1 회의실에서 개최됐다. 이광형 총장, 이승섭 교학부총장, 이상엽 연구부총장, 류석영 전산학부장 및 크래프톤 장병규 의장, 신승우 동문이 자리를 함께 했다. 김창한 대표를 포함한 다른 7명 기부자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온라인으로 참석했다.

이날 약정식에서는 경쟁력 있는 인재 양성 및 지속적인 협력 관계 구축을 위한 업무 협약도 체결했다. 양측은 이를 토대로 우수 개발자 양성 및 채용 연계형 프로그램 등 다양한 산학 협력 활동을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