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단 보다 SUV’…세단 재구매 10년 새 절반 ‘뚝’

컨슈머인사이트, 국산차 신규·대체 구매 ‘세단-SUV’ 이행성향 비교 결과

카테크입력 :2021/04/21 10:55    수정: 2021/04/22 08:08

국산 세단 자동차를 타던 사람이 새 차를 구매할 때 다시 세단으로 갈아탄 비율이 10년 사이에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반면에 새로 구매하거나 재구매할 때는 SUV를 선택하는 비율이 2.5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 플래그십 SUV 팰리세이드 (사진=현대차)

자동차 전문 소비자 조사기관 컨슈머인사이트는 국산 세단과 SUV를 중심으로 지난 10년 동안(2011~2020년) 차종 간 이행성향을 비교한 결과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20일 밝혔다. 컨슈머인사이트는 2001년부터 매년 7월 10만명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연례 자동차 기획조사’에서 지난 1년 내 승용차 신규/대체 구매자를 대상으로 이전 차종과 현재 차종이 무엇인지 물었다.

전체 승용차 시장에서 국산 세단 보유자가 다시 세단으로 갈아탄 비율은 2011년 45%에서 지난해 23%로 22%포인트 줄었다. 같은 기간 새로 세단을 구매한 비율은 15%에서 6%로 절반 이하로 낮아졌다.

반면에 SUV에서 세단으로 갈아탄 비율은 10년 간 4~5%대에서 큰 변화가 없었다.

컨슈머인사이트는 처음 차를 사면서 SUV를 택하거나 타던 세단에서 SUV로 옮겨가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세단에서 SUV로 갈아탄 비율은 2011년 9%에서 지난해 16%로 갑절 가까이 늘었다. 이 기간 SUV에서 다시 SUV로 갈아탄 비율은 4%에서 12%로 3배로 증가했다. SUV 구매는 2%에서 5%로 2.5배 증가했다.

컨슈머인사이트 관계자는 “이런 추세가 계속된다면 수년 안에 세단 보유자가 세단보다 SUV로 갈아타는 비율이 더 커지는 일이 생길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국산 세단-SUV 차종간 이행성향 추이(%)

‘세단 약세-SUV 강세’ 추이는 최근 10년 동안 일관된 모습을 보여 왔고 최근 3년 추세에서 더욱 확실하게 나타났다.

컨슈머인사이트는 2017년 전후로 ‘세단→세단’과 ‘세단→SUV’ 이행성향이 정체 또는 역전하는 현상이 발생한 이유로 전기차를 포함한 세단 신차 대거 출시를 꼽았다.

당시 SM6·아이오닉·제네시스 G70 등 신차와 그랜저·K7·말리부 등 신형 세단이 잇따라 선보였다. 반면에 SUV는 QM6·니로·티볼리 에어 등이 출시됐지만 모델 수와 인기도에서 세단에 크게 못 미쳤던 시기다.

2011년 기준 승용차 신규/대체 구매 때 세단으로의 이행비율(세단 이행비율)을 합하면 66%였고 SUV 이행비율의 합은 15%로 둘 사이의 차이가 41%포인트에 달했다.

2020년에는 세단과 SUV 이행비율이 각각 34%로 동률을 이뤄 10년 사이에 차이가 사라졌다.

컨슈머인사이트는 세단 수요의 상당한 부분을 SUV 외에 수입차와 다목적차(MPV) 등이 잠식하며 ’기타‘ 비중이 33%까지 올랐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관련기사

2020년 7월 기준 1년 내 신차(승용차) 구매자 가운데 50.1%는 RV(SUV+MPV)를 선택해 조사 이후 처음으로 절반 수준에 도달했다. SUV가 RV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점을 감안하면 국산 세단과 SUV 간 점유율 차이가 제로(0)에 수렴한 것과 같은 결과다.

컨슈머인사이트 관계자는 “SUV는 넉넉한 실내공간과 실용성으로 무장한 데다 더 안전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고 코로나19 이후 달라진 라이프 스타일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며 “자동차 업체들도 이 같은 추세에 따라 수년 전부터 세단 라인업을 줄이고 SUV 라인업을 경쟁적으로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