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쌍용자동차 측에 뼈를 깎는 각오로 투자 협상에 임해 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17일 산업은행은 이날 이동걸 회장이 예병태 쌍용차 대표, 정일권 노조위원장 등과 면담을 갖고 이 같이 조언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이동걸 회장은 "과거 쌍용차가 두 차례 경영위기를 이겨낸 것처럼 지금의 어려움도 잘 극복해주길 바란다"면서 "쌍용차가 ‘생즉사 사즉생’의 각오로 모든 것으로 내려놓고 선제적으로 최선의 방안을 제시해 투자 유치를 이끌어 달라"고 요청했다.
또 "산업은행은 잠재적 투자자의 투자 결정, 자금조달 능력 확인, 사업계획에 대한 객관적 타당성이 검증된다면 쌍용차 정상화를 위해 금융지원을 검토할 것"이라면서도 "사업계획은 경영정상화의 주체인 쌍용차가 스스로 방안을 강구해 채권단에 먼저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는 경영정상화의 주체인 쌍용차 노사가 적극적으로 나서야만 산업은행으로서도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셈이다.
이동걸 회장은 지난 15일 온라인 브리핑에서 "대주주 마힌드라는 최근 감자를 통해 지분을 25%로 줄이기로 하는 등 최대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지만, 쌍용차 노사는 여전히 안이한 것 같다"고 지적한 바 있다.
특히 구조조정 기업을 침몰 직전의 선박에 비유하며 "폭풍우 속에서 생존하려면 팔 수 있는 것을 다 팔고 버릴 것을 모두 버려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현재 쌍용차는 마힌드라가 감자를 통해 지분율을 낮추고, HAAH오토모티브가 2억5천만 달러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대주주가 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P플랜(단기 구조조정)을 추진 중이다. 동시에 HAAH오토모티브 측은 산업은행에도 같은 규모의 지원을 기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산업은행 측은 쌍용차가 잠재적 투자자의 사업계획을 포함한 회생계획안을 제출하면 외부전문기관의 타당성 평가 후 지원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