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폭 넓히는 보험업계…새해 해외사업 속도전

신한생명, 베트남 법인 설립 착수…삼성화재·현대해상, 中 사업 강화

금융입력 :2021/01/13 14:20

보험업계가 새해를 맞아 해외로 보폭을 넓힌다. 저금리·저출산·저성장 국면으로 침체된 국내를 벗어나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글로벌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장기적인 수익원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생명은 최근 베트남 법인 설립 준비에 착수했다. 지난해 7월 베트남 당국에 법인 설립 인가를 신청한 데 이어, 12월말엔 현지 재무부에 약 1천100억원의 출자금을 예치한 뒤 후속 작업을 이어나가고 있다.

통상 보험사 설립 인가에 약 2년의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신한생명 측은 내년 중엔 설립 인가를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2023년엔 본격적으로 영업을 시작한다는 복안이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이는 신한생명의 첫 해외진출 사례이기도 하다. 이 회사는 지난 2015년 6월 베트남 하노이에 주재사무소를 꾸리고 사업 방안을 모색해왔다.

향후 신한생명은 현지에 자리를 잡은 신한은행과 방카슈랑스 등 영업 채널에서 협업하며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설 전망이다. 신한은행은 1993년 베트남에 진출한 이래 총 41개 지점을 확보한 상태다.

현대해상도 올해 중국 사업을 강화한다. 현대재산보험을 통해 중국 내 두 번째 지점을 설립함으로써 현지화 전략에 속도를 높일 예정이다.

현대재산보험은 지난해 4월 중국 IT기업 레전드홀딩스, 차량공유 기업 디디추싱과 합자법인을 출범했으며 9월 중국은행보험관리감독위원회(은보감회)로부터 광동성 지점 설립 예비인가를 받았다. 이어 은보감회의 현장검수를 마치고 최종 본인가 비준을 기다리고 있다. 현지 당국의 검수까지 마무리된 만큼 이르면 1분기 안에 본인가를 받을 것으로 점쳐진다.

현대재산보험은 중국 내 GDP 1위 지역인 광동성(2019년 기준 10조8천억 위안)을 현지화 전략의 핵심지역으로 삼아 영업에 박차를 가한다. 또 레전드홀딩스의 IT기술과 디디추싱의 공유경제 빅데이터 등을 활용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그 일환으로 광동성 지역의 특색을 반영한 자동차 보험 상품을 개발하기로 했다.

덧붙여 업계에서는 이를 계기로 현대해상의 자율주행차 관련 보험 사업이 한층 두터워질 것이란 기대감도 내놓고 있다. 디디추싱이 상하이에서 자율주행 택시를 시범운영하는 등 관련 기술 확보에 주력하고 있어서다. 현대해상 역시 자율주행 모빌리티 서비스 특화 상품인 '자율주행차 위험담보 자동차보험'을 판매 중이다.

삼성화재도 중국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한다. 이를 위해 지난해 IT기업 텐센트 등과 손잡고 중국법인을 합작사로 탈바꿈시키기로 했으며, 현지 당국으로부터 주주 변경과 증자 등 승인을 얻기 위한 준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화재는 보험상품 개발 역량에 텐센트가 보유한 12억명의 이용자와 견고한 IT 인프라를 접목해 온라인 개인보험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특히 최근 중국의 손해보험 시장에선 온라인을 중심으로 개인보험 부문이 급격히 성장하는 추세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중국 인터넷 보험사의 수입보험료는 총 1천766억 위안(29조5천310억원)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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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대형 보험사가 빠르게 움직이는 만큼, 업계에선 추후 국내 보험사의 해외 진출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앞서 이상우 보험연구원 연구원은 일본 생명보험사의 해외진출 사례를 다룬 보고서에서 "우리나라도 저성장 시대에 대비해 해외진출을 확대해야 한다"며 "중장기 전략을 수립하고, 위험분산을 위해 해외진출 지역을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