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가 지난 해 출시한 데스크톱용 라이젠 5000 프로세서(개발명 '베르메르')에 이어 노트북용 라이젠 5000 시리즈(개발명 '세잔') 프로세서를 시장에 투입한다.
AMD는 동급 인텔 노트북용 코어 프로세서 대비 최대 2배 많은 코어와 가격 대비 성능을 앞세워 보급형·중급 노트북 시장의 점유율 확대에 나설 방침이다. 주요 PC 제조사들도 이달 말부터 라이젠 5000 시리즈 탑재 노트북 신제품을 대거 출시 예정이다.
■ 데스크톱-노트북용 칩 출시 인터벌, 3개월로 단축
AMD가 전작인 라이젠 4000 시리즈(르누아르)를 출시한 것은 지난 해 5월이다. 같은 젠2(Zen 2) 아키텍처에 기반한 데스크톱용 라이젠 3000 시리즈(개발명 '마티스')를 2019년 7월 출시한 뒤 10개월이 지나 노트북용 제품을 내놨다.
반면 라이젠 5000 시리즈는 데스크톱용 제품(베르메르)이 지난 해 11월, 노트북용 제품(세잔)이 이달 말에 출시됐다. 출시 시점 사이 간격은 3개월로 대폭 줄어들었다.
AMD 관계자는 이달 초 각국 담당기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온라인 사전 브리핑에서 출시 간격이 3개월에 불과한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노트북용 라이젠 4000 프로세서 설계 당시 젠3 아키텍처 적용까지 고려해 설계했고 이를 통해 기존 제품에서 프로세서와 몇몇 블록을 젠2에서 젠3로 바꿔서 업데이트했다."
■ "PC 제조사 기존 설계 그대로 활용 가능"
실제로 프로세서와 노트북 메인보드를 연결하는 핀 구성은 라이젠 4000 시리즈와 라이젠 5000 시리즈가 동일하다는 것이 AMD 설명이다.
이런 구조를 채택할 경우 PC 제조사들은 지난 해 노트북용으로 설계해 둔 메인보드와 디스플레이, 각종 기구물을 그대로 활용하면서 프로세서만 대체해 신제품을 내놓을 수 있다. 따라서 제품 개발 기간과 비용이 단축된다.
특히 AMD 라이젠 프로세서가 최근 우위를 확보하고 있는 보급형 노트북은 단가 싸움이 치열하다. PC 제조사들은 조금이라도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내놓아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프로세서로 몰릴 수밖에 없다.
■ "싱글스레드 성능 전세대 대비 23% 향상"
노트북용 라이젠 5000 프로세서는 기존 4000 시리즈 프로세서를 기반으로 했지만 개선된 부분도 적지 않다.
AMD 관계자는 "프로세서 내부의 캐시 용량을 8MB에서 16MB로 늘렸고 기존에는 4개씩 묶었던 코어를 한 번에 최대 8개 단위로 묶어 캐시 접근 시간을 향상시켰다. 이를 통해 싱글스레드(1코어) 성능을 최대 23% 향상시켰다"고 설명했다.
또 "메모리 컨트롤러는 LPDDR4를 지원하도록 업데이트 되었고 전력 효율성도 향상시켰다. 배터리 작동시간도 작년 대비 최대 2시간 늘어났다. 지난 해 설계된 노트북에서 프로세서만 바꿔도 이런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 내장 그래픽칩셋은 작동 클록 향상
노트북용 라이젠 5000 시리즈는 두 세대를 염두에 둔 기초 설계 덕에 젠3 아키텍처를 시장에 빨리 출시하는 데 성공했다. 인텔이 1분기 말에 내놓을 게임·콘텐츠 제작 노트북용 타이거레이크H 프로세서 역시 HS/HX 프로세서로 미리 견제하는 데도 성공했다.
다만 이런 전략이 마냥 장점만 지닌 것은 아니다. 프로세서 코어 부분만 빨리 교체하다 보니 AMD가 항상 장점으로 내세웠던 내장 그래픽칩셋(라데온 베가 그래픽스) 성능 향상은 우선 순위에서 밀렸다. 이번에는 작동 클록을 끌어올리는 데에 만족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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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림 노트북이나 컨버터블 등 휴대성을 강조한 노트북을 겨냥한 U시리즈는 모델명 두 번째 자리가 홀수인 프로세서에 이전 아키텍처인 젠2를 적용하기도 했다.
AMD 관계자는 "성능이 모든 것을 말한다. 세대별로 비교하자면 라이젠 7 4700U 프로세서는 8코어, 8스레드였지만 라이젠 7 5700U 프로세서는 8코어, 16스레드로 작동한다. 또 그래픽 성능 향상도 있다. 아키텍처 세대보다는 성능 향상에 주목해 달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