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 전 美법무부 차관 영입…막판 뒤집기 총력전

오바마 정부 당시 차관 고문으로 임명…바이든 거부권 이끌어낼까 주목

디지털경제입력 :2021/03/24 13:27    수정: 2021/03/24 14:11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소송에서 패소한 SK이노베이션이 미국 오바마 정부 때 법무부 차관을 지낸 고위 인사를 영입해 대통령 거부권 촉구에 나섰다.

다음달 12일(현지시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최종판결 효력 발생을 앞두고 막판 뒤집기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24일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회사는 최근 샐리 예이츠(Sally Yates) 미국 법무부 전 차관을 미국사업 고문으로 영입했다.

예이츠 전 차관은 바이든 정부에서도 법무부 장관으로 거론돼 온 인물이다. 트럼프 정부 당시 대통령의 독선에 맞서 본인의 직을 걸고 싸울 정도로 강직한 인사로 알려졌다. 트럼프의 이민 관련 행정 명령의 변호를 막아 열흘 만에 법무장관에서 해고된 일화도 유명하다.

샐리 예이츠(Sally Yates) 미국 법무부 전 차관

23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즈와 조지아주 일간지인 애틀란타저널컨스티튜션(AJC)의 보도에 따르면 예이츠 고문은 "바이든 대통령은 조지아 배터리 공장을 무력화하는 ITC 판결을 거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판결이 다음 네 가지 중요한 정책 목표를 저해시킬 것”이라고 했다. ITC 판결이 인용되면 ▲SK이노베이션 배터리 공장이 위치한 조지아주의 일자리 문제 ▲기후변화 대응방안 ▲국가 안보 이익의 저해 ▲미국-멕시코-캐나다 자유무역협정(FTA) 문제 등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외교부 출신인 김종훈 SK이노베이션 이사회 의장도 최근 미국을 방문해 정부 관계자들을 만나 대통령 거부권 행사를 촉구한 바 있다. 김 의장 역시 미국 내 정치권·기업·학계 등 다양한 인맥을 갖췄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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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미국 ITC는 지난달 10일 SK이노베이션의 일부 리튬이온배터리 셀·모듈·팩에 대해 미국 생산과 수입을 10년간 금지한다는 최종결정(Final Determination)을 내렸다.

이 기간동안 바이든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이번 판결의 효력은 최종결정기일로부터 60일 후인 다음달 12일 발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