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되는 온라인 쇼핑몰은 SNS가 다르다. 단순 판매를 넘어서 콘텐츠로 브랜드를 키우다 보니 SNS의 볼거리도 풍성할 수밖에 없다. 특히 '자사몰(D2C)' 사업자들은 이 분야에서 갖가지 전략을 선보이고 있다. 수많은 성공 자사몰을 탄생시킨 카페24와 세계 최대 SNS 페이스북의 협업도 이런 가운데 나왔다. 'SNS가 이끈 이커머스2.0' 시리즈 첫편에서는 글로벌 이커머스 시장 트렌드를 살펴보고, 다음 편부터 자사몰 강자들의 SNS 활용 스토리를 소개한다. [편집자주]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에서 커머스 사업자들의 존재감을 키운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대표는 지난해 10월 컨퍼런스콜에서 이 같이 말했다. 전자상거래 사업을 키우려는 기업들에게 자사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최적의 파트너라는 뜻이다.
전자상거래와 SNS의 결합 혹은 상호지원이 새로운 주제는 아니다. 내 쇼핑몰에 상품을 올리고, 인스타그램에 다시 올려 홍보하는 모습은 흔하다. 글로벌 사용자 33억명의 인스타그램-페이스북은 거대한 마케팅 기회를 뜻한다.
관건은 기술 전략상 '어떻게 더 잘하는가'에 있다. 매출 증대를 위해 전자상거래와 SNS를 동시 활용한다지만 기술 연동이 들어간 화학적 결합까지는 못 미친 경우가 많다. 단순히 쇼핑몰 업무와 SNS 업무, 나눠서 두 번 하는 일상으로는 시장의 빠른 변화에 대응하기 어렵다.
페이스북이 지난해 공개한 ‘페이스북 숍스’(이하 숍스)는 '전자상거래+SNS'의 새 비전을 제시했다.
'숍스'를 통하면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에 ‘숍’(Shop)이라는 글로벌 전시공간이 생긴다. 오프라인이라면 맨해튼이나 신사동 가로수길처럼 인파 몰리는 곳에 쇼윈도를 두는 셈이다. 온라인 쇼핑몰에 상품을 올리면 이 숍에 자동 노출하는 IT 기술이 사업자의 업무 부담까지 크게 줄였다.
소비자들이 얻는 혜택도 크다. 인스타그램-페이스북에서 간단한 터치만으로 수많은 브랜드의 숍을 볼 수 있다. 상품도 단순 나열이 아니라 콘셉트에 따라서 ‘콜렉션’(화보집) 형태로 보인다. 마음에 든 상품은 '관심상품'으로 지정한 뒤 언제든 다시 찾으면 된다.
또한 원하는 상품을 찾기 위해 들였던 시간과 수고를 크게 줄일 수 있다. 페이스북의 첨단 알고리즘이 개인별로 알맞은 상품을 자동 추천하기 때문이다. '상품 검색'이 아니라 '상품 발견'이라는 개념에 맞춰 ‘디스커버리 커머스’(Discovery Commerce)라고도 지칭된다. 알고리즘의 발전에 따라 구매 전환율도 계속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상품이 잠재 고객을 찾아가는 패러다임 변화에 탄력이 붙었다.
지난해 매출 200억원을 거둔 온라인 뷰티 브랜드 '씨스터앤'은 올해 해외 고객을 늘리려는 전략 중 하나로 숍스를 활용 중이다. 콘텐츠로 글로벌에서 승부하려는 의지를 강조해온 브랜드다.
천정욱 씨스터앤 대표는 "페이스북이 진출한 여러 국가 고객들에게 우리의 콘텐츠를 띄울 수 있다"며 "SNS에 상품을 올리는 운영 작업은 쉬워짐은 물론, 방문자의 구매율은 지속 상승세인 것이 보인다"고 설명했다.
일본과 홍콩 등에서 인기인 가방 브랜드 '르마스크'는 숍스의 콜렉션 기능 활용을 극대화했다. '가방'이란 콜렉션을 터치하면 속해있는 제품 수십여개가 펼쳐진다. 누적 판매량 2만개 이상의 베스트셀러 가방에 고객 관심이 모였다.
박경민 르마스크 대표는 "글로벌 곳곳에 선보이고 싶은 디자인을 SNS에 담고 고객 반응을 빠르게 살핀다"면서 "직원들의 창의성을 SNS에 어떻게 선보이느냐에 따라서 브랜드들의 향방이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양방향 소통이라는 SNS 본연의 강점도 진화 중이다. 페이스북 메신저와 인스타그램 다이렉트 메시지(DM)는 여러 국가 고객과의 소통 채널이다. 브랜드 메시지를 수시로 글로벌에 전달하고, 고객 의견은 바로 청취한다. 재구매율 높은 충성고객을 확보에 유리하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기술 편의가 해결됐으니 사업자는 콘텐츠 제작에 충실할 것을 조언한다. 숍이 아무리 많이 노출돼도 알맹이인 콘텐츠가 부실하면 판매 증대로 이어지기 어렵다. 'SNS 시대'는 다른 말로 '콘텐츠 소비 시대'다.
이 대목에서 주목되는 비즈니스가 바로 ‘자사 쇼핑몰’(D2C, Direct to Consumer)이다. 브랜드 기업이 직접 온라인 쇼핑몰과 앱 서비스 등을 운영한다는 개념이다. 시장 변화에 맞춰 크게는 브랜드 콘셉트부터 작게는 페이지 하나하나의 콘텐츠를 만들어간다. 다른 브랜드와 함께 쓰는 마켓이 아니기에 가능한 프로세스다.
페이스북의 숍스 파트너 기업 목록도 이를 방증한다. 그 목록에는 입점 형태의 마켓이 없다. 서로 방식 차이는 있으나 사업자가 D2C를 만들 때 필요한 플랫폼들이다.
▲카페24(Cafe24, 한국) ▲쇼피파이(Shopify, 캐나다) ▲빅커머스(BigCommerce, 미국) ▲우커머스(WooCommerce, 미국) ▲피도노믹스(Feedonomics, 미국) ▲채널어드바이저(Channel Advisor, 미국) ▲세드커머스(CedCommerce, 인도) ▲티엔다누베(Tienda Nube, 브라질).
송종선 카페24 엔터프라이즈 비즈 총괄이사는 "페이스북은 숍스를 통해 고품질 쇼핑 콘텐츠를 사용자에게 제공하려는 것"이라며 "따라서 단순 판매자가 아닌 D2C를 주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이마케터에 따르면 2024년까지 글로벌 대기업 5곳 중 1곳은 D2C를 갖출 전망이다. 나이키는 D2C 키우기의 일환으로 지난 2018년 아마존을 떠났고, 온라인 매출을 급증시켰다. D2C는 전자상거래 시장의 대세이며 페이스북의 선택도 이런 가운데 나왔다.
한국의 D2C들은 글로벌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프랑스 로레알이 인수한 '스타일난다' 외에도 수많은 브랜드가 글로벌에서 활약 중이다.
관련기사
- 카페24, 광고배너 제작 더 쉽게 해주는 ‘에디봇 배너’ 강화2021.04.19
- 카페24-쇼피, 아시아 7개국 공략법 공개2021.04.13
- 카페24-쇼피, K브랜드 동남아 이커머스 공략팁 공개한다2021.04.07
- 카페24-KB국민은행, 온라인 중소상공인 무담보 금융서비스 지원2021.04.06
스타일난다를 비롯한 D2C들의 기반이 된 플랫폼 기업 카페24는 인도를 제외한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페이스북의 숍스에 공식 파트너로 참여했다. D2C 사업자들의 글로벌 성공과 사용자 쇼핑경험 증대라는 목표를 공유하고 있다.
이렇게 D2C와 SNS의 유기적 결합은 닻을 올렸고, 전자상거래 시장 전반에서 성장 촉매로 기대된다. SNS와 함께 열어가는 '이커머스 2.0'이라고 할 수 있다. 콘텐츠 중심으로 비즈니스와 사람의 초연결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