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세단 자동차를 타던 사람이 새 차를 구매할 때 다시 세단으로 갈아탄 비율이 10년 사이에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반면에 새로 구매하거나 재구매할 때는 SUV를 선택하는 비율이 2.5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전문 소비자 조사기관 컨슈머인사이트는 국산 세단과 SUV를 중심으로 지난 10년 동안(2011~2020년) 차종 간 이행성향을 비교한 결과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20일 밝혔다. 컨슈머인사이트는 2001년부터 매년 7월 10만명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연례 자동차 기획조사’에서 지난 1년 내 승용차 신규/대체 구매자를 대상으로 이전 차종과 현재 차종이 무엇인지 물었다.
전체 승용차 시장에서 국산 세단 보유자가 다시 세단으로 갈아탄 비율은 2011년 45%에서 지난해 23%로 22%포인트 줄었다. 같은 기간 새로 세단을 구매한 비율은 15%에서 6%로 절반 이하로 낮아졌다.
반면에 SUV에서 세단으로 갈아탄 비율은 10년 간 4~5%대에서 큰 변화가 없었다.
컨슈머인사이트는 처음 차를 사면서 SUV를 택하거나 타던 세단에서 SUV로 옮겨가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세단에서 SUV로 갈아탄 비율은 2011년 9%에서 지난해 16%로 갑절 가까이 늘었다. 이 기간 SUV에서 다시 SUV로 갈아탄 비율은 4%에서 12%로 3배로 증가했다. SUV 구매는 2%에서 5%로 2.5배 증가했다.
컨슈머인사이트 관계자는 “이런 추세가 계속된다면 수년 안에 세단 보유자가 세단보다 SUV로 갈아타는 비율이 더 커지는 일이 생길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세단 약세-SUV 강세’ 추이는 최근 10년 동안 일관된 모습을 보여 왔고 최근 3년 추세에서 더욱 확실하게 나타났다.
컨슈머인사이트는 2017년 전후로 ‘세단→세단’과 ‘세단→SUV’ 이행성향이 정체 또는 역전하는 현상이 발생한 이유로 전기차를 포함한 세단 신차 대거 출시를 꼽았다.
당시 SM6·아이오닉·제네시스 G70 등 신차와 그랜저·K7·말리부 등 신형 세단이 잇따라 선보였다. 반면에 SUV는 QM6·니로·티볼리 에어 등이 출시됐지만 모델 수와 인기도에서 세단에 크게 못 미쳤던 시기다.
2011년 기준 승용차 신규/대체 구매 때 세단으로의 이행비율(세단 이행비율)을 합하면 66%였고 SUV 이행비율의 합은 15%로 둘 사이의 차이가 41%포인트에 달했다.
2020년에는 세단과 SUV 이행비율이 각각 34%로 동률을 이뤄 10년 사이에 차이가 사라졌다.
컨슈머인사이트는 세단 수요의 상당한 부분을 SUV 외에 수입차와 다목적차(MPV) 등이 잠식하며 ’기타‘ 비중이 33%까지 올랐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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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7월 기준 1년 내 신차(승용차) 구매자 가운데 50.1%는 RV(SUV+MPV)를 선택해 조사 이후 처음으로 절반 수준에 도달했다. SUV가 RV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점을 감안하면 국산 세단과 SUV 간 점유율 차이가 제로(0)에 수렴한 것과 같은 결과다.
컨슈머인사이트 관계자는 “SUV는 넉넉한 실내공간과 실용성으로 무장한 데다 더 안전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고 코로나19 이후 달라진 라이프 스타일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며 “자동차 업체들도 이 같은 추세에 따라 수년 전부터 세단 라인업을 줄이고 SUV 라인업을 경쟁적으로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