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 경제회복을 위해 바이오헬스, 미래차, 시스템반도체 등 혁신성장 3대 분야로 꼽히는 ‘빅3’ 연구개발(R&D) 투자를 강화키로 했다. 빅3 산업과 함께 데이터, 네트워크, 인공지능 등 ICT 인프라에 대한 R&D 투자를 늘려 디지털경제 전환도 앞당긴다는 방침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8일 오후 ‘2022년도 국가연구개발 투자방향 기준’ 공청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국가 R&D 투자방향은 과학기술기본법에 따라 다음해 정부의 R&D 예산의 전략적인 투자방향을 미리 제시하고, 정부R&D의 예산 배분과 조정에 중요 지침으로 활용된다. 과기정통부는 지난달 관계부처로부터 국가R&D 중기사업계획서를 제출받은 뒤 내년 투자방향의 방침을 정했다.
과기정통부가 제시한 내년 4대 투자 방향은 ▲위기대응을 위한 과학기술 역량 강화 ▲경제회복과 활력제고 ▲기회창출을 통한 선도국가 도약 ▲포용 바탕의 미래 혁신역량 강화 등이다.
■ 경제회복 마중물 R&D 투자 = 바이오 + 미래차 + SoC + DNA
코로나19 경기침체에 따라 경제회복을 위한 R&D 투자로 바이오헬스, 미래차, 시스템반도체를 꼽았다. 미래 시장을 창출할 수 있고 선점해야 하는 분야로 빅3를 우선 꼽은 것이다.
바이오헬스 분야에서는 범부처 협업을 확대하고 융합 R&D를 집중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대형 범부처 사업과 전주기 사업을 통해 연구와 산업 혁신을 촉진하고, 뇌 연구 분야와 같은 유망분야 기술확보를 위해 지원을 확대할 예정이다. 인공지능과 센서 등과 융합해 신개념 백신 플랫폼 기술이나 디지털 치료제를 확보하기 위한 투자도 강화한다.
미래차 분야에서는 친환경차, 자율주행차, 관련 서비스 등의 세가지 방향으로 나눠 투자를 강화한다.
친환경차에서는 소비자 수용성을 높일 수 있도록 차종을 확대하고 성능을 향상시키는 방향과 배터리와 수소연료전지 가격을 줄일 수 있는 R&D를 지원한다. 자율주행차량에서는 핵심부품 개발과 통신, 정밀지도, 교통관제, 도로 등 4대 인프라 기반기술 확보 연구에 집중한다. 내연기관 부품기업이 미래차 분야로 신속하게 전환할 수 있도록 선도서비스 개발 지원에도 나선다.
시스템반도체 분야는 메모리반도체 분야의 역량을 연계해 차세대 반도체 핵심기술을 확보하는데 초점을 둔다. 국내 대기업과 팹리스업체, 대학, 출연연 등의 협력체계를 구축해 기술을 확보하고 인력을 양성하는 투자를 강화한다. 아울러 우수기업 대상 맞춤형 실증지원과 기업 간 연대, 협려 밸류체인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혁신성장 3대 핵심산업과 함께 디지털뉴딜의 주요 분야인 데이터-네트워크-인공지능(DNA) 산업생태계 투자를 강화한다.
DNA 분야는 차세대 기술에 대한 선도적 R&D 개발을 지원하고 ICT 분야의 고급 인재를 지속 배출하는 투자 방향에 중점을 뒀다. 또 ICT 산업에 머무르지 않고 5G, AI, 클라우드를 금융과 의료, 제조, 유통 분야에 확산시키고 네트워크와 클라우드 서비스의 보안 기술을 강화하는 R&D 투자방향을 세웠다.
비대면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등 5G 기반 실감 콘텐츠 기술 개발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 감염병 연구 강화, 소부장 투자 지속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R&D 투자도 강화한다. 코로나19 외에도 신종 변종 감염병의 주기적인 유행이 예상되기 때문에 과학기술로 대응할 수 있는 범위를 넓힌다는 뜻이다.
단순히 백신과 치료 기술을 확보하는 것 외에도 감염병 대응의 여러 방안에 대한 R&D를 늘리겠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우선 지난해 감염병 대응에서 발견된 위기대응 조치에 대하 평가를 우선 한 뒤 정책을 보완한다. 또 백신 접종 이후 면역이 유지되는 기간과 백신 효능, 부작용에 대한 장기 추적조사를 위한 투자를 확대한다.
일본의 수출규제 이후 R&D 투자가 집중됐던 소재, 부품, 장비 분야는 공급 안정화를 위해 핵심품목의 국산화 투자를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장기적 관점에서 일본 수출규제를 넘어 미래산업 선도를 위해 핵심소재에 대한 기술개발을 특히 확대하기로 했다.
소재, 부품, 장비 분야는 글로벌 공급망의 재편이 예고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앞서 지원하고 있는 핵심품목 185개에 대한 기술개발 지원 투자를 지속할 방침이다.
미래소재 분야에 대해서는 기술 특성에 따라 장기적인 연구를 지원하는데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또 데이터와 인공지능 기반의 연구체계를 정립하기 위해 소재연구 혁신허브를 구축하는 투자를 지원한다.
■ 탄소중립 투자 강화로 기회창출
2050 탄소중립 사회로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한 R&D 투자 방향도 새롭게 포함됐다.
신재생 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전환을 촉진하고, 탄소 저감과 에너지 고효율화 기반의 순환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 투자방향의 주요 골자다.
신재생에너지는 기존 태양, 풍력과 함께 재생에너지 융복합, 해양, 바이오 분야 투자를 강화하고 수소 시장의 경우 생산과 저장, 운송, 활용 등 미래 시장의 선점을 위한 기반기술 투자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탄소 저감 R&D는 철강, 시멘트, 정유화학 등 온실가스를 주로 많이 배출하는 공정을 저탄소 공정으로 전환하는 방향에 집중한다. 에너지 소비환경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실시간 에너지 관리 시스템, ICT 기반 고효율화, 제로 에너지 건물 연구를 강화한다. 이밖에 이산화탄소의 포집과 저장 기술, 이산화탄소의 활용 기술 개발에 나선다.
탄소중립과 함께 도전적인 R&D도 이어간다. 경제적, 사회적 파급이 큰 분야로 도전적인 R&D 분야에는 양자 컴퓨팅, 양자통신, 양자센서, 드론, 차세대 배터리, 뇌 연구 등이 꼽혔다.
우선 양자 분야에서는 미래 산업과 안보의 패러다임 전환을 이끌 것으로 지목됐다. 양자 소자 탐색 연구를 거쳐 주력 플랫폼을 선정하고 경쟁형 R&D로 양자컴퓨팅 분야의 R&D를 집중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주력산업과 시너지 창출이 가능한 양자 센서 분야도 우선 개발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드론 분야는 미래 모빌리티 혁신을 이끌 것으로 예상되면서 기술 개발 외에도 제도와 인프라를 구축하는 R&D를 지원할 계획이다. 또 드론과 같은 미래 모빌리티 혁신의 기반을 차세대 배터리 기술로 보고 R&D 확대를 통해 경쟁력을 갖춘다.
뇌 연구는 융복합 연구체계 고도화에 초점을 두고 있다. 뇌의 작동원리 이해를 높여 인공지능과 로봇공학의 기술을 확보하고, 뇌를 닮은 기계 인터페이스와 뉴로모픽칩에 대한 전략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 포용 바탕 R&D 강화
국정 방향의 주요 키워드인 ‘포용’에 따라 미래 혁신역량을 강화하는 투자방향이 정해졌다.
창의적인 기초 연구 활성화를 위해 연구자 중심 기초연구를 지속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인공위성 서비스와 같은 우주기술 연구를 지원해 정부R&D의 혁신성과 도전성도 강화한다.
과학기술 인재 양성은 한국판 뉴딜을 비롯해 탄소중립, 신산업분야에 중점을 두기로 했다. 또 바이오, 미래차, 시스템반도체 분야의 석박사 고급인력을 양성하는 투자를 확대한다. 인재양성과 함께 인재지원의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청년, 여성, 학문 후속세대 등 미래 사회를 이끌어갈 과학기술 인재에 대한 전주기 성장 지원도 강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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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과 중소기업 역량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R&D 지원체계를 개편한다. 규제자유특구와 연구개발특구를 지원해 지역 특화 성장 지원을 우선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중소기업 R&D는 뉴딜과 소부장 등 전략분야의 유망 벤처를 중심으로 기술 고도화를 집중 지원해 투자 효과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전주기적 창업 기업의 성장과 대학, 실험실 등 산학연의 연구성과 기반 기술창업을 지원하고, 우수 원천연구 성과물에 대한 사업화 연계를 통해 연구성과 확산을 가속화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