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국회에서 발의된 주요 ICT 법률안 중 73%가 규제법안인 것으로 파악됐다. 그 중 의원발의 법안은 92%다. 의원들의 입법활동이 규제에 집중된 것이다. 디지털 전환에 맞는 규제혁신이 필요한데, 사업자나 서비스에 집중된 규제 논의가 편의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경인교대 입법학센터, 규제개혁 당당하게가 공동으로 주최하고 한국인터넷기업협회가 18일 주관한 '대한민국 ICT 규제 대변혁을 위한 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은 심우민 경인교대 교수는 이같이 말하며 “규제편향을 규제혁신으로 변화할 시기이며, 과학적 입법환경 및 문화 조성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국회에서 입법영향평가의 제도화를 검토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심 교수 조사 결과 20대 국회에서 발의된 ICT법안 815건 중 규제법안이 73%, 그 중 의원발의 법안이 92%, 위원장 법안까지 합치면 97%인 것으로 나타났다.
상임위 심의에는 317일 소요, 법안 중 44%는 심의 자체도 이루어지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30인 전문가 패널 평가에서는 20대 ICT입법 중 가장 좋은 법안으로 공인인증서 폐지법을, 가장 나쁜 법안으로 타다금지법을 택했다.
심 교수는 "입법과정에 문제가 있다. 매우 중요한 법안임에도 불구하고, 국회에서는 형식적인 심의 과정만 운영되고, 전문성의 부족으로 정부나 일부 전문가에 의존하는 현상이 발생한다"며 "공식적인 이해당사자 의견 수렴 과정이 부족하고, 이 또한 정부 부처 등의 의견 수렴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입법절차 시일 소요의 적절성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두 번째 발제자인 구태언 변호사(규제개혁당당하게 대표활동가)는 ‘대한민국 ICT규제의 현주소-코로나19 뉴노멀의 관점에서’를 주제로 국내 클라우드 시장, 개인이동장치 시장, 온라인 플랫폼법 등 구체적 규제 사례를 중심으로 발표했다.
구 변호사는 “새롭게 떠오르는 ICT 시장에 정부의 선제 개입과 사전규제가 범람해 민간자치는 싹도 틔우지 못하고 있다”며,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처럼 제대로 된 실태조사도 없이, 해외와 같은 규제를 도입하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내에서 선전하고 있는 플랫폼들을 앞다퉈 규제하려는 정부발 입법은 최소 5년 이상 장기 과제로 전환하고, 민간의 실패로 정부개입이 불가피함이 확인된 사항에 대해서만 규제를 도입하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진 토론 자리에서 박용후 피와이에이치 대표는 글로벌 디지털 영토의 관점에서 우리 산업을 바라보아야 하고, 성급한 사전규제 지양과 자율성 보장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우리나라 기업들이 규제와 싸워야 하고, 입법기관과 싸워야 하는 점이 안타깝다"며 "정부나 국회에서는 새로운 산업에 미리 짐작해서 규제를 만들지 말고, 믿고 놔둬 봐 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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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승 목포대 법학과 교수는 “정부입법 과정에서 논의될 수 있는 합리적 절차를 생략하게 하는 청부입법이 남용되지 않도록 해야한다”고 말하며 “국회 심사보고서의 심층분석을 통해 실질적 개선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준모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디지털신산업제도과 과장은 "이날 나온 발제 내용에 공감하며 앞으로 ICT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스타트업이 사회적 갈등을 풀어갈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