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롤러블 스마트폰이 될 것으로 전망됐던 'LG 롤러블'의 출시가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LG전자 스마트폰을 관장하는 MC사업본부의 모바일 사업 원점 재검토에 따른 영향이 가장 큰 요인이다.
9일 전자·부품업계에 따르면 LG전자의 롤러블 스마트폰 'LG 롤러블' 프로젝트가 현재 중단된 것으로 확인됐다. LG 롤러블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공급을 맡은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 BOE가 LG 롤러블 관련 프로젝트를 모두 홀딩시켰다.
해당 프로젝트가 재개될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지만, 현재로서는 재개되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LG 롤러블 프로젝트가 중단된 데는 LG전자의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스마트폰 사업 환경이 가장 많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BOE는 최대 고객사인 화웨이의 미국 제재로 가동률 걱정을 하기 때문에 뭐라도 해야 되는 상황"이라며 "BOE에서는 롤러블 프로젝트를 안 할 이유가 없고, 패널 품질 문제는 어떻게든 개선시킬 수 있는 상황에서 프로젝트가 중단된 것은 LG전자의 의중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LG 롤러블은 디스플레이가 돌돌 말리는 스마트폰으로, 펼치기 전에는 6.8인치였다가 펼치면 7.4인치로 늘어난다. 디스플레이가 회전하는 'LG윙'에 이어 LG전자의 새로운 폼팩터를 갖춘 스마트폰 라인업인 '익스플로러 프로젝트'의 두 번째 제품이 될 예정이었다.
LG전자는 지난해 12월 안드로이드 개발자 사이트에 롤러블 스마트폰용 에뮬레이터를 공개했으며, 지난 1월에는 온라인으로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1'에서 'LG 롤러블'의 제품명을 확정하고, 티저 영상을 공개하면서 제품 출시가 임박했음을 알렸다.
업계에 따르면 'LG 롤러블'은 이르면 3월 혹은 늦어도 상반기 내에 출시될 것으로 전망됐었다. 하지만 LG 롤러블을 CES에서 공개한 지 열흘 만에 LG전자 스마트폰 사업 전면 재검토가 공식화되면서 LG 롤러블 출시는 장담할 수 없게 됐다.
LG전자는 현재 모바일 사업 운영 방향에 대해 MC사업본부 축소부터 매각(사업양수도, 분할매각)·철수까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면밀히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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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는 지난달 열린 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현재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단말 사업 방향을 검토중으로 현재까지는 아직 확정된 안이 없다"며 "구성원 고용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해서 시너지 여부, 재무적 측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적안을 찾고 있는 중이며, 사업 방향성이 결정되면 최대한 빠르고 투명하게 커뮤니케이션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BOE와 LG전자가 기술 과시 측면에서 LG 롤러블 티징 영상 등을 보여주긴 했지만 완제품이 나오기까지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BOE 수율 문제와 약한 LG 스마트폰 브랜드 파워도 걸림돌이지만, 현재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정신없는 상황에서 롤러블까지 마케팅 등 화력을 집중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