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인텔, PC 넘어 가전·통신·의료 협력 다각화

인텔, 삼성 '수직계열화' 제조역량 주목..."새로운 경험 이끌어낼 것"

디지털경제입력 :2021/05/04 16:34    수정: 2021/05/04 17:34

삼성전자 갤럭시북 프로를 소개하는 그레고리 브라이언트 인텔 클라이언트 컴퓨팅 그룹 총괄. (사진=인텔)
삼성전자 갤럭시북 프로를 소개하는 그레고리 브라이언트 인텔 클라이언트 컴퓨팅 그룹 총괄. (사진=인텔)

세계 IT 산업의 거물인 삼성전자와 인텔의 협력 관계가 PC를 넘어 가전과 통신, 의료  분야 등으로 다각화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그간 인텔 칩을 탑재한 로봇청소기, 5G 기지국 장비, 초음파 진단기 등을 출시해 왔다. 또 최근 갤럭시북 프로 출시를 전후해 인텔 PC 부문 최고 임원이 삼성전자를 찾기도 했다.

또 인텔은 최근 갤럭시 PC 제품 공동 마케팅 뿐만 아니라 향후 출시할 프로세서 탑재 PC 출시 등에도 삼성전자와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 다른 제조사가 갖추지 못한 '수직 계열화'

삼성전자의 PC 사업은 연간 300만 대 내외 규모로 IDC·가트너 등 주요 시장조사업체가 집계하는 글로벌 톱5 업체 출하량에 크게 못 미친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다른 글로벌 PC 제조사가 갖추지 못한 가장 강력한 역량인 '수직 계열화'를 갖추고 있다. 인텔이 최근 삼성전자 PC 사업에 큰 비중을 두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삼성전자 갤럭시북 플렉스 5G를 소개하는 인텔 그레고리 브라이언트 수석부사장. (그림=라이브 캡처)

프로세서를 제외한 D램, 플래시 메모리와 디스플레이 등 주요 부품은 물론 LTE, 5G, 블루투스 등 통신용 칩셋까지 모두 자체 조달할 수 있는 회사는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또 모바일 분야에서 삼성전자의 기술력은 충분히 검증된 상황이다.

삼성전자가 지난 해 출시한 노트북 제품인 '갤럭시북 플렉스 5G'는 퀄컴 대신 삼성전자가 자체 제조한 5G 모뎀칩을 달았다.

이번에 출시된 갤럭시북 프로 제품군도 갤럭시 버즈나 스마트씽스 연동을 고려해 자체 블루투스 칩을 달았다.

■ PC 넘어 가전·통신·의료 분야 등 협력 다방면 확대

양사의 협력 관계는 PC를 넘어 보다 다양한 IT 영역에서 진행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최근 출시한 로봇청소기 '비스포크 젯봇 AI'는 카메라를 통한 사물 인식 능력을 극대화하는 인텔 AI 칩 '모비디우스'를 탑재했다.

사물인식을 위해 인텔 AI 기술을 탑재한 '비스포크 제트봇 AI'. (사진=삼성전자)

또 네트워크 기지국 분야에서는 인텔 제온 프로세서와 고속 이더넷 솔루션을 이용해 지연 시간을 최소화하고 있다.

의료 분야에서는 삼성메디슨이 초음파 영상을 분석하는 '바이오메트리어시스트' 개발에 인텔 기술을 활용 중이다. 인텔 코어 i3 프로세서와 오픈비노 툴킷, 오픈CV 툴킷을 이용해 영상을 약 85ms(밀리초)안에 분석하고 자동으로 태아 성장 상태를 측정한다.

인텔 AI 기능을 탑재한 삼성메디슨 초음파 진단 장치. (사진=인텔)

양사 협력 분야가 확대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인텔은 오랜 시간동안 협력을 이어오고 있는 회사이며 중요한 사업 파트너"라고 설명했다.

배태원 인텔코리아 부사장(삼성사업총괄)도 "두 회사가 협력을 통해 다양한 분야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기 때문에 PC를 넘어 협력 분야가 더 다양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 "차세대 프로세서 제품화 등에서 양사 협력할 것"

양사는 갤럭시북 프로 출시 이후로 각종 기술 개발과 마케팅, 새로운 아키텍처 기반 프로세서 제품화 등에서 한층 더 긴밀하게 보조를 맞춰 나갈 예정이다.

배태원 부사장은 "PC 분야의 기술 리더십을 통해 생태계를 이끌어온 인텔과 모바일 제품에서 리더십을 가진 삼성전자의 경험이 결합해 지금까지 없던 경험을 이끌어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관련기사

삼성전자는 7nm 공정 기반 메테오레이크 등 차세대 프로세서 탑재 제품 개발에도 인텔과 협력할 예정이다. (사진=인텔)

인텔은 최근 그레고리 브라이언트 총괄 명의 기고문에서 "여러 형태의 XPU 코어를 활용하는 인텔의 새로운 아키텍처 관련 제품 개발에 협력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삼성전자 관계자는 "해당 아키텍처 기반 인텔 프로세서 제품을 시장에 공급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