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 늘어난 모바일 결제, 헌금도 현금으로 안 내는 시대

[대한민국 2030 넥스트노멀] ④디지털 결제

금융입력 :2021/05/23 09:00    수정: 2021/05/24 08:07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의 유행은 오프라인의 소비를 위축시켰다. 자가 격리와 재택근무가 늘어나면서 이커머스·배달 등 온라인 소비가 활발해졌다. 여기에 수 십 초간 이뤄지는 대면 결제 시간 동안 코로나19가 전염될 수 있다는 불안감도 커져 비대면 결제가 확대되는 양상이다.

비대면 결제가 늘면서 네이버파이낸셜·카카오페이 등 간편결제와 토스페이먼츠·세틀뱅크 등 전자결제대행업(PG)가 성장하고 있다. 빅테크가 디지털 결제 시장을 이끌고 있지만, 금융사들도 속속 뛰어들고 있어 시장 확대가 예고된다. 코로나19 이후 소비와 직결된 결제는 '손 안의 디지털 결제'로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지폐에 코로나19 감염?...간편결제·PG사 '웃음꽃'  

지난해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될 무렵 '현금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묻어 결제 시 감염될 수 있다'는 루머가 퍼졌다. 일부 은행 지점선 혹시 모를 감염을 막기 위해 현금을 소독하기까지 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이동 제한 외에도 이 같은 불안감은 비대면 결제를 늘리는 계기가 됐다.

한국은행의 '2020년 지급결제보고서'에 따르면 발급된 신용카드와 체크카드가 대면으로 결제된 금액은 줄었고, 비대면으로 결제된 금액은 증가했다. 2019년 대면 결제액은 1조4천810억원에서 2020년 1조3천980억원으로 5.6% 감소했고, 2019년 비대면 결제액은 7천260억원서 2020년 8천490억원으로 16.9% 증가했다. 간편결제 금액도 2019년 3천171억원에서 2020년 4천492억원으로 41.66% 늘었다.

이중 간편결제도 비대면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프라인서 주로 이용되는 삼성페이와 같은 간편결제 이용금액은 줄은 반면, 온라인서 쓰이는 간편결제 이용액은 늘어난 것. 2020년 중 전체 전자금융업자의 간편결제 이용금액서 네이버파이낸셜·카카오페이 등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년 55.7%에서 65.3%로 9.6%p 증가했다.

간편결제 업체의 약진은 소비자와 온라인 업체의 결제를 중개하는 PG사의 수익도 끌어올렸다. 2020년중 일일 평균 PG의 이용실적은 1천679만건(7천55억원)으로 2019년 1천130만건(5천317억원) 대비 각각 48.5%, 32.7% 증가했다.

결제 빅테크에 '깜놀', 경쟁 금융사와도 손잡는 은행

이 같은 디지털 결제는 일상이자 돌이킬 수 없는 흐름이 될 것이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토스페이먼츠 김민표 대표는 "코로나19로 인해 인생서 몇 번 안 겪는 대변혁이 왔다"며 "오프라인서 온라인으로 전이가 매우 빨리 이뤄지면서 오프라인으로만 매출을 안정적으로 냈던 사업자라도 온라인을 걱정 안하면 안되는 세상이 왔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아직까지 한 사람이 100원을 벌면 30원 정도를 온라인서 소비하지만 온라인은 더 커질 것이기 때문에 온라인 상점 운영자가 이용해야 하는 간편결제와 PG는 더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간편결제와 PG의 두 자릿 수 성장이 예견되면서 은행도 이 시장에 출사표를 내고 있다. 대형 금융지주사는 카드사에 간편결제 서비스를 만들면서 진출했지만, 타 은행 계좌와 카드는 쓸 수 없는 폐쇄형 구조라 흥행엔 한계가 있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그렇지만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개방형 결제 플랫폼'을 지향하면서 간편결제 사업서 역전을 노리고 있다. 예를 들어 우리은행 계좌에 KB국민카드를 통해 선불 전자 지급 수단을 충전해 결제할 수 있도록 하는 구조다.

우리금융지주는 우리은행과 우리카드와 함께 그룹 통합 결제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우리은행 계좌나 우리카드를 갖고 있지 않은 타 금융사 고객도 온·오프라인서 간편결제를 할 수 있도록 한 것이 다른 금융사의 간편결제 서비스와 다른 점이다. 우리금융은 이달 연세대학교와 업무협약을 맺고 연세대학교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서 우리은행·우리카드가 아니어도 결제가 이뤄지는 결제 시스템을 준비하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의 종합지급결제사업자와 마이페이먼트 내용은 은행 입장서 썩 달가운 소식은 아니다"며 "고객 접점 채널을 최대한 빼앗기지 않기 위한 차원이며, 네이버와 카카오 등 플랫폼 업체에 대응하기 위해 금융권은 범용성을 넓히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진단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현금 이용처도 디지털화...종합금융플랫폼으로 진화

디지털 결제가 이뤄지는 분야는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온라인 위주로 간편결제를 서비스했던 빅테크는 오프라인으로 저변을 확대 중이다. 또 교회 헌금에 지방자치단체(지자체) 자금도 변혁이 일고 있다. 심지어 육군 매점(PX)에서도 간편결제 도입이 검토 중이다.

플랫폼을 바탕으로 한 카카오페이와 제로페이는 간편결제를 마중물 삼아 종합 플랫폼과 마이데이터(본인 신용정보 관리업) 사업 확장에 나섰다. 간편결제로 고객 풀(Pool)을 마련한 상태서 부가 서비스로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것이 두 업체의 기본 골자로 분석된다.

카카오페이는 단순히 결제 수단을 바꾸는 데 그치지 않고, 멤버십·영수증·투자·자산관리 서비스를 연결했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결제 한 번으로 멤버십 포인트 적립과 잔돈 투자까지 이뤄지며, 전자 영수증을 받고 자산관리 서비스 안에서 소비 내역을 관리할 수 있다"며 "결제를 시작으로 생활에 필요한 금융 서비스를 모두 제공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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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페이는 코로나19 이후 지방자치단체의 모바일 상품권으로 성장 동력에 날개를 달았다. 법인과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한 제로페이 가맹점을 늘려나가고 향후 정책 자금도 모바일서 쓸 수 있는 디지털 정책 자금 플랫폼으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제로페이를 운영하는 한국간편결제원 이근주 원장은 "기존 디지털 정부 지원 사업에 핀테크 기술과 마이데이터 정책을 융합한 디지털 정책 자금 플랫폼으로 '제로페이 2.0' 시대를 이끌 것"이라며 "소상공인의 결제 데이터는 이들에게 맞는 정책을 만들 때 유용히 활용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에 나서겠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