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인터넷·인공지능 접목...캐롯손보 車 보험은 진화 중

[금융 D-택트] 캐롯플러그 업그레이드 예고

금융입력 :2021/02/14 10:06    수정: 2021/02/15 10:33

디지털 컨택트(Digital Contact)가 일상으로 자리잡은 지금, 한 주간 금융업권의 디지털 이슈를 물고, 뜯고, 맛보는 지디의 '금융 D-택트'를 매주 토요일 연재합니다. 디지털 전환의 뒷 이야기는 물론이고 기사에 녹여내지 못했던 디테일을 지디넷코리아 독자 여러분에게 소개합니다. [편집자주]

디지털 손해보험사 캐롯손해보험의 '퍼마일 자동차보험'은 이제 소비자에게 친숙한 상품일 겁니다.

1년치 보험료를 한 번에 지불하는 일반 자동차보험과 달리 매월 탄만큼 보험료를 내는 특유의 상품 구조가 입소문을 타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고 하는데요. 설계사 없이 온라인으로만 판매하는 영업 조건 속에서도 1년 만에 12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고 하니, 2020년은 그야말로 캐롯손해보험의 이름을 시장에 각인시킨 한 해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캐롯 플러그'라는 기기를 시거잭에 꽂아 주행거리를 측정하는 독창성과 그 수치에 따라 보험료를 산정하는 합리성이 소비자에게 인정받은 결과라고 회사 측은 자평했습니다.

(사진=캐롯손해보험)

캐롯손해보험은 올해도 특별한 도전을 이어갑니다. 보험료를 산정해주는 '캐롯 플러그'를 업그레이드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캐롯 플러그는 소비자의 주행 데이터를 수집하는 기기입니다. 국가교통정보센터의 오픈 데이터 도로정보에 캐롯손해보험의 자체 기술력이 더해진 결과물이죠. 이번에 업그레이드를 거치면 보험료 산정 체계가 더욱 정교해질 것으로 점쳐집니다. 가령 운전을 하지 않았는데도 주행을 했다고 기록하거나, 100km를 달렸는데 80km로 계산해 보험료가 잘못 책정되는 일이 줄어들 것이란 얘기입니다.

캐롯손해보험 측은 새 캐롯 플러그에 대해 "데이터 기반 자동 사고 감지 기능이 장착되고, 기존보다 차량의 움직임 감지 역량도 한층 강화된 제품"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지금의 캐롯 플러그엔 주행거리 측정과 자동 사고접수(캐롯 e-콜) 기능 정도만 장착돼 있습니다.

여기에 인공지능 활용도 예고했습니다. 인공지능을 통해 소비자의 운전 습관을 체크하고 안전 운전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도 오는 1분기 선보일 예정입니다. 주행거리 만큼만 보험료를 냈던 자동차 보험에서 인공지능을 통한 '운전 습관 연계보험(UBI)'으로 진화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UBI는 데이터로 운전자의 주행습관을 수치화한 뒤, 보험료를 산정하는 상품을 뜻합니다. 보통 자동차 운행기록자기진단장치(OBD), 차량진단시스템(OBS), 스마트폰 내비게이션 앱 등으로 속도와 제동, 운전 시간대 등 정보를 보험료에 반영하는 게 특징입니다. 가령 운전자가 일정 기준(점수)을 충족한다면 보험료를 깎아주기도 합니다. 보험과 자동차, 통신 등 이종산업의 협력으로 사업 기회를 창출하고, 소비자의 안전운전을 독려한다는 데 의의가 있습니다.

물론 새로운 시도는 아닙니다. 이미 수년전부터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등 주요 손해보험사가 SK텔레콤의 티맵이나 현대자동차 블루링크와 연계한 'UBI 특약'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KB손해보험은 현대·기아차, 한국교통안전공단 등과 교통 빅데이터 기반 UBI 개발에 착수했고, 현대해상도 현대차그룹 차량 데이터 오픈 플랫폼 '디벨로퍼스'를 활용한 상품 개발을 추진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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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캐롯손해보험)

그럼에도 캐롯손해보험의 행보에 시선을 모으는 이유는 이들이 UBI 상품을 따로 가입해야 하는 '특약' 형태가 아닌, 기존 퍼마일 보험에만 가입했어도 자연스럽게 UBI의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란 기대 때문입니다.

흔히 보험을 예기치 못한 재난과 사고 피해에 대비하는 안전장치라고 합니다. 그런 보험이 사고 예방까지 도와준다면 우리가 이들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가 더욱 명확해지지 않을까요. 손해보험사가 UBI를 판매하고, 생명보험사가 헬스케어 서비스를 마련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됩니다. 캐롯손해보험의 새 서비스가 회사의 도약을 뒷받침하는 것은 물론, 우리나라의 교통문화를 개선하는 데도 도움을 주길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