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 석유시황 악화로 작년 영업손실 2.6兆…배터리는 선방

배터리사업 연매출 1조6102억원…전년보다 2배 성장

디지털경제입력 :2021/01/29 10:19    수정: 2021/01/29 10:20

SK이노베이션이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석유 시황 악화로 인해 2조원대의 연간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다만, 미래 먹거리인 전기차배터리 사업은 사상 처음으로 조(兆)단위 매출을 달성하는 등 성장세를 이어갔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연간 매출이 34조1천645억2천900만원, 영업손실이 2조5천687억9천600만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9일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30.7% 줄었고, 영업이익은 적자로 전환했다.

4분기 매출은 7조6천776억500만원, 영업손실은 2천434억6천200만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4.1%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직전 분기인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7.6% 줄었고, 영업이익은 354.0% 감소했다.

SK서린사옥

같은 기간 사업별 영업실적을 살펴보면, 코로나 확산 여파로 석유·화학사업의 실적이 부진했다. 지난해 4분기 석유사업의 매출은 4조7천692억원, 영업손실은 1천925억원으로 집계됐다. 화학사업의 매출은 1조6,194억원, 영업손실은 462억원이었다.

이어 윤활유사업은 매출 6천520억원, 영업이익 1,253억원을, 석유개발사업은 매출 140억원, 영업이익 16억원을 각각 달성했다.

반면, 배터리사업의 매출은 4천972억원으로 전년 동기 매출(2천250억원) 대비 2.2배로 증가했다. 이러한 수익성의 지속적인 개선에도, 해외 공장의 초기 비용 영향으로 1천8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소재사업은 리튬이온배터리분리막(LiBS) 판매량 증가에도, 환율 하락과 신규 중국 설비 가동에 따른 초기 고정비 부담 등으로 영업이익은 전 분기 대비 46억원 감소한 253억원을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 4분기 영업실적표. 자료=SK이노베이션

사업별 연간 실적은 ▲석유사업 매출 22조6천379억원, 영업손실 2조2천228억원 ▲화학사업은 매출 7조541억원, 영업손실 1천212억원 ▲윤활유사업 매출 2조3천713억원, 영업이익 2천622억원 ▲석유개발사업 매출 593억원, 영업손실 48억원 ▲배터리 사업 매출 1조6천102억원, 영업손실 4천265억원 ▲소재사업 영업이익 1천259억원 등으로 나타났다.

주목할 점은, 지난해 배터리 사업 연간 매출액이 1조원을 넘어섰다는 점이다. 배터리 사업 연매출은 1조6천102억원으로 전년(6천903억원) 대비 두 배 이상 성장했다.

올해 중국 옌청과 혜주에서 추가로 20기가와트시(GWh) 생산 규모의 해외 공장이 본격 가동되면 전체 생산능력(CAPA)은 총 40GWh로 2019년 말 대비 약 4배 증가할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양산을 시작한 헝가리 1공장과 중국 창저우 공장의 안정적인 가동으로 판매물량이 증가해 매출액이 큰 폭으로 늘었다"며 "해외 공장의 조기안정화로 판매량이 증가하고 수익성도 개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옌청·혜주 공장은 1분기부터 본격 양산에 들어간다. 회사는 9.8GWh 규모 헝가리 2공장을 내년 1분기, 3공장을 2024년 1분기부터 가동할 계획이다. 또 미국 조지아주에 건설 중인 9.8GWh 규모의 1공장에선 내년 1분기, 11.7GWh 규모의 2공장에선 2023년 1분기부터 양산에 들어간다.

미국 조지아주 SK이노베이션 전기차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 사진=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은 2023년까지 85GWh, 2025년까지 125GWh 이상의 글로벌 배터리 생산능력을 갖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25년 목표였던 100GWh에서 25GWh 이상 추가 증설을 결정하며 전기차의 고속 성장에 따른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갈 예정이다.

소재사업은 최근 분리막 해외 설비 증설을 지속적으로 추진 중이다. 현재 5.3억㎡ 규모의 청주·증평공장과 3.4억㎡ 규모의 중국 공장이 지난해 말부터 가동에 들어가 연간 8.7억㎡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췄다. 중국·폴란드 등 해외 공장들이 순차 가동하게 되면 연말에 생산능력이 13.7억㎡, 2023년엔 18.7억㎡에 달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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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코로나 확산으로 인한 실적 악화와 신성장 사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한 상황에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배당을 하지 않기로 한 바 있다. 다만, 경영성과와 신규사업을 통한 기업가치를 감안, 중장기 주주환원 방안을 현재 수립 중이라고 회사는 설명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코로나19로 인해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최악의 경영환경 속에서도 회사의 신성장 사업에 대한 가시적인 성과가 실현되고 있다"며 "파이낸셜 스토리(Financial Story)의 본격적인 실행 원년인 올해, 신규사업 뿐 아니라 기존 사업에서도 친환경(Green) 중심의 전면적이고 근본적 혁신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