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TV보다 모바일"…홈쇼핑, 힘 모으고 새옷 입는다

[이슈진단+] '모바일 퍼스트' 돌파구 찾는 홈쇼핑

유통입력 :2021/05/03 17:40    수정: 2021/05/04 08:43

TV의존도가 강했던 홈쇼핑사들이 모바일로 사업을 재편하고 있다. 

쿠팡과 네이버 등 이커머스 플랫폼들과의 경쟁에도 뛰어들며 업(業) 자체를 바꾸려는 시도다. 계열사 간 힘을 모으는가 하면, 판매 채널을 TV에서 모바일로 빠르게 전환하는 모습이다. 

전통 미디어를 탈피해 새로운 돌파구를 찾으려는 국내 대표 홈쇼핑사들의 이커머스 전략을 알아봤다.

브랜드까지 바꾼다...라이브 커머스 최강자 노리는 CJ오쇼핑

최근 CJ오쇼핑은 온라인 플랫폼 이름을 CJ몰에서 CJ온스타일로 바꾸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CJ몰은 오는 10일 CJ오쇼핑과 CJ오쇼핑플러스가 모두 통합된 CJ온스타일로 새롭게 출발한다.

CJ오쇼핑이 브랜드명까지 바꾸는 이유는 그동안 전 국민을 대상으로 전개해왔던 TV 중심의 사업을 명확한 타깃을 보유한 모바일 홈쇼핑으로 다시 재편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지난달 28일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허민호 CJ ENM 커머스부문 대표는 '모바일 퍼스트' 전략으로 업의 패러다임을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TV와 모바일의 채널 경계를 없애고, 라이프 취향 쇼핑이라는 새로운 업으로 시장을 개척하겠다는 의지다. 이를 위해 밀레니얼 맘과 X세대에 해당하는 3554 여성을 핵심 타깃으로 삼고, 이들의 취향을 반영한 라이프 스타일을 제시하겠다고도 했다.

허 대표는 "그동안 TV이외에 라이브커머스 등 다양한 시도를 한 경험을 바탕으로 모바일 커머스도 잘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신뢰할 수 있는 쇼호스트와 기술력 등으로 진정성 있는 방송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CJ온스타일]

통합 나서는 GS리테일과 GS홈쇼핑…GS까지 뗀 마켓포로 이커머스 도전

GS홈쇼핑은 이미 홈쇼핑을 버리고 TV와 온라인몰의 브랜드명을 GS샵으로 바꿨다. 시장 흐름이 모바일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는 예측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현재 GS샵의 모바일 쇼핑 취급액은 전체의 54.7%를 차지하고 있다. TV에서 발생하는 매출보다 모바일 매출이 크다는 뜻으로 모바일 전환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GS홈쇼핑은 7월 GS리테일과의 합병을 통해 오프라인 유통망에 온라인 커머스 역량을 더한 강력한 온오프라인 유통 네트워크를 형성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두 법인의 통합으로 넓어진 고객 풀을 확보할 수 있고, 물류 등 인프라에서 시너지가 날 수 있다.

GS샵은 먼저 GS리테일과 합병 전 시너지로 와인25서비스를 꼽았다. 지난 3월30일부터 GS샵은 와인25를 새롭게 선보이고 그동안 GS25 등 오프라인을 통해서만 구매했던 주류를 GS샵에서 구매하고 GS25에서 수령할 수 있게 했다.

약 20일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매일 2만명 이상의 소비자들이 와인25 서비스를 보고 있으며, 1만5천개의 이상 주문이 발생했다.

GS리테일은 최근 GS샵뿐만 아니라 GS프레시몰, 심플리쿡, 달리살다, 랄라블라 등을 통합한 플랫폼 '마켓포'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롯데 계열사 커머스 서비스를 모두 묶은 롯데온과 비슷한 형태다.

GS샵 관계자는 "양사 합병 이후에는 교차하는 고객들로 인해 시너지가 더 크게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GS샵

롯데홈쇼핑, 세포마켓 품고 라이브 커머스 강화

롯데홈쇼핑은 지난해 11월 모바일 생방송 전문 PD, 상품기획자(MD) 등 30여 명으로 구성된 콘텐츠부문을 신설하고 모바일 커머스를 강화하고 있다.

모바일 쇼핑 주 이용자인 MZ세대를 겨냥한 이색 콘텐츠와 TV홈쇼핑 주요 고객인 40~60대에 특화된 맞춤형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지난 3월에는 롯데홈쇼핑 쇼호스트 20여 명과 유명 인플루언서들의 소셜 미디어 계정과 연계해 1인 공구(공동구매) 특가마켓을 진행하는 인플루언서 커머스 ‘셀럽 라운지’를 선보이기도 했다. 세포마켓을 활성화 해 3040여성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또한 지난달 23일에는 모바일TV 채널명을 ‘엘라이브’로 변경하고 모바일 생방송을 강화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향후 계열사 협업을 통한 차별화 상품 기획,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이색 콘텐츠 제공, 파트너사 자체 방송 지원 확대 등을 목표로 신규 고객을 적극적으로 유치할 계획이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전체적으로 이커머스 시장이 커졌고, 소비자의 모바일 유입도 늘어났다"면서 "모바일 특화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롯데홈쇼핑 엘라이브 모바일 생방송 이미지

업계에서는 앞으로 대형 유통사를 계열사로 두고 있는 홈쇼핑사들이 각사별로 계열사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콘텐츠를 발굴해 모바일 사업을 강화하고 나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TV홈쇼핑에서는 시도할 수 없는 콘텐츠를 만들어 재미와 실적 모두 잡겠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홈쇼핑회사들이 TV 의존도를 낮추고 이커머스 플랫폼으로의 변신을 가속화 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모바일 사업 투자와 M&A도 적극적으로 임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